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에서 산업단지로 바뀐 아산 탕정지역을 가다
■포도밭에서 산업단지로 바뀐 아산 탕정지역을 가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11.18 09:54
  • 호수 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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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스플레이 단지 조성 초등학교 2개로 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2개 신설
한화 입주한 내북면 초등학교 20명, 50세대 사원아파트 있지만 빈집 수두룩
탕정면 행정복지센터(가운데) 뒤로 보이는 것이 39층의 초고층 아파트 4천세대인 삼성트라팰리스아파트이다. 5년 임대후 분양조건으로 조성된 아파트에는 분양받은 임직원을 비롯한 일반인들이 입주해서 살고 있다.<br>
탕정면 행정복지센터(가운데) 뒤로 보이는 것이 39층의 초고층 아파트 4천세대인 삼성트라팰리스아파트이다. 5년 임대후 분양조건으로 조성된 아파트에는 분양받은 임직원을 비롯한 일반인들이 입주해서 살고 있다.

최근 한화 구미공장의 보은이전이 확정됐다.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한화가 지역에 기여한 게 뭐가 있느냐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고 또 이번 구미공장의 이전이 보은이 쇠퇴지역에서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잘 구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12일 내북면 주민들이 한화보은사업장이 마련한 구미공장 보은이전과 관련한 설명회에서 불안감을 안고 산다, 소음피해 크다, 출퇴근 시간 꼬리무는 차량행렬 등 한화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또한 사원아파트내 직원들의 거주로 마을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주민 기대와 달리 빈집이 많다며 지역기여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컸다.
1987년 내북면 염둔리에 들어온 한화 보은사업장. 한화그룹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어서 계열사인 한화가 보은에 들어오면 지역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것으로 주민들은 체감한 것이다.
이에 기자는 지난 11월 14일 삼성 디스플레이 단지가 조성된 후 지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산시 탕정면을 찾았다.
보은은 화약이 주축인 단일 기업체가 입주한 것과 달리 아산시 탕정면엔 삼성전자, 삼성코닝 등 삼성그룹내 기업업체들이 함께 입주하면서 삼성 단지가 형성돼 탕정면지역 산업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비교 불가다. 그것부터가 큰 차이가 있음을 밝힌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마침 일요일이어서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놀고 있고 이들에게서 시선을 때지 않는 부모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또 바로 인근 지중해 마을에서는 상가번영회가 주관하는 위드코로나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북적되지는 않았다. 
아산시 탕정면은 캠벨 포도주산지로 면내에만 21개 작목반이 있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삼성은 2004년 포도밭이었던 탐정면 갈산·명암·용두리 일대에 30조원을 쏟아부어 1, 2단지 총140만평 규모에 삼성전자 액상표시장치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단지를 조성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삼성 디스플레이 사업장이 가동되면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고 상전벽해를 이룬 가장 대표적인 곳이 됐다.
삼성전자 등 기업체가 들어서면서 직접 고용 2만명을 포함해 간접고용 등 6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인구가 유입되고 지역경제에 훈풍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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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층의 사원아파트 4천세대 건립
탕정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직원들의 탕정거주 유도를 위해 삼성이 특히 공을 들인 것은 주거와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이중 직주근접 기반 마련을 위해 탕정면 내에 39층의 초고층의 삼성트라팰리스 아파트 4천세대를 지었다. 5년임대 후 분양조건으로 임직원들이 살게 했다. 주변에는 협력사들이 입주하는 아파트도 대거 들어서 도시가 형성됐다.
탕정 지역 인구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탕정면은 단숨에 2만명이 넘었다. 탕정면민 중 두명 중 한명이 삼성가족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삼성 직원들이 탕정지역에 살면서 학생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원래 이곳에는 탕정의 유일한 학교였던 탕정초등학교가 있었는데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까지 거론됐었다. 그러던 것이 2003년 삼성단지 조성이후 전교생이 1천300여명으로 늘었다. 또 그동안은 탕정면내에 중학교가 없어 탕정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타 지역의 중학교로 진학할 정도로 불편했다. 아산시와 충남도교육청은 2009년 탕정면에 탕정중학교를 개교했고 2008년엔 충남외고도 신설됐다.
삼성도 임직원들의 탕정지역에 정착을 촉진하기 위해 교육여건 개선에 나섰다. 먼저 나선 것이 유치원 확보. 2012년 3월 한 유치원을 인수해 삼성 샛별유치원으로 개원, 원어민 교사가 지도하는 영어회화 수업을 했다. 또 2014년엔 자립형 사립학교인 삼성고등학교도 신설했다. 직주근접, 학주근접의 조건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 간 것이다.
공단 조성으로 그 곳을 떠나야 하는 원주민들을 위해 삼성은 이들이 탕정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삼성트라팰리스단지 건너편에 이주자 주택지도 조성했다.
부지는 원가로 분양하고 2천50만원씩 건축비도 지원해 이주를 도왔다. 1층은 상점, 2층은 원룸, 3층은 자가주택 식으로 구성됐다.
이중 66가구는 산토리니·프로방스 같은 유럽풍 건축양식을 본뜬 3층 건물이 들어선 일명 지중해 마을로 조성했다. 블루스타일몰로 관광단지화한 지중해 마을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발전했다.
탕정면복지관 건립을 위한 토지 기부채납부터 건립기금 40억원 등 47억원을 지원하며 초창기 지역과 함께하는 기업상을 구현했다.

#삼성 입주후 탕정은 상전벽해 아닌 탕정벽해
아산시 인구 통계에 따르면 1999년 탕정면의 인구는 6천656명이었으나 2021년 10월말 현재 외국인을 제외하더라도 2만4천500여명으로 늘었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주민등록 미등록 거주자까지 포함하면 5만5천여명의 주민이 살고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 트라팰리스단지 인근에는 2천500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또 조성돼 아파트 건축이 한창이다. 인구증가 대기요인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탕정면 명암1리에 살았다가 삼성 입주로 현재 지중해 마을에 살고 있다는 원주민 서모씨(81)에 따르면 탕정은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현재도 2개의 초등학교가 있는데 현재 조성 중인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신규 초등학교 건립 수요가 또 창출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이 탕정에 들어선 후 아산시는 시 승격 조건인 인구 10만명을 겨우 넘어서 시 승격이 됐는데 삼성 입주 20년이 채 안돼 상주인구 35만명의 도시로 성장했다.
아산시의 정주여건과 산업단지 조성으로 일자리가 확충되면서 대기업 취업을 겨냥한 20~30대 젊은 층의 인구유입이 계속돼 아산시는 평균연령이 38.2세로 전국 평균 41.2세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삼성의 입주는 탕정의 변화는 물론 아산시 지방세수 확충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아산시의 지방세수는 모두 5천125억원인데 이중 삼성 계열사 납부액이 7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삼성은 2025년까지 2단지에 또 13조1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밝힌 바 있다.
기업이 들어서고 상가가 형성되고 대형 주거단지 조성되는 등 도시기반이 확충되면서 시골면지역이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탕정면 명암리에서 만난 주민 문모씨(63, 여)는 10년 전 일산에서 삼성에 다니는 딸 가족 곁으로 왔다고 했다. 문씨는 "삼성사원아파트인 트라팰리스가 5년 임대 후 분양하는 조건인데 딸 가족이 처음 이사왔을 때는 도시 구획은 돼 있었지만 삼성 트라팰리스만 있고 비포장도로인데다 버스도 없고 허허벌판이었고 아산에서 택시를 탄 후 트라팰리스 가자고 하면 잘 몰랐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문씨는 그러면서 "아파트 입주가 다 돼고 주변에 아파트들이 계속 들어차고 상가가 들어서고 도로도 포장되고 도시다운 도시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은 인구도 늘고 도시 기반도 잘돼 있고 교통도 편리하고 탕정지역이 살기 좋은 곳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이 시골이었던 아산 탕정면은 2004년 삼성전자(현 삼성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이 가동되면서 대반전을 맞았다. 정체됐던 지역 소득이 늘어났고 지역 재정과 인구가 풍부해졌다.
인구와 재정자립도가 껑충 뛰어 1인당 지역 내 총생산 울산광역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한다. 탕정면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은 "삼성 때문에 지역에 활력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보은에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주식회사 한화가 입주했다. 한화그룹은 매출 규모로 볼 때 재계 8위라고 한다. 옛 기업명인 한국화약이 보은군 내북면 염둔리 일대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들어선 것은 1987년. 3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여수공장, 인천공장이 보은으로 이전했다. 다른곳에 있었던 공장들의 보은이전이 거론될 때마다 보은지역 발전에서의 한화의 기여도에 대한 평가를 해왔다. 군민들의 만족도를 얼마나 채웠을까? 아마도 그리 높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 구미공장이 보은사업장 이전하게 된다. 
한화가 어떤 지역상생내용을 담고 있는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단지를 탕정에 조성한 삼성전자와 매출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한화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보은군에 따르면 대기업 한화의 계열사인 한화가 보은군에 내는 지방세는 건물분과 토지분으로 3억1천900만원, 법인소득세분 7억3천700만원 등 올해 10월말 현재 기준으로 볼 때 17억3천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관 등에서 하는 지역사회 공헌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850여명에 달하는 공장 임직원들이 8, 90% 이상이 청주 등 타지역에서 출퇴근 하고 창리에 조성한 사원아파트 50가구 중 50%가 채 안되는 입주 실적, 회사 구내식당에 들어가는 농산물 구매실적 저조 등 주민들 기대치에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4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제나 저제나 지역에 기여를 할 것이라 기대했던 주민들은 인내의 임계에 다다른 것 같다. 그것이 지난 11월 12일 주민 설명회에서 봇물이 터졌다. 그럼에도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며 앞으로의 모습에 기대를 걸었다. 한화가 던질 주사위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삼성은 산업단지 조성에 수용된 원주민들이 지역에서 살 수 있도록 원주민들의 거주할 수 있는 이주주주택단지를 만들었다. 이름하여 지중해마을. 3층 규모 주거와 상업이 가능한 건물로 지어졌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도 알려져있다.
아산시 탕정지구의 삼성 디스플레이단지는 포도과수원에 조성됐다. 단지가 조성된 초창기의 모습이다. 포도과수원에서 멀리 삼성 트라팰리스 아파트가 보인다.
산업단지와 주거단지 등을 조성하기 위해 탕정면내 많은 농가와 농지가 수용됐다. 단지 조성을 위해 보상받은 허물어진 농가주택과 뒤로 삼성 트파팰리스 아파트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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