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의 바깥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산외'라고 불리운다는 산외면에서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마을인 봉계리. 이곳 봉계리에는 약 400여년된 보호수 느티나무가 있다.
봉계리의 보호수 느티나무는 마을에서도 조금 떨어진 논과 밭들 가운데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때마침 나무아래서 더위를 피해 쉬고 있는 주민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조심스레 다가가 보호수 느티나무에 묻자 몇해전 귀농해 나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봉계리의 주민. 이에 소개를 받고 연락하게된 봉계리의 박남기(88)어르신으로부터 봉계리의 보호수 느티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봉계리의 느티나무는 박남기 어르신이 아주 어릴적에 누군가가 불을 놓아 불이났었다고 한다. 다행히 모두 불타기 전에 불을 끈 덕에 나무가 사라지진 않았지만 당시부터 꽤 오랫동안 나무가 속이 텅 비어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마을 어른들은 누군가가 아프거나 할 때 이 보호수 느티나무를 찾아와 나무의 텅빈 안쪽에 부적을 붙혀두곤 치성을 드리기도 했다고 한다. 나무가 거의 불타 속이 텅 비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들이 누군가를 위해 드린 치성 덕분인지 조금씩 회복하더니 현재는 언제 불이 났었냐는 듯 꽤 멋있게 뻗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나무 아래에는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작은 비석이 있었는데 박남기 어르신은 이 비석에 대해 "구아저씨라고 예전에 봉계1리 이장을 보시던 분이 있으셨는데 워낙 이장일도 잘 보셨고 또 구티리에 있는 산외면사무소까지 걸어서 왔다갔다 하시곤 했는데 나무아래 비석이 세워진 그 길을 통해 왔다갔다 하셨다고 해서 마을 사람들이 공덕비 비슷하게 세워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봉계리 보호수 느티나무는 마을과도 조금 떨어져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대부분의 주민들은 잘 찾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불에 타서 죽을뻔한 위기를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찾은 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이겨낸 봉계리의 느티나무야말로 그 어느 나무보다 마을주민들과 깊은 유대감을 가진 보호수 느티나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