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와 베틀(2)
물레와 베틀(2)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7.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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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우리는 쟁기로 논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면서 호롱불 밑에서 바느질을 하고, 절구질로 곡식을 가공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각종 세시풍속을 통해 자연에 의지하고 살아오면서 많은 생활문화유산을 만들어 남겼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과 세월의 흐름 속에 조상들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생활문화유산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보은에 남아있는 생활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되짚어 보면서 생활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재창조의 계기를 만들어 보기 위해 우리지역 '보은의 생활문화유산'을 게재한다.(편집자 주)

보은군농경문화관에 전시되어 있는 최문자 장인의 남편이 수공업으로 만든 베틀이다. 지금은 개량베틀을 이용하고 있어 전통베틀의 작업 광경을 보기는 어렵다.
보은군농경문화관에 전시되어 있는 최문자 장인의 남편이 수공업으로 만든 베틀이다. 지금은 개량베틀을 이용하고 있어 전통베틀의 작업 광경을 보기는 어렵다.

삼 째기가 끝나면 한 올 한 올 이어 붙이는 삼 삼기작업을 마치고, 함지박에 헝클어지지 않도록 만들어 놓은 삼실을 물레에 돌려 실을 꼬아 타래를 만든다. 최문자 장인(匠人)이 사용하고 있는 물레는 삼베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으로 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약 1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6각형의 바퀴 직경은 약35cm이고, 괴머리까지의 길이는 약50cm다. 최문자 님의 실 가공 방법은'안동 삼베'의'생 냉이'방법과 달리'익 냉이'방법으로'초가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 꽁 깍지와 콩대를 태운 재를 가미하여 만든 잿물에 삼 타래를 넣고 삶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하여 겉껍질을 벗겨내어 하얀 삼실을 만드는 이기기(익 냉이) 작업이 필요하다. 최문자님은'오랫동안 전통적인 잿물을 만들어 3회 내지 5회 이기기 작업을 하였는데, 요즘은 초가지붕이 없어 양잿물을 사용하여야할 형편에 놓여 있어요.'하신다. 삼베를 짜는 과정은 씨줄을 늘어놓는'나르기'작업과 풀을 먹이는'베매기'작업이 끝나야 베틀에 씨줄을 건다. 삼베의 날을 고르며, 베를 짜는 역할을 하는 바디의 구멍에 2올씩 씨줄을 끼워 고정하고서, 끌신을 한쪽발로 당기고 밀면서 씨줄 사이로 날줄이 들어 있는 북을 옮기고 바디를 당겨 한 올 한 올 길쌈 작업이 이루어진다. 베틀은 삼베, 무명, 모시, 명주(비단)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거의 대동소이하다. 모양새는 나란히 세운 두 개의 높은 앞 기둥에 길게 누운다리로 바닥을 만들고, 끝 부분에 뒷다리를 받친'ㄴ'자 형으로 뒷다리 부분에'앉을 개'를 걸쳐 작업자가'부테 허리'를 허리에 매고 앉도록 만들었다. 짜 놓은 베를 말아주는 말코와 도투마리에 감아 놓은 씨줄뭉치 사이에는 바디, 비거미, 사치미 등이 씨줄을 잡아주고, 왼쪽 발에 신은 끌신을 당기고 밀어 눈썹끈을 당겨 날줄이 들어있는 북의 통로를 만들어 베를 짜는 구조로 되어 있다. '보은군농경문화관'에 전시되어 있는 베틀은 최문자 장인의 솜씨 좋은 남편이 만든 것으로 길이 204cm에 폭75cm, 앞다리 높이 124cm로 수공업으로 만들어지는 관계로 규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요즘은 삼베, 모시, 무명, 명주 등 전통직물을 짜던 기능보유자들이 고령으로, 또는 돌아가셔서 옛날처럼 새 수가 높은 직물은 거의 생산하지 못하고, 삼베는 넉 새(상례용) 내지는 일곱 새(안동포 등 생활 옷)을 생산하고, 모시는 여섯 새 내지는 여덟 새, 명주는 열한 새 내지는 보름새, 무명은 여섯 새 내지는 여덟 새를 생산하고 있다. 베틀 또한'부테허리'를 매고 작업하는 전통 베틀이 현대인들에게는 너무 힘든 관계로, 요즘은 작업이 편하면서도 품질이 좋고, 생산 속도가 열배나 좋은'개량 베틀'을 이용하고 있어'전통 베짜기 재현 행사장'아니고서는'전통베틀'의 작업 광경을 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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