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6.09 09:17
  • 호수 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니스트 김 윤 이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산의 나무들이 더욱 초록초록 해지고, 밭의 옥수수와 고추들은 밤새 키가 쑤욱 자랐다. 땅이 딱딱해지고 논의 물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가물어 애가 탔는데 해갈할 수 있는 비가 내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우리가 아무리 작물에 물을 준다 해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같이 충분히 물을 주기는 쉽지 않다. 오랜만의 비는 자연이 우리에게 거저 주는 것들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 준다. 
13년 전, 이곳 보은 대원리에 내려왔을 때만 해도 개울물은 마르지 않고 졸졸졸 흘렀다. 여름이면 개울에 내려가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비가 내린 다음 날에는 아이들이 종종 물놀이를 하곤 했다. 그뿐 아니라 마을 아주머니는 작은 개울에서 올갱이도 잡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물놀이를 하려면 멀리 사담계곡이나 쌍용계곡에나 가야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이고, 장마 때 이외에는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조차 듣기 어려워졌다. 물이 점점 메말라간다. 도시에 살 때는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라는 말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체감한다.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다. 
이번 가뭄으로 인해 요즘 우리나라의 날씨에 대해, 세계 기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도 가뭄은 있었고,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 세계 기후의 패턴이 바뀌고,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는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는 봄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한여름 기온은 더욱 올라가서 이제 도시에선 에어컨 없이는 더운 여름을 이겨내지 못할 정도이다. 그 에어컨을 돌리기 위해 수많은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데 전기 생산을 위해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의 발전기들을 돌려야 한다. 그리고 화력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의 온도는 급격히 상승하고, 사막은 점점 넓어지고 폭염과 산불 횟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매스컴에서도 기후 위기라는 말을 자주 한다. 위기라고 말하지만 생활의 편리함을 포기하지 못한 채 산업화는 가속화하여 매일 새로운 생산품을 생산해내기 위해 탄소를 배출하고, 날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배달 문화가 발달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일회용 용기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우리가 아무리 분리수거를 해도 재활용하는 플라스틱은 아주 미미하고 스티로폼이나 종이 등도 재활용되기는 쉽지 않다. 처리가 곤란하여 그냥 매립되어 썩지 않은 채 지구를 병들게 하는 쓰레기가 허다하다. 그뿐인가? 바다에 버려져 해양쓰레기가 넘쳐나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심각하다. 
실질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을 만드는 정부나 생산을 담당하고 수많은 기업, 생산업체들이나 대형마트 같은 곳들이 바뀌어야 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산업 정책을 규제하고, 기업들은 생산품을 만들 때 과도한 이중 포장을 줄이거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생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도록 애쓰고,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같이 정부나 기업들의 변화는 요원해 보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단가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먼저는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나뿐 아니라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지구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나 하나 바뀐다고 무슨 변화가 있겠어라는 반응보다는 나 하나라도 바꿔보자라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내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되도록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분리수거 잘하기(택배 박스에 붙은 테이프와 송장 떼어내고, 플라스틱 용기에 붙은 스티커 떼낸 후 버리기 등), 장 보러 갈 때 장바구니뿐 아니라 면주머니나 스텐 통을 갖고 다녀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를 쓰지 않도록 노력하기, 바(bar)로 된 샴푸나 세제를 쓰고 생활용품도 친환경제품 쓰려고 노력하기, 전기 아껴쓰기 등 내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많다. 또한 이제는 물건을 살 때 그 회사가 환경을 생각하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기업인지 살펴야겠다. 
나의 자녀들이 살아갈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을 통해 조금이라도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