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소주(燒酒) 이야기(2)
(6)소주(燒酒) 이야기(2)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4.14 09:56
  • 호수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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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에서 독한 술 소비량에서 1위를 기록하게 만들었던 높은 도수의 각양 각색 소주들의 모습이다.
한국이 세계에서 독한 술 소비량에서 1위를 기록하게 만들었던 높은 도수의 각양 각색 소주들의 모습이다.

이렇게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소주가 지금, 우리들이 외롭고 슬플 때 마음을 위로해 주고, 즐거울 때 흥을 돋우어 주는 술로 애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저려온다. 
소주(燒酒)는 전통적으로 보은의 송로주(松露酒)처럼 쌀로 만들어 증류해왔지만,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쌀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조를 통제하여 희석식 소주가 술 시장을 대체해 왔다. 간혹, 희석식 소주를 화학주로 알고 계시는 분도 있으나 역시 곡주(穀酒)이다. 고구마, 당밀, 타피오카 등으로 만든 술을 증류기로 증류하여 95%의 에틸알코올인 주정을 만들고, 이 주정에 물을 희석하고, 원액의 냄새를 순화시키기 위해서 과거에는 사카린을 사용했으나, 요즈음은 올리고당, 자알리톨, 아스파탐 등을 첨가하여 만들고 있다. 희석식 소주가 우리의 대중주(大衆酒)가 된 것은 1919년 6월 평양에 희석식 소주 공장인'조선소주'가, 10월에는 인천에 '조일양조장'이 세워졌고, 1924년도에는 평남 용강군 지운면 진지리에 있는'진천양조상회'에서 진지리의 진(眞)과 이슬로(露)가 합쳐진'진로(眞露)'라는 상표로 원숭이 사진과 함께 만들어졌다. 이렇게 문을 열기 시작한 소주 공장은 전국에 3,200개 이상으로 늘어나 증류식 소주와 쌀 막걸리가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고 희석식 소주가 전국을 휩쓸면서 대중주의 자리를 잡았다. 후에 진로는 남쪽으로 내려와, 원숭이 사진 대신 남한 사람들이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두꺼비로 상표를 바꾸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고, 보은사람들의 사랑을 받는'시원'은 1957년도에 청주에서 설립한 대양상사의'백학소주'를 2004년 '충북소주'에서 인수하여 만들어졌다. 브랜드명칭을'시원한 청풍'으로 변경한 후 충청북도의 향토 소주로 부활을 부르짖으며 가두 캠페인을 벌리고, 판매되는 소주 한 병당 10원의 기금을 약속하며, 보은에도 사랑의 쌀 기탁이나 장학금 전달 등 보은 군민들의 애향심을 자극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보은에서 소주하면'시원'을 연상하게 되었다. 다른 지방 또한, 지금은 없어졌지만 1도(道) 1사(社) 방침에 따라 향토 소주를 육성하여 강원도에는'처음처럼'충청남도는'O2린' 전라북도는'하이트' 광주. 전남은'잎새주' 대구. 경북에는'참소주' 울산. 경남은'화이트' 부산에는'C1' 제주에는'한라산'이 향토 소주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다 보니 높은 도수의 소주를 좋아하는 한국이 세계에서 독한 술 소비량에서 1위를 기록하게 만들었다. 한국은 2004년도에 90억병의 소주를 소비하였고, 2006년도에는 20세 이상 성인 1인당 소주 90병을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니 가히 놀랄 일이다. 소주는 필연적으로 맵고, 짜고, 기름진 안주를 많이 먹게 되기 때문에 소화기관에 엄청난 부담이 가중된다는 사실은 잊지를 말자.
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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