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을 보내며
2022년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을 보내며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5.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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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정 미
(사)동학혁명북접사업회 사무국장

2019년에 제정된 5월11일은 동학농민혁명기념일로 황토현전승일을 기념한 날이다. 
(사)동학혁명북접사업회(약칭 동학민회)도 장안에 터전을 두고 활동을 한지 4년이 넘고 있다. 129년 전인 1893년 장안에서는 오늘날의 광화문 촛불집회와 같은 민중집회가 보국안민이란 깃발을 들고 23일간 개최되었다. 또한 1894년 겨울 2700여명의 동학도가 북실마을 전투에서 학살되었다. 성족리에는 이들을 위령하기 위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동안 보은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보은문화원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기념행사도 할 수 없었다. 민간에서는 충북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우리 단체가 보은동학민회를 기념하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9월 17일 동학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단체를 설립하고 장안의 지역 돌봄·공부방을 시작하여 동학공부도 하고 꽃길조성 등을 시작했으나 코로나 시국이라 활동이 자유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동학순례길 개발이다. 소수의 사람이 참석해서 진행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 그리고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하기 전 10여 년 동안 동학의 중심이었던 장안을 중심으로 보은지역, 회인문의청주내수지역, 청천미원지역, 괴산지역의 동학과 3·1운동 중심의 역사를 다시 읽고 걸었다. 그리고 이 기록을 자료로 남기고자 기획하고 있다. 
동학을 박제화 된 기념행사를 넘어 이 시대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생활운동으로 전개하는 과정엔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으로의 발현 배경에는 수운, 해월, 의암의 사랑이 있으며, 그들의 삶 속에 감화된 많은 민중의 마음과 실천이 있었다. 모든 만물이 귀중하며 그 소중함은 개인의 삶 속에서 발현되어야 동학이 제대로 기억되는 것이고, 태어나는 것이다. 그 당시의 우리는 동학의 마음에 기뻐 춤췄고, 신분제도에 불복했고, 목숨을 내놓고 싸웠다. 
동학순례길을 걸으며 자연 속에서 심신의 건강을 찾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의식의 지평을 넓히며, 하늘·땅·인간이 연결된 하나임을 인지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흔들렸던 우리는 생명공동체 일원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동학이란 오래된 미래에서 다시 되새겨 본다.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맙시다. (수운 글, 빛살 해석)
온 세상, 지구의 변화가 동학의 진리로 돌아옵니다. 깊고 넓은 변화입니다. 
우리 함께 마음을 기둥처럼 굳게 세웁시다. 진리의 참 맛을 즐깁시다.
마음을 모으면 만사여의(萬事如意)해서 마음먹은 대로 될 겁니다.
지금은 탁기를 쓸어내고, 맑은 기운을 길러냅시다.
분주하게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정심(正心)합시다.
귀가 열리고 밝음에 눈뜨는 것은 자연스럽게 됩니다. 
수많은 일과 변화가 생기더라도 모두 동학의 한 이치로 수렴됩니다. 
도반들의 작은 허물은 크게 마음 쓰지 맙시다.
작은 지혜라도 나눕시다. 동학을 자기 소원 정도 이루는 일에 쓰지 맙시다.
중요한 일이 왔을 때 온 정성을 다하면 의미 있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
변화의 큰 기운인 풍운대수(風雲大手)는 시대적 조건인 기국(器局)을 따르기에 급하게 마음먹는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언젠가는 이루게 됩니다. 
우리는 이 땅에 지상선경(地上仙境)을 이룰 신선의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은 텅 비어 있는 것. 마음을 써도 흔적도 남지 않는 것.
오직 마음 공부해야 마음의 의미를 알 수 있고, 마음이 밝은 것이 우리의 동학입니다. 
동학은 마음의 밝음과 바르게 이해한 믿음이지 사람의 노력이 아닙니다. 
가까운 삶을 통해서 정성들이는 것이지 먼 하늘에서 구원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게 그렇게 될까 싶은 불연(不然)이면서 너무나 당연한 기연(其然)이고 멀 것 같은데 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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