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마로면 오천리 느티나무
(44)마로면 오천리 느티나무
  • 심우리
  • 승인 2022.04.21 09:51
  • 호수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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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수를 만나기 위해 찾은 마로면의 오천리. 오천리에는 약 400년이 넘도록 마을을 지키고 있는 보호수 느티나무가 있다고 한다. 그렇게 방문한 오천리는 마을 입구에서부터 범상치가 않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완연한 봄이 왔음을 알리는 듯 이곳 저곳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는 것은 물론이고, 마치 마을의 방문객을 환영하듯 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보호수 느티나무의 위용 때문이었으리라.
마로면의 오천리는 고려 공민왕 10년, 북의 혼건적을 피해 개성을 버리고 경상도 복주(안동)에서 몽진하다 적을 물리치고 개성으로 환도길에 오를 때 관기에서 잠시 머무르고 지나갔던 마을이라 해서 오군래 혹은 오천리라고 명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을 입구의 보호수 느티나무 역시 더욱 범상치 않게 느껴졌다.
오천리의 보호수 느티나무는 마을사람들에게도 단순히 '오래 산 나무'가 아닌 나름 의미가 있는 특별한 나무이다. 오천리의 어르신들은 이 느티나무의 이파리를 보고 한 해의 농사가 풍년일지, 흉년일지를 점치곤 했다고 한다. 또한, 매년 1월에는 나무아래서 등불을 날리기도 하고, 풍물놀이를 하거나 노래자랑을 여는 등 말 그대로 축제를 열어 온 마을주민들이 참여해 즐긴다고 한다. 오천1리의 이교호 이장은 "재작년 까지는 그렇게 매년 축제를 열었는데 코로나19 터지면서부터는 조심한다고 축제를 건너 뛰고 있다"며 "아직까진 계획에 없지만 코로나19가 어느정도 안정화가 된다면 다시 주민들과 열어 나무 아래서 축제의 장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오천리의 느티나무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또 한 가지 사실은 바로 400년을 살아왔음에도 수세가 건강하고 좋다는 것이다. 오래된 나무들은 수세가 약해져 가지를 베어내기도 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곳 오천리의 보호수 느티나무는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살아와서인지 4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수세가 약해진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교호 이장은 "지난 400년간 마을을 지키면서 많은 마을주민들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준 우리 마을의 보물과도 같은 나무다"라며 "앞으로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의 자손들에게도 많은 추억과 기억을 남겨줄 수 있는 나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400여년간 오천리를 지켜온 보호수 느티나무. 마을 주민들은 매년 1월이면 보호수 나무아래서 축제를 벌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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