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평1리 느티나무
갈평1리 느티나무
  • 심우리 기자
  • 승인 2022.07.21 09:11
  • 호수 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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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고장이니만큼 그 역사를 함께하며 주민들 곁을 지켜온 보호수들이 이곳저곳에 자리하고 있다. 보은의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살아있는 우리 고장의 역사, 보은군의 보호수들을 하나씩 만나 그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주민 화합의 장소가 된 갈평 1리 느티나무
주민 화합의 장소가 된 갈평 1리 느티나무

마로면에서도 속리산 둘레길의 코스로도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는 갈평마을에는 수령이 약 500년 이상 되었다는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다. 바로 보은군 보호수 53호로 등록된 느티나무로, 오랜 세월 갈평리 마을을 지켜온 마을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갈평리의 보호수 느티나무 아래에는 데크 마루와 옆에는 정자가 설치돼 주민화합의 장소가 되곤했다. 매년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에는 자시(23시~01시)마다 동네의 안전 및 주민의 안녕을 위해 마을 이장이 중심이 돼 구병산 아래 산 제단에서 제사를 지낸 후 마을로 내려와 느티나무에 잔을 붓고 금줄을 치고 액막이로 황토를 뿌리곤 했다. 제사 후에는 동네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부럼을 깨고 보름떡을 나눠먹으며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덕담을 나눴다. 동네에 큰 변고 없이 매년 무사하게 지나가는 것도 그덕분 아닌가 하고 주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나무인 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영제 전 이장에 의하면 전에는 동네 주민들이 새끼를 꼬아 동아줄을 만들어 느티나무 가지에 묶어 단오 때 그네를 타기도 하고, 그늘이 크게 져서 담배농사를 많이 하던 때에는 나무 그늘아래에서 담배를 엮었다고 한다.
또 집에 냉방기가 변변치 않았을 때는 멍석을 깔아놓고 열대야를 피했고 아예 느티나무 그늘아래 모깃불을 피워놓고 잠을 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추석에는 무대를 설치하고 동네 콩쿠르를 열기도 했다.
당시 아이였던 김영제 전이장은 보호수나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도중 잠시 추억에 잠기며 어릴적 이야기를 덧붙혔다. 동네에서 텔레비전을 가장 먼저 구입한 김종상씨 집이 마침 느티나무 바로 인근이어서 어린아이들은 느티나무 아래서 놀다가 저녁때 김종상씨네서 텔레비전을 켜놓으면 동네 주민들이 그 집 마당 멍석에 앉아서 밤 9시, 10시까지 연속극, 코미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는데 아이들은 텔레비전을 보다가 엄마 무릎을 베개 삼아 자기도 했다. 또, 친구들과 학교 갔다가 돌아와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자치기, 비석치기도 하며 뛰어놀던 곳 역시 이 느티나무였다.
본래 갈평리에는 지금의 보호수 느티나무 이외에도 큰 느티나무가 총 3그루가 더 있었다고 한다. 그중 두 그루는 가지가 썩으며 부러져 베어내고, 비교적 최근인 6, 7년 전 베어낸 나무는 그 자리에 수령 10년생 정도의 느티나무를 식재해 후계 목으로 키우고 있다.
김영제 전 이장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며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나무인 만큼 애착도 남다르다"며 "마을의 자랑으로도 꼽히는 이 보호수 느티나무가 먼저 간 느티나무들과는 다르게 앞으로도 오래오래 마을의 주민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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