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와 베틀(1)
물레와 베틀(1)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7.21 09:09
  • 호수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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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우리는 쟁기로 논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면서 호롱불 밑에서 바느질을 하고, 절구질로 곡식을 가공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각종 세시풍속을 통해 자연에 의지하고 살아오면서 많은 생활문화유산을 만들어 남겼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과 세월의 흐름 속에 조상들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생활문화유산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보은에 남아있는 생활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되짚어 보면서 생활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재창조의 계기를 만들어 보기 위해 우리지역 '보은의 생활문화유산'을 게재한다.(편집자 주)

비단이나, 삼베, 모시, 무명을 만드는 기구인 물레와 베틀이다. 물레는 꼬아 놓은 실을 고치에 감아 북에 넣는 실타래를 만드는 기구이다.
비단이나, 삼베, 모시, 무명을 만드는 기구인 물레와 베틀이다. 물레는 꼬아 놓은 실을 고치에 감아 북에 넣는 실타래를 만드는 기구이다.

지금 우리는 손에 들고 다니는'스마트 폰' 하나로 집이나 직장이나 차안에서조차 옷들을 골라서 주문하면 현관 앞까지 배달해 주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적어도 1910년 일본에 강점되기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는, 농촌에서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키워 비단을 만들었고, 삼(대마)을 심어 삼베를 짜고, 모시풀을 심어 모시를 만들었다. 또한 목화를 심어 무명을 만들어 가족들의 옷을 만들고, 천을 시장에 내다 팔아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의 옷감을 챙겨 주었다. 이렇게 비단이나, 삼베, 모시, 무명을 만드는데 없으면 안 되는 기구가 물레와 베틀이다. 물레는 꼬아 놓은 실을 고치에 감아 북에 넣는 실타래를 만드는 기구로 지방에 따라 물네, 방차, 문레 라고도 부른다.  물레는 중국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文益漸) 선생의 손자인 문래(文萊)가 목화솜에서 실을 뽑아 감는 틀을 만들었다고 문래(文萊)라 부르던 것이 변형되어 물레가 되었다고 한다. 물레는 목화송이에서'씨아'로 씨를 빼고, 솜을 풀어 왼손 엄지와 인지로 꼬아 실을 만들면서 고치에 연결하여 오른손으로 물레바퀴를 돌려 실을 감는다. 삼베의 경우는 대마의 속껍질을 쪼개어 가늘게 만든 후 한쪽 끝을 Y자형으로 쪼개어 다른 실을 사이에 넣고 침을 묻혀 허벅지에 놓고 비벼서 연결하여 함지박에 엉키지 않도록 모아 놓은 실을 고치에 감는 작업을 하는 기구이다. 물레의 구조는 손잡이를 달아 돌려주는 부채 살 모형의 바퀴와 실타래를 만드는 고치를 고정하고 있는 가락을 지탱해 주는 괴머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퀴는 대부분 나무를 깎아 만든 여러 개의 살을 끈으로 묶어 보통 6각으로 만들고, 가운데에 굴대를 박아 한쪽 끝에 손잡이를 붙였다. 물레의 바퀴는 양쪽에 기둥이 있어 떠받치며 기둥 받침대에 연결된 나무 끝에 괴머리를 달았다. 괴머리기둥에 가락이 실려서 바퀴를 돌리면 가락이 돌면서 고치에 실이 감기게 된다. 보은지방에서는 1950년대 말까지만 하여도 농촌에서 할머니는 마루에서 물레를 잣고, 어머니는 윗방에서 철커덕 철커덕 베틀로 무명이나 삼베 길쌈을 하여 가족들의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가 어렵다. 다행히 충청북도에서는 유일하게 삼베를 짜서 체험과 홍보는 물론, 판매까지 하는 최문자 장인(匠人)이 20년 전 보은군 내북면 봉황길 66번지에 이주해 오셔서 옛날방식으로 물레를 돌리고 베틀을 밟으면서 삼베를 생산.판매하고, '보은군농경문화관'에도 전시하고 있어 우리의 물레와 베틀 생활문화를 엿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최문자 장인은'대마관리법'의 엄격한 규제로 직접 삼(대마)을 재배하지 못하고, 재배 허가를 받은'당진농업기술센타'에 위탁재배로 삼 껍질을 구입하여 삼 째기 작업부터 시작하신다.(다음 주에 계속)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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