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대마초를 아시나요 ? (1)
(18) 대마초를 아시나요 ? (1)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7.07 09:20
  • 호수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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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범 시민기자
한해살이풀로 잎은 단풍나무를 닮은 대마초의 모습이다.
한해살이풀로 잎은 단풍나무를 닮은 대마초의 모습이다.

20세기를 마무리 한다고 전국이 떠들썩하던 1999년 12월 14일, 신문의 1면과 TV의 뉴스를 장식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는 나는 새도 떨어트릴 만큼 인기를 누리던 코미디 연예인이 미국에서 대마초를 밀반입하여 피운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영어권에서는 마리화나(MariJuana)라고 불리는 대마초(大麻草)는 남아메리카의 흑인노예들이 고된 하루를 마치고 쉬면서 피우던 기호식품으로 1910년 멕시코의 혁명으로 피난민 주머니에 담겨 미국으로 들어와 하층민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가 196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히피문화와 함께 한국에 들어왔다. ‘단풍’등의 은어로 불리며, 예술적인 영감을 주는데 특효라고 알려져 가수, 코미디언, 배우 등 연예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가 대마초 파동으로, 1975년 많이 잡혀가면서 대마초의 원료인‘삼(대마)’의 재배와 취급 또한 엄격히 통제되었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삼(大麻)은 키가 2-3m 정도로 자라는 한해살이풀로 잎은 단풍나무 잎을 닮았다. 우리가 삼을 언제부터 재배하였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아들이 마의(麻衣)를 입고 은둔하였다 하여 마의태자(麻衣太子)로 불리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으로 짐작이 된다. 보은지방에서도 1960년대 까지는 농가에서 작물이 잘 크지 않는 산모퉁이 밭에 4월 초순경에 심어 7월 하순경에 황록색의 꽃이 피면, 줄기를 잘라 가마솥에 넣고 쪄서 껍질을 벗겨 튼튼한 소고삐나 구루마의 튼튼한 밧줄을 만들었고, 간 혹 대량으로 심어 속껍질인 인피섬유로 삼베를 만들기도 하였다. 이렇듯 유용한 작물이지만 잎과 암꽃에 술 취한 느낌을 주는‘테트라하드로 카나비올’이라는 마취성 물질이 들어 있어 술, 담배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호식품으로 2004년 UN 통계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약1억6천만 명이 년1회 이상 흡연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76년 대마관리법으로 단속하기 전까지는 삼 농사를 지었던 분들은 한두 번쯤은 삼 잎을 말려 종이에 말아 피워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경찰 몰래 피운 것도 아니고 그냥 대놓고 피웠는데, 이게 가능했던 것은 그 당시에는 아직 삼 잎이 마약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경찰에서 단속도 안 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강신리에 거주하시는 김인영(84)씨는‘나도 삼의 잎을 말려서 담배대신 피워본 경험이 있는데 기분이 좋아지기는커녕 낙엽 태운 연기를 마시는 맛이 났어요.’하시며 과거를 회상 하신다. 이는 마약으로 분류되는 대마초가 쾌락증진 성분이 많이 들어 있도록 육종한 것에 비하여 당시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던 삼이 마취성물질 함량이 극히 낮은데다가 꽃봉오리가 아닌 잎을 말아 피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에서 대마초를 단속하자‘이게 먼 소리여 ? 그걸 피우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 하면서 어리둥절하였다고 한다.(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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