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보은읍 월송2리(월곶이)
(32)보은읍 월송2리(월곶이)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1.06 10:47
  • 호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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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읍 월송2리, 넉넉한 인심으로 상부상조의 미덕을 실천하는 마을
월송2리 마을전경. 

#넓은 상들이 바다를 연상케 하고 용천이 유유히 흐르는 달맞이 곶 넉넉한 인심으로 상부상조( 相扶相助)의 미덕(美德)을 실천하는 마을 
달을 맞이하는 마을 월송2리(월곶이)는 보은읍2km동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오늘은 달맞이 곶 월송2리(月串)이 마을을 소개하는 날이다. 월곶이는 경상도와 전라도 또는 탄부나 마로에서 보은장 또는 청주장을 가는 나들목 마을로 뒷산은 요댕이재, 앞은 상들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읍내 후배들과 맛있는 오찬을 하고 월송2리를 찾아가는데, 상들 매서운 맞바람이 필자의 얼굴을 세차게 때린다. 근래 들어 가장 추운날씨일 것 같다. 달맞이곶이라 부르는 월송2리(월곶이) 마을은 상들을 지나 오정산 아래 서남향으로 오롯이 자리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마을입구에 들어서니 1930년대 조성된 작은 저수지가 보인다. 그 옆으로 마을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고 마을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조성된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어르신 한분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마을 소개 글을 쓰려고 찾아 왔다고 하니, "아이고 잘 오셨어요. 이리오세요."하시면서 필자를 마을회관으로 안내하신다. 
마을일은 노인회장님께서 잘 알고 있으니 회장님을 불러주신다고 하시기에 그럴 필요 없다는 필자의 만류에도 강홍원(76)노인회장님을 모시고 오신다.
"추운데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필자가 인사를 드리니 마을내력은 여기서 오래 사신분이 있으니 이상영(83)어르신을 소개 해주신다고 하신다. 
날씨가 너무 추워 오시기 불편하실 것 같아 괜찮다고 만류를 해도 이상영 어르신을 모셔서 자세히 들어 보시란다. 잠시 후 이상영 어르신께서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드리니 필자를 알아보신다. 

월송2리 마을회관.

마을 소개 글을 쓰려고 찾아왔다고 방문 목적을 말씀드리고 마을내력에 대해 몇 가지 궁금한 점을 여쭈어보는데, 어르신께서 지금의 정치상황이 궁금하신지 2022년3월9일에 있을 대통령선거의 풍향에 대해 이런저런 사건들과 보은 군수선거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물어 보신다. 아마도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보니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셨나 보다. 말없이 미소만 짓고 있는 필자의 생각이 많이 궁금하신가 보다. 자꾸 재촉을 하신다. 아마도 요즘 사람들의 화두는 대선과 지방선거에 있는 듯하다. 
"그런데 어쩌랴" 필자는 마을을 방문하고 마을 소개 글을 쓸 때는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활동한다. 
정치적인 이야기와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군정에 대한 호불호를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삶고 있다. 철저히 마을 내력과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기록과 주민들의 이야기만 수집한다. 그래도 가끔 오늘처럼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본다. 시골의 작은 마을에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요즘 날씨가 많이 춥지요? 예전에 이곳에서는 농사를 어떻게 지으셨나요?" 하고 필자가 화제를 돌리니 노인회장님께서 이상영 어르신이 농사를 많이 지으셨고 마을의 내력을 잘 알고 계시니 한 말씀 해주시라고 거들어 주신다. "내가 예전에 농사를 약2천평 지었는데, 수확은 지금의 반도 못했어요." "아~그러셨군요. 왜 그리 수확이 없었지요?"하고 필자가 궁금한 듯 여쭈어 보니 "지금은 수로가 잘 되어 있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수로라는 게 없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위에 있는 논을 통해 아래 논에 물을 대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위 논도 물이 넉넉하지 않았고 때로는 거름을 하면 거름기가 빠진다고 물고를 터주지 않았답니다. 그런 일이 다반사였지요. 그러다 보면 아래 논은 농사를 포기하는 일이 많았답니다. 옛날에는 다들 그렇게 힘들었어요. 지금은 그런 일도 없고 참 좋은 세상이 되었지요. 그리고 우리 동내는 몇 가구 살지 않지만 다들 걱정 없이 살고 있답니다. 정말 좋은 세상이 되었어요. 딱하나 걱정이 있다면 살만하니 어느덧 나이가 많이 먹었다는 겁니다."하시면서 허허허 웃으신다.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이 뻗어 내려온 오정산(烏頂山)줄기 아늑한 길지(吉地)에 정답게 자리 잡은 부자마을
어르신들과 즐거운 대화를 끝내고 회관을 나와 마을입구에 있는 유래비를 살펴보는데, 우리 월송2리 마을은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영봉(靈峯) 천왕봉(天王峯)에서 내려온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의 한 줄기가 고을 동쪽에서 내려오다 다시 남쪽으로 달리면서 보은팔정(報恩八頂)의 하나인 오정산(烏頂山)줄기 아늑한 길지(吉地)에 정답게 자리 잡은 마을이다. 
월 곶(串)은 바다로 뻗어나간 좁은 육지를 말하니 고을 관아에서 우리 마을을 바라보면 한줄기 냇물이 용천이 되어 흐르고, 주위 넓은 상들은 바다를 연상케 하는데, 한 자락 산줄기가 서쪽으로 달려가니 곶이요. 밤이면 밝은 달이 오르니 (달곶), (월곶)이라 한 것이 변하여 월고지가 된 마을이름이다. 연산군시절 익산군수 가평인 이철영 공이 이곳으로 입주한 것이 마을의 시작으로 보은현 사각면에 속하였으나 행정구역 개편 당시 이웃마을 龍舟里(배다리) 와 龍川里(용천리) 그리고 고승리 일부를 통합해 마을의 한문 표기인 월송리(月松里)보은면에 편입되었으니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마을이다. 연꽃을 심어 풍취를 갖추었던 연못은 1930년대 축조 되어 앞들의 젖줄이 되고 오정의 정기는 피난처라 소문 되어 국난이 있을 때 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을이 융성하게 되었다. 우리 마을은 예부터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정신이 높아 마을사람들끼리 어려움을 극복하는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정신이 많은 마을이다. 라고 쓰여 있다. 

#국난이 있을 때마다 피난처가 되었던 아늑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최근 귀농·귀촌인 들에게 인기가 많은 마을.
마을 소개를 받고 나오는데, 잘 정비된 수로와 깨끗하게 포장된 마을길은 마을의 융성을 말해 주는 듯하다. 
"예전에 소 구르마(수레)를 끌고 장에 한번 가려면 고생이 이만저만 하지 않았어요. 길은 좁지 도랑에 다리가 없어 전복되기도 많이 했답니다. 하루는 방아를 찧으려고 나락(벼)을 싣고 가다 도랑에 빠져 벼 가마니를 물에 빠트린 적이 있었는데, 물에 젖은 나락을 주어 담아서 다시 말리기도 했답니다. 그 당시는 건조기가 없었던 시절이라 순전히 햇빛에 말려야 하니 얼마나 힘 들었는지 몰라요." 
마을을 나오는 길에 작은 수로를 보니 조금 전 이상영 어르신의 말씀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자동차로 쉽게 건널 수 있는 작은 수로지만 소가 이끄는 수레로 물길을 건너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상들 가운데 차를 멈추고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 여기저기 놓여있는 공룡알(원형곤포사일리지)을 보니 농사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서는데, 짧은 겨울해가 태봉산을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양화용(보은향토문화연구회)시민기자

월송2리 마을유래비. 
월송2리 정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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