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타는 들녘 봄가뭄 심각…밭작물 생육 부진
목타는 들녘 봄가뭄 심각…밭작물 생육 부진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05.26 11:21
  • 호수 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정국에 묻혀 관심 밖, 애타는 농민들만 발동동
속리산면 삼가리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이종성씨는 가뭄으로 감자의 잎이 말라 분수 호스를 사다가 밭고랑에 깔아 매일 물을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속리산면 삼가리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이종성씨는 가뭄으로 감자의 잎이 말라 분수 호스를 사다가 밭고랑에 깔아 매일 물을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비가 오지 않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저수지의 담수율은 높아서 모내기에는 지장이 없으나 벼의 경우 계속 관수를 해야 하는 작물이어서 저수지마다 물을 보내고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저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5월 강수량은 1.4㎜에 그쳤다. 지난해 5월 26일 기준 110.5㎜가 내린 것에 비하면 10%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4월에도 61.1mm가 내렸고 평년 4월 71.0㎜, 5월 97.5㎜까지 내렸던 것과 비교하면 특히 올해 5월 가뭄이 극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같은 가뭄은 밭작물에 큰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 5월은 하우스 등에서 관수를 받고 키운 작물을 밭에 내다심어 뿌리가 활착돼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5월에 6월말 기온을 보일 정도의 고온상태의 가뭄이 계속되면서 지표면의 수분이 증발돼 먼지가 일어날 정도다. 토양속에 수분이 없어 뿌리 활착이 잘 안돼 말라죽거나 생육부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수확을 시작한 마늘은 겨울가뭄에 이어 봄 가뭄으로 이어지면서 마늘의 알이 작게 형성되는 등 실제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
임헌관(탄부면 고승리) 대서마늘작목반장에 따르면 "대서마늘 작목반원들은 대부분 논에 마늘을 심어서 모내기를 작업을 하면서 저수지 물을 내려보내는 관개수로를 이용해 물을 댔지만 겨울 가뭄으로 결구를 키우지 못해 마늘 알이 작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비 15~20% 감량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임헌관 반장은 "대서마늘을 재배한 5, 6년동안 올해와 같은 겨울가뭄은 처음이었다"며 "겨울에 눈이 많이 오거나 비가 왔어야 하는데 눈도 거의 내리지 않았다"며 "'마늘쫑'이 생길 때 마늘잎이 9~10개 나와 있어야 마늘의 구도 커지는 것인데 올해는 잎이 6~7개 밖에 안돼 마늘 알이 크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작황은 매우 부진한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가뭄 피해는 마늘뿐만이 아니다. 밭기반 정비 사업이 진행된 구간이나 고소득 작물은 용지를 조성할 때 지하관정을 파는 등 관수시살을 갖춰 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밭엔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 별도로 없다. 따라서 밭작물은 가뭄으로 인해 생육이 부진한 상태다.
감자를 비롯해 마늘, 고추, 고구마 등 이미 식재한 밭작물이 마르고 있다. 스프링쿨러 장비를 갖추고 있는 농민들은 하루 종일 관정을 돌려 타들어 가는 작물이 목을 축이도록 관수를 하고 있다. 또 호스로 하천수를 끌어올려 밭고랑 사이에 물을 공급해 뿌리가 물을 흡수하도록 하는 등 농민들은 가뭄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월 말부터 수확을 시작하는 감자도 생육기에 가뭄이 지속돼 알이 자라지 않고 힘이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농민들이 집중적으로 물을 뿌리고 있었다.
1천여평의 감자농사를 짓는 이종성(속리산면 삼가리)씨는 "비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하도 오지 않아서 5월 18일경 분수호스를 사다가 감자밭고랑에 깔아 매일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성씨는 "한해대책으로 분수호스를 공급받을 수 있을까 해서 면사무소에 문의했는데 안해준다고 해서 사다가 깔았는데 급한 대로 땅은 젖지만 농사비용이 늘어난 판에 펌프 가동에 필요한 전기요금도 부담해야 하고 농사짓기 정말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종성씨는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1천여평에서 수미감자 10톤 가까이 수확을 했는데 올해는 4, 5톤이나 수확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봄가뭄으로 농작물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농민들의 생계에는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사전 가뭄에 대비하는 조밀하고 촘촘한 행정의 한해대책은 선거정국에 묻혔다. 농민들만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26일과 27일 밤 사이에 4.5㎜ 강수량을 보였다. 흙먼지를 가라앉힐 정도는 됐겠지만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을 보여 안타까움을 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