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교향악단 보은에서 제대로 '푸대접'
충북도립교향악단 보은에서 제대로 '푸대접'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05.19 12:33
  • 호수 6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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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환경 낙제, 홍보도 안되고 관객 앉을 의자도 없고…

지난 5월 12일 오후 7시 충북도립교향악단 기획 연주회가 보은 뱃들공원에서 펼쳐졌다. 이름하여 동고동락. 코로나로 지친 도민들을 위로하는 공연으로 첫 연주지를 보은으로 정해 연주회를 가졌다.
그러나 현장은 전혀 공연을 하고 싶게 하는 환경이 아니었다. 연주자들의 의자는 겨우 갖춰놓았지만 무대아래 주민들이 연주를 감상할 광장엔 의자가 없었다. 홍보도 안돼서 연주를 감상하는 사람은 십여명이 남짓. 알고 온 주민도 있었지만 집에 가다가, 저녁 먹고 공원 나왔다가 연주회가 있어서 잠시 멈춰서서 감상하는 사람이 관객의 전부였다. 홍보수단으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 펼침막인데 뱃들공원 일원에도 걸리지 않았다. 무대 위에도 없었다. 현장을 보면 무슨 연주회인지, 누가 하는 건지도 모르는 성명불상의 연주회다.
준비한 곡은 총 6곡. 주민들의 앙코르 요청을 뒤로하고 연주가 끝나자마자 단원들은 부리나케 악기를 챙겨들고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연주를 마친 지휘자는 황당했다는 총평을 했다. 지휘자는 앙코르 곡을 두곡 준비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연주할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 충분히 이해됐다. 소감을 묻는 기자가 얼굴이 화끈거렸을 정도였다.
이날 육아맘의 커뮤니티 공간이 보은맘 밴드에도 도립교향악단 연주회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엄마들이 많았다. 오후 7시25분 한 육아맘은 "밥을 먹고 좀 늦게 갔는데 금방 끝났어요. 플래카드도 없고 지나가다 공연준비해서 물어보고 알았는데 홍보부족인지 사람이 진짜 없었어요, 아쉽네요. 이런 공연이 많았으면, 홍보가 잘되면 좋겠어요"라는 의견을 올렸다.
또 다른 육아맘은 "진작 알았으면 애들 데리고 산책겸 갔을텐데 너무 아쉽네요, 도립교향악단" 이란 댓글을 남겼고 "날씨도 딱인 요즘인데 너무 아쉽네요"라거나 "홍보 좀 하면 좋았을 걸"하는 댓글도 달렸다. 도립교향악단 실력도 좋고 레퍼토리도 좋아서 라는 댓글도 있었다. 좋은 연주를 감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댓글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군에서는 "공문은 받았지만 장소협조에 대한 내용이 다였고 나머지는 음악협회에 위임했다"고 했다. 연주회 당일 오후 2시에도 총감독이 와서 음악협회에도 일임했음을 거듭 밝혀 음악협회에서 다 챙길 것으로 믿고 군에서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주민들에게 제공된 안내 팸플릿에는 주최는 충청북도이고 주관은 충북도립교향악단, 보은군, 보은음악협회로 돼 있지만 보은군은 음악협회에 일임했으니 단체에서 챙길 것으로 믿었고 음악협회는 충북도가 보은군 해당부서로 공문까지 발송했으니 당연히 군에서 챙길 것이라 여긴 것.
서로 잘 챙기겠거니 믿고 있다가 충북도립교향악단이 푸대접 받는 꼴이 됐다. 주민들은 도립교향악단의 수준높은 클래식연주를 감상할 기회를 놓쳤다. 해질녘 실외에서 펼쳐지는 도립교향악단의 수준높은 클래식 향연에 빠질 기회를 주민들은 손 쓸 새도 없이 잃어버린 것이다.
상주단체인 카잘스 챔버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었다. 불과 2일 뒤 도립교향악단의 연주회가 연이어 열렸다. 그러나 문화환경이 열악한 보은 주민들은 늘 문화예술공연 감상을 갈구하고 있다. 매일 열리더라도 주민들에게는 이런 풍성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번 충북도립교향악단의 수준높은 클래식 향연을 감상할 기회를 상실한 주민들의 안타까움은 그래서 더욱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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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2022-05-25 16:57:16
영감 임기도 끝나가고 선거는 선거대로 영감꼬봉 밀어줘야하는데....신경쓸일 많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