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산외면 구티리 느티나무
(36)산외면 구티리 느티나무
  • 심우리
  • 승인 2022.01.20 10:23
  • 호수 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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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통해 전해들은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소동이 일어나면 나무 위로 올라가 있다가 잠잠해지면 내려오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적지 않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산외면 구티리의 수령 500년, 수고 28m, 둘레 7.4m에 달하는 이 보호수 19호 느티나무는 이러한 옛 이야기 속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때는 80년대 수해로 마을이 침수되었을 당시, 구티리의 마을 사람들이 이 나무를 타고 올라간 덕에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구티리의 마을 사람들은 수해가 일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설 명절이 되면 나무에 감사의 뜻을 담아 제를 지낸다고 한다. 이 외에도 6.25전쟁 당시에는 긴 울음을 세 번 울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나무이다. 
이렇듯 마을 사람들에게 여러 의미가 있는 나무여서 인지 구티리의 보호수 느티나무는 제법 잘 관리되어 온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을에 대해 소개하는 마을 자랑비가 나무 앞에 세워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나무 주위로 울타리를 설치해, 함부로 접근할 수 없게 만들어둔 모습에서 마을을 대표하는 보호수 느티나무를 마을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무의 외관 역시 여러차례 가지 치기를 해서인지 깔끔해 보이면서 특이하기도 했다. 두 그루인 것처럼 나무의 밑동부터 두갈래로 나뉘어 뻗은 모습. 처음에는 나무가 두 그루인줄 알았으나 구티리의 홍촌수 이장의 말에 따르면 나무가 한 그루라고 한다. 밑동에서 양갈래로 나뉘어 뻗으며 자란 나무들은 여럿 봤지만 그보다 아래부터 두갈래로 뻗어 자란 나무는 처음 봐서인지 신기했다. 
80년대 수해피해로부터 마을 사람들을 지켜주었다는 구티리의 보호수 느티나무. 단순히 마을 주민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것 뿐만이 아닌, 마을 사람들을 진정으로 위하고 교감하는 나무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80년대 수해피해로부터 마을사람들을 지켜주었다는 보호수 19호 산외면 구티리 느티나무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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