'정상혁 전 군수 표지석'의 남발 조례에 허점있었다(?)
'정상혁 전 군수 표지석'의 남발 조례에 허점있었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08.25 10:01
  • 호수 65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치일시· 비용·시공업체 외
군수가 지정하는 사항이 남발 빌미

정상혁 전 군수의 이름을 새긴 표지석과 안내판이 270여개에 달한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있는 가운데 표지석 등에 기재할 사항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조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은군은 지난 2016년 5월 '보은군 공공시설물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 조례 제정 목적은 보은군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예산집행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것으로 △설치일시 △설치비용 △시공업체 △그밖에 군수가 필요하다고 지정하는 사항을 공개하도록 명기하고 있다. 설치일시나 비용, 시공업체는 조례가 없었을 때도 이미 시행한 것이어서 큰 문제가 없으나 '그밖에 군수가 필요하다고 지정하는 사항'까지 명기해 맘만 먹으면 군수가 얼마든지 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뒀다. 또 사전선거운동용으로 이용될 소지도 농후하다. 왜냐하면 그 건물이나 다리마다 군수의 이름을 크게 새긴 표지석이 있어 그곳을 오가는 사람은 좋든 싫든 매번 군수의 이름을 볼 수밖에 없다.
이는 민선 5, 6, 7기 12년 동안 표지석, 안내판, 현판 등에 그대로 드러났다. 민선5기 이전의 군수는 공공시설물의 준공석 등 표지석을 설치할 때는 정초(定礎 : 머릿돌)라고 해서 연도와 군수 이름만 아주 작은 돌에 새겨 건물에 부착했다. 수영장이 있는 국민체육센터 건물 입구 오른쪽 외벽에 아주 작은 빗돌을 붙여놓은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리 양 기둥 중 한쪽엔 다리이름을, 나머지 한쪽엔 건설연도, 건설사, 예산, 시행관청, 공사 감독자의 이름을 새긴 현판을 부착하는 것으로 마감했다.
정초(定礎) 석이 아닌 군수 이름의 표지석을 설치한 것은 취임 기념식수 정도였다. 민선4기까지 이렇게 진행됐다. 그동안 종전의 범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해치지 않았다. 그러나 정상혁 군수가 집권한 민선5기가 되면서 표지석, 현판 기념식수가 남발됐다.
이같은 허점을 갖고 있는 보은군의 공공시설물관리에 관한 조례는 충청북도나 음성군 등 전국 시도, 시군의 관련 조례와 다르다.
실례로 2020년 제정된 충북도 조례에서는 명기하도록 한 내용을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공사명 △공사기간 △발주자 기관의 명칭 △설계자의 성명(법인의 경우 상호 및 대표자 성명) △감리자의 성명(감리전문회사의 경우에는 상호 및 대표자 성명) △시공자의 상호 및 대표자의 성명 △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인의 성명·기술자격종목 및 등급 △건립비용을 명기토록 규정하고 있다.
음성군도 △공공시설물 등의 명칭 △설치일 △공사기간 △발주기관 △시공, 설계, 감리자의 성명(법인일 경우에는 상호 및 대표자 성명) △설치 및 건립비용 △관리부서를 기재토록 규정했다.
보은군의 조례처럼 그밖에 군수가 필요하다고 지정하는 것과 같은 애매하고 포괄적인 것을 담고 있는 조항이 없다. 또 발주자도 발주자의 이름이 아닌 기관의 명칭을 명기토록 한 것도 보은군의 조례와 확연한 차이다.
이같이 명확하게 명시한 조례에 의해 충청북도나 음성군 등은 준공석 등 표지석 등에 도지사 이름이나 음성군수 이름을 준공석 등에 명기하지 않는 것.
결국 보은군은 조례는 충북도나 음성군보다 먼저 만들었지만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정상혁 전 군수가 하고 싶은 대로 표지석이 남발하는 우를 범했다.
이로인해 표지석과 안내판, 그리고 조경수 식재 후 식수판까지 설치하면서 보은군수 정상혁의 이름이 보은군을 뒤덮였다. 주민들은 270여개에 달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보은군청 내에만 해도 '정상혁'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이 군수 취임 기념식수를 제외하더라도 CCTV관제센터, 본청 뒤 구내식당, 정이품송 자목 이식 식수판, CCTV관제센터 준공 기념식수판, 목민대상 장관상 수상 후 설치한 기념비, 구리고 정문 이전 기념식수판이 설치돼 있다.
이같이 정상혁 전 군수가 표지석마다 자신의 이름을 표기한 치적비가 논란을 빚고 군민들의 비판여론이 비등해지자 군수 외에 해당 실과장, 팀장(계장) 이름까지 새겨넣는 '꼼수'까지 썼다.
실제로 남다리는 물론 정 전 군수 임기 말에 준공한 동다리 표지석에 군수 정상혁 외에도 부군수, 과장, 팀장, 주무관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 전 군수가 자신의 이름 남기기를 이같이 과하게 전개하자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표지석을 철거하자는 군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선8기가 시작된 가운데 민선7기말 구성된 보은군수인수위원회에서도 표지석(상징물 포함)에 대한 부분을 현안업무로 선정하고 기존 표지석의 존치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인수위원회는 설치된 표지석 및 조형물(상징물)은 주민들의 여론을 충실히 수렴하고 내용의 타당성 및 적정성을 검토해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은군의 관련 조례를 충청북도의 공공시설 건립비용 공개에 관한 조례 등을 들었다.
이에대해 기획감사실에서는 "표지석 건은 시각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서 당장 처리하는 것 보다는 여론 수렴 등 시간을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하고 "(인수위가 제안한) 공공시설물 관련 조례 개정은 바로 추진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선4기 박종기 군수 재임시절 준공한 국민체육센터의 머릿돌. 민선5, 6, 7기 정상혁 군수는 재임기 기념식수를 제외하더라도 청내 시설물 등에 설치된 표지석 및 안내판이 5개나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qawsed 2022-08-31 16:49:49
세금으로 치적 자랑 하는거.....지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