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수한면 거현1리 느티나무
(49)수한면 거현1리 느티나무
  • 심우리
  • 승인 2022.05.26 09:55
  • 호수 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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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현리는 긴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데 이 산줄기의 고개가 높다고 해서 '거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곳 거현리에는 수령이 약 500여년된 보호수 느티나무가 있다. 거현리 마을입구에서 거현1리를 가르키는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다 만난 이 보은군 보호수 31호 느티나무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고 한다. 본래 거현리에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나란히 자라고 있었는데 마을사람들은 이 나무를 각각 큰 나무와 작은나무라 불렀다고 한다. 그중 큰 나무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인지 속이 비어있어 마을 아이들이 그 안에 숨거나 하며 자주 놀았다는 나무인데, 1970년대에 들면서 나무가 쓰러지며 현재는 작은 나무 하나만 남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작은 나무 또한 1970년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인해 크게 훼손되었다고 한다. 당시 소방서에서도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힘썼지만 쉽사리 집압하지 못했다고. 이후 1982년 이 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면서 꾸준히 관리를 해준 덕에 현재는 많이 회복되었다.
또한, 옛날부터 마을사람들은 음력 정월 열아흗날이면 이 나무 아래 모여 동제를 지냈다고 한다. 마을에서 나고 자란 최청하씨는 "어린 시절 마을에서 이 동제를 지낼 때면 친구들과 함께 나무 뒤에 몰래 숨어 어르신들이 절을 할 때마다 몰래 곶감 하나씩을 빼 먹다가 걸려 달아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이러한 동제와 같은 제사나, 나무를 타고 노는 아이들이 사라지고 그저 마을 앞을 덩그러니 지키고 있다는 거현리의 보호수 느티나무. 큰 화재를 겪고도 군과 주민들의 세심한 관리로 다시 건강해진 것처럼 앞으로도 군과 마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오래도록 마을을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970년대 일부가 불타면서 크게 훼손됐다는 거현1리의 보호수 느티나무. 현재는 꾸준한 관리로 많이 회복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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