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무료 제공하는 전혜숙 원장
생리대 무료 제공하는 전혜숙 원장
  • 김민호 기자
  • 승인 2022.07.21 09:57
  • 호수 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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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필요하면 누구나 이용했으면"
결 헤어하우스 전혜숙 원장.
결 헤어하우스 전혜숙 원장.

보읍읍 삼산로에 위치한 한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 2명이 머리를 하고 있었다. 보은에 무료 생리대 보급소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하니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쑥스러워했다. 올해 51세가 된 전혜숙 원장은 자신의 선행 사실이 알려지는 건 민망하지만, 청소년들이 갑자기 생리대가 필요해진 순간 이곳을 많이 찾아왔으면 하는 마음에 인터뷰에 응했다.
전혜숙 원장은 22년째 미용실을 하고 있다. 대전, 광주에서도 미용실을 하다가 남편의 고향인 보은으로 와 미용실을 운영한 지는 4년째다.
아직 생리대를 가져간 사람이 아직 한 명밖에 없다며 많이 알려서 어린 청소년들이 필요한 순간 가져갔으면 좋겠다며 운을 뗐다. 전 원장은 이를 알리기 위해 교육부에도 찾아가 공지를 부탁했지만, 교육부에선 가게 이름이 들어가게 되면 홍보성이 짙어져 곤란하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차라리 아동센터에 갖다주는 건 어떻겠냐는 답을 들었지만 11개가 되는 아동센터에 갖다주기엔 벅차다고 느껴 미용실에 설치하게 됐다고 했다.
전 원장은 "생리대를 제공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꽤 오래됐으나 남편의 투병 때문에 신경을 못 쓰고 있다가 이제야 하게 됐다"고 했다. 이 생리대 보급소를 만들려고 했을 때, 여러 사람이 후원을 해줬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후원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에 이름들을 간이간판에 적어놓았다. 전 원장은 후원자들이 쑥스러워할 거라며 기사에는 익명으로 나가길 원했다.
후원자들은 전 원장에게 통장을 만들라고 했었는데, 전혜숙 원장이 그렇게 하면 강제성이 생길 것 같아 거절했다고 한다. 그래도 후원자들이 오며 가며 계속 후원금을 제공해줘서 생리대를 계속 사놓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필요한 학생들이 많이 가져가야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엔 바깥에 설치할까 고민도 했지만, 다른 지역에서 일부의 사람들이 보급소에 장난을 쳤다는 말을 듣고 내부에 설치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부에 설치된 만큼 밖에 표지판으로 안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원장은 예전에 찾아온 한 손님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이 바라는 바를 말했다. 전 원장은 소외된 계층, 저소득층의 아이들을 도우려고 했으나 자신의 기부가 그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 저소득층이 아닌 어떤 학생이라도 가져갈 수 있게 해야겠다고 했다. 보은읍 삼산로2길 8-1에 위치한 '결 헤어하우스'에 찾아간다면 누구나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다. 전 원장은 "생리대를 계속 채울거니까 많이만 와서 사용해줬으면 좋겠다"며 마지막까지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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