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의 사과, 67일간 닫혔던 군의회 일정 재개
국장의 사과, 67일간 닫혔던 군의회 일정 재개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03.31 11:58
  • 호수 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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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임시회에서 1회 추경안 등 쌓인 안건 처리 기대
다만 국장의 사과는 진정성 없다 판단 "본회의장 입장하지 말라"주문

군의회(의장 구상회)가 가까스로 본회의장 문을 열고 지난 3월 28일 제 365회 임시회에서 2021년 회계연도결산검사위원을 의결했다.
군의회가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한 지 67일 만이다. 군의회는 이날 1일 일정으로 열린 임시회에서 대표위원 김도화 의원, 황인규 전 탄부면장과 임봉빈 전 삼승면장, 황석정 전 내북면장을 2021년 회계연도 결산검사위원을 선임했다. 결산검사는 4월 8일 시작해 20일간 운영된다. 군의회는 본회의가 끝난 후 집행부와의 의정간담회를 진행해 집행부가 협의 안건으로 올린 17건의 설명을 듣는 등 모처럼 의정활동의 모습을 보였다.

#사과가 사과가 아니다
한편 군의회가 의사일정을 67일간 중단한데는 지난 1월 21일 364회 임시회에서 주요업무계획보고 도중 발생한 구기회 자치행정국장과 김응선 의원간 언쟁(?)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구 국장의 행동에 대해 군의회는 군민을 대신한 군의회에 대한 도전이고 군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집행부가 사과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강한 입장을 표명하고 본회의장 문을 닫아걸었다.
결국 구기회 자치행정 국장이 본회의장에서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의사일정을 조율,  군의회는 3월 28일 열린 제 365회 임시회 본회의 전 구 국장의 사과를 일정에 삽입했다.
구기회 국장은 "2021년에는 집행부와 본회의가 서로 협력해 군민이 행복한 보은 건설과 우리 군의 100년 대계를 위해 많은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으나 주민들께 의회와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여드린 점에 대해 자치행정국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난 1월 21일 2022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지방자치 행정을 원만히 수행해 지역을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집행부의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의회는 구 국장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분 분량의 사과문을 청취한 군의회는 곧바로 정회해 1시간여 동안 협의했고 구상회 의장은 군의회의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진정성이 부족해 공식 사과로 받아들이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모았다"면서 "향후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의회의 공식 회의에 참여하지 말라"며 구 국장의 본회의장 퇴장할 것을 요구했다.
군의회는 집행부가 사과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것이 입장이었고 구 국장이 사과를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일정을 계속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의사일정 중단에 따른 피해는 군민들이 입기 때문에 군의회는 구 국장에게만 책임을 묻는 출구전략으로 본회의장의 문을 다시 열었다. 의사일정을 재개하는 명분을 찾은 것이다.

#지난 1월 본회의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럼 도대체 구기회 국장과 군의회간 무슨일이 있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1월 21일 제 364회 임시회 3차본회의, 즉 문화관광과 주요업무계획 보고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주요업무계획 보고 전 의정간담회가 있었고 여기에서 문화관광과가 안건으로 보은군민자유치심의위원회 운영조례 폐지 안을 올렸고 김응선 의원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가진 본회의에서 문화관광과 업무계획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김응선 의원은 민자유치심의위 관련 조례 폐지계획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옥순 과장에게 "보은군이 민간 자본을 유치하겠다며 마로면 적암리에 129억원을 들여 구병산 관광지를 조성하고 보은읍 누청리에 115억3천400만원을 들여 황토테마랜드를 조성했다. 그러나 관리비용은 계속 들어가는데 민자유치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민자유치 조례를 폐지할 경우 대응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과정에 구기회 자치행정국장이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하면서 "경제전략과에서 운영하고 있는 투자유치위원회와 재정계획심의회에서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응선 의원과 이옥순 과장 간의 1대 1 질답에 구기회 국장이 끼어든 꼴이 됐다.

더욱이 본회의장에서의 발언은 회의를 진행하는 의장의 진행에 따라야 하고 발언 허락을 받지 않은 사람이 발언을 할 경우 의장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구기회 국장이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답변을 해버린 것.
김응선 의원은 (이옥순 과장과) "말하는 중에 끼어들었다"고 지적하면서 구기회 국장간 언쟁으로 비화됐다.
이후 김응선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구기회 국장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불편했다면 사과하겠다고 말했지만 앙금은 계속 됐고 정회하는 동안 의원은 물론 집행부 공무원들이 있는 본회의장에서 고성이 오갔다.
결국 군의회는 "집행부는 의회에 대한 존중이 없다. 집행부로부터 사과를 받아야 주요업무계획보고를 진행하겠다"며 이후 의사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하고 1월 21일 본회의장 문을 닫았다.
의사일정은 중단됐지만 당시는 대선전으로 이어지는 시기였다. 의원들이 대선 후보 홍보전에 나서 집행부도 2월 한 달간은 부담이 덜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면서 의사일정 중단은 의회나 집행부에게 큰 부담이 됐다. 피해는 군민이 입기 때문에 사태 수습이 시급했고 대선에 몰입했던 군민들의 관심사도 군정 현안으로 돌아왔던 것.
군민들은 타 지자체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보은군은 언제 지급하느냐, 보은군 농업인 공익수당 지급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등의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집행부는 현안 추진을 위해 의회와의 관계 회복이 시급했다.
결국 구기회 국장이 군의회에 공식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3월 28일로 의사일정을 잡으며 제365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공식 사과했다. 구 국장의 사과로 집행부는 의회와 관계 회복 수순을 밟았다. 의회도 구 국장의 사과의 진정성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의사일정을 재개하는 명분을 찾았다.
28일 본회의 후 군의회와 집행부는 의정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군의회는 총 17건 자료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총 17건의 간담회 자료는 △상위법령 인용조항 및 용어정비를 위한 보은군결산검사위원 선임 및 운영에 관한 조례 등 일부 개정조례안 △보은군고문변호사조례 전부 개정조례안 △보은군수직 인수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보은군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 전부 개정 조례안 △보은군 장사시설 설치 및 운영조례 전부개정 조례안 △보은군 건축물관리자의 제설 및 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 △보은군 지역자율방재단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보은군민장학회 출연 동의안 △2022년도 성인문해교육 지원사업 국고보조금 성립전 사용계획 보고 △보은군 고령자 복지주택사업(공공 실버주택) △보은산업단지 기업지원시설 민간위탁동의안 △보은산업단지 공공폐수시설 운영관리 민간위탁기간 기간연장 계획안 △AI 등 가축전염병 방역대책비(소독약품 및 방역용품) 예산 성립전 집행 사용계획 △마로면 기대리 마을만들기 추진계획 △속리산 비룡호수 풍경단지 조성사업 추진계획 △2022년 여자축구리그 연고지협약 체결 △농어촌마을하수도정비사업(장안면 장내 증설)이다.
2월달 의사일정을 잡지 못해 처리해야할 군정 현안이 어느 정도 쌓여있었는지 알 수 있다.
군의회는 4월 4일부터 7일까지 제 366회 임시회 일정을 잡아서 에결특위를 운영, 1회 추경예산안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또 상정된 조례안을 심의, 의결하는 등 군정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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