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대마초를 아시나요 ? (2)
(19) 대마초를 아시나요 ? (2)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7.14 09:18
  • 호수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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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우리는 쟁기로 논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면서 호롱불 밑에서 바느질을 하고, 절구질로 곡식을 가공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각종 세시풍속을 통해 자연에 의지하고 살아오면서 많은 생활문화유산을 만들어 남겼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과 세월의 흐름 속에 조상들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생활문화유산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보은에 남아있는 생활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되짚어 보면서 생활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재창조의 계기를 만들어 보기 위해 우리지역 '보은의 생활문화유산'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대마초 암꽃
대마초 암꽃

옛날 우리 할머니들이 집안의 액운을 막아내고자 정한 수를 떠 놓고 그릇 위에 걸쳐 놓았던 껍질 벗긴 삼대는 보은지방의 민속문화로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 왔을 뿐 아니라, 대마초는 인류가 약 5,000년 전부터 이용해 온 가장 오래된 약제 중의 하나였다. 암과 치매를 막아 주고, 발기부전과 성욕증진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근육통과 신경통을 완화하고, 진통제 역할도 한다고 알려져 왔다. 한의학에서는 대마 씨를'마인(麻仁)' 또는'마자인(麻子仁)'이라 부르며 한약재로 귀중하게 여겨 왔다. 식용으로 가공된 삼의 씨앗은 몸에 아주 좋은 영양덩어리로 식물성 단백질은 물론, 몸에서 생성되지 않는 20여종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고, 심장과 혈관기능 개선에 좋은 오메가 3와 무기영양소인 비타민 등이 많아'슈퍼곡물'로 불리기도 하였다. 현재 대마초를 합법으로 인정한 미국의 일부나, 캐나다, 태국 등에서는 대마초를 말아서 피우기도 하지만, 파이프 담배나 물 담배로 피우기도 하고,  쿠키, 사탕, 초콜릿에 넣어 먹기도 한다. 합법화 추세를 보면 UN 산하 마약위원회는 2020년 단속의 대상이었던 대마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껍질을 벗긴 대마 씨앗을 안전식품으로 규정하였고, 2018년 11월 23일에는'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의료용 대마초의 사용이 합법화되었다. 고급 삼베인'안동포'를 생산하는 경북 안동시의 일부 지역은 '대마규제 자유특구'로 지정하여 잎과 꽃은 정부에서 전량 회수하여 폐기하는 등 식약처 직원들의 엄격한 통제 하에 있지만 자유롭게 재배하고 있다. 삼(대마)은 담배보다 독성이 더 강한 편이라서 살충제가 필요 없고, 병에 잘 걸리지도 않아 기르기 쉬울 뿐 아니라, 삼베로 인테리어를 하면 집안에 벌레가 끼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탄소 저장량이 일반 숲보다 2배가량 많아 먼 미래에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진다면 큰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의 껍질을 벗기고 남은 삼대는 새하얗고, 가볍고, 부드럽고, 특이하게 단면이 사각형에 가깝다. 요즘은 부산물인 삼대와 생석회를 혼합하여 내구성과 단열성이 우수하고 무게가 콘크리트의 반 정도 밖에 안 되는'험프크리트'라는 건축자재를 만들뿐 아니라, 분해가 잘되는 식물성 플라스틱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정선에서는 옛 주거문화를 재현하는'정선 아리촌'에 짚 대신 대마의 속대로 이엉을 엮어 지붕을 덮은 산간지방의 전통 민가'저릅집'을 재현하여,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물 빠짐이 좋고, 건조가 잘 될 뿐 아니라 수명 또한 짚보다도 2배가량 긴 좋은 건축자재임을 관광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삼(대마)은 현재 잎과 암꽃으로 대마초를 만들어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지만  어떤 물질보다도 유익한 식물인 점을 감안하여 유익하게 관리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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