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 아닌 영주권자 베트남 주부 당티항씨
결혼이민 아닌 영주권자 베트남 주부 당티항씨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02.17 09:25
  • 호수 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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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조건 속에서도 미용사 자격증 취득 화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한 미용사국가기술자격증 취반에서 당당히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당티항씨.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한 미용사국가기술자격증 취반에서 당당히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당티항씨.

당티항(31)씨는 결혼이민으로 한국에 들어온 게 아니라 베트남에서 결혼하고 취업을 위해 한국으로 온 남편을 따라 보은에 와서 정착한 경우다.
결혼으로 한국에 들어온 이주여성들에 비해 제도권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당티항씨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한 미용사 국가기술자격증 취득반에서 공부하며 당당히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당티항씨의 합격은 보은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한 7명의 미용사 국가기술자격 취득반 첫 합격자이기도 해서 어디를 가나 축하인사를 받다.
그녀가 미용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발굴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옥천지사에서 지원한 400만원의 기부금을 미용사 자격증반에 필요한 교재 및 재료비로 지원했는데, 결혼이민자만을 대상으로 했으면 당티항씨는 대상이 아니었지만, 지역사회 취약계층의 자립지원을 위한 지원이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결혼이민자가 아닌 영주권자인 당티항씨에게도 기회를 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당티항씨를 만나 그녀의 성공기를 들어봤다.
베트남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당티항씨가 미용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녀 스스로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과 미용사가 되고 싶은 꿈 때문이다. 또 아이를 키우면서도 개인사업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작용했다.
당티항씨가 한국의 기업에 취업한 남편을 찾아 한국으로 들어온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이후 한국에서 살기 위해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영주권도 획득한 당티항씨가 미용공부를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임신으로 잠시 중단했던 미용공부를 정식으로 다시 시작한 것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보은직업교육학원(원장 심다영)과 연계해 운영하는 미용실국가기술 자격증반에 들어가면서다.
한국어도 서툰데 미용용어에 영어, 프랑스어까지 해석해야 하고 7살, 10개월된 두 딸도 키워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당터항씨는 열심히 공부해 필기시험은 2번 만에 합격하고 실기는 단번에 합격했다.
'소중한' 국가 미용사자격증을 가슴에 안은 당티항씨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선생님들, 다담 심다영 원장님, 그리고 온 가족의 도움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며 "보은에서 배움의 열망을 실현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당티항씨는 "숙련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한데 아직 실습을 할 수 있는 미용실을 찾지 못했다"며 "도움을 줄 미용실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정해자 센터장은 "외국인으로서 언어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용어까지 익혀 국가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당티항씨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며 칭찬하고 "앞으로도 센터는 다문화 여성들의 한국사회 정착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미용사로서의 꿈을 펼치고 제2의 인생을 살 당티항씨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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