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삼승면 선곡리 회화나무
(55)삼승면 선곡리 회화나무
  • 심우리 기자
  • 승인 2022.08.18 09:19
  • 호수 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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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고장이니만큼 그 역사를 함께하며 주민들 곁을 지켜온 보호수들이 이곳저곳에 자리하고 있다. 보은의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살아있는 우리 고장의 역사, 보은군의 보호수들을 하나씩 만나 그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국가민속문화재 139호로 지정된 최감찰댁 마당에 심어져 있는 회화나무.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회화나무.

선곡리는 삼승면에 있는 법정리로, 금적산 금송아지의 머리 부분에 위치한다. 선곡리는 본래 보은군 서니면 지역으로 선우실 혹은 선곡이라고 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선동, 사각, 황토리 일부를 합해서 삼승면 선곡리가 되었다. 선곡리의 자연마을로는 선우실, 황토말, 사각골 등이 있다. 선우실은 신선이 살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선곡이라고도 한다. 선우실은 선곡리의 옛 지명이며, 화순최씨 집성촌이다. 황토말은 사각골 남쪽에 있는 마을로, 황토 흙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각골은 선우실 동쪽에 있는 마을로, 마을 모양이 사각형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벼농사와 과수를 주업으로 하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선곡리의 문화유산으로는 보은 최감찰댁을 비롯해 어윤중생가, 금화서원, 계당 등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꼽자면 아마 국가민속문화재 제139호로 지정된 최감찰댁이 아닐까 싶다.
이 고택은 안채에 '숭정기원후오임진'이라는 상량문이 남아 있어 고종 29년인 1892년에 지어졌음을 알 수 있으며, 개항기 안채, 사랑채, 문간채, 곳간, 헛간의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
이 집에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사랑채 마당에 우뚝 서 있는 수령 200년이 넘은 회화나무다. 나무둘레 30m, 높이 25m의 우람한 자태가 이 집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긴 세월을 말해 주고 있다. 이 회화나무는 선곡리를 대표하는 보은군의 보호수로 지정되어있다.
회화나무는 한자로 '으뜸'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집 앞에 회화나무를 심으면 '큰 학자가 난다'해서 '학자수'라고도 불렸고, 귀신을 막고 복을 준다고 해서 궁궐이나 양반집 정원수로 많이 심었다고 한다. 또 벼슬을 마친 중신이 고향으로 내려갈 때 임금이 선물할 만큼 길목으로 여겼기 때문에 회화나무는 창덕궁이나 전주 경기전과 같은 왕실의 유적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과거 서당교육의 필수품이었던 '회초리'도 바로 회화나무의 '회'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이처럼 최감찰댁 앞마당에 회화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은 가족이 무병장수하고 출세하기를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최감찰댁 앞마당에 심어진 회화나무에 담긴 이 깊은 염원이 그의 자손들 뿐만 아니라 마을사람들 모두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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