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우리동네 문화유산...보은읍 산성리 물벙
(29)우리동네 문화유산...보은읍 산성리 물벙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10.29 12:51
  • 호수 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물벙이 사라진다
보은읍 산성2리 잣미 마을에 있는 물벙이다. 노고산성에서 군사들과 말에게 생명수를 공급하여 주던 역사적인 유물이다.
보은읍 산성2리 잣미 마을에 있는 물벙이다. 노고산성에서 군사들과 말에게 생명수를 공급하여 주던 역사적인 유물이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집을 짓거나 도시를 만들 때는 먼저 생명을 유지하는데 잠시도 없어서는 안 되는 물을 찾았다. 성(城)을 쌓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무리 무기가 좋고 강한 군대라 할지라도 성안에 물이 없으면 성을 지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은에 아직도 남아 있는 삼년산성과 노고산성도 역시 성안에 우물이 있었다. 삼년산성은 흔적이 지워졌으나, 노고산성에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잊혀진'물벙'이라는 우물(연못)이 있다. 약 1,500년 전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물벙'은 노고산성에서 군사들과 말에게 생명수를 공급하여 주던 역사적인 우물이다. 우리 동네 문화유산'에서는 이번 주 보은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우물'물벙'을 주제로 하고 노고산성이 있는 보은읍 산성2리 잣미 마을을 찾았다.
잣미는 잣미산 아래 있는 마을로 보청천을 앞에 두고 허리에 드넓은 오장 뜰을 끼고 있는 마을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구이목리, 잣미, 송정리를 합해 산성리로 하여 내북면에 편입되었다가 1987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산성 2리로 하여 보은읍에 편입된 마을이다. 서기 470년에 만들어진 삼년산성으로부터 동안이 뜰을 사이에 두고 약4KM 떨어져 있는 노고산성은 삼년산성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성(古城)이다. 함림산성, 백봉산성, 성재산성, 잣미산성, 성산성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려 지던 이 산성은 보청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문암산성(대바우)과 함께 청주방향과 구티방향을 감시하고, 내북면 서지리에서 구이목(산성1리)으로 통하는 질마재 고개와 중초리로 통하는 제비티를 통제하여 삼년산성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요새중의 요새였다. 약1,500년 전 성을 쌓을 때 같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물벙'은 말안장처럼 생긴 둘레 790m의 석축(石築)산성 안 해발 390m 높이에 위치하고 있다. 산성 안에는 몇 개의 우물이 더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다. 명주실 한 타래를 다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고, 끝은 대바우의 보청천에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인근 마을에 전해지는 이 우물은 가뭄이 극심하게 들면 구이목리와 잣미 주민들이 제수를 지게에 지고 올라가 기우제를 지내기도 한 신앙이 깃든 우물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방치된 상태로 학술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물벙'은 잣미마을 청년들에 의하여 실태가 파악이 되었다. 직접 물을 퍼내고 바닥을 확인하신 임준철(98) 어르신은'1960년대 중반에 마을 청년들이 우물의 깊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양동이로 며칠간 물을 품어내어 바닥에 닿았는데 전해오는 이야기와는 다르게 샘의 깊이는 깊지 않았어요. 물벙의 넓이는 약1미터의 석축을 쌓은 윗부분 직경은 약10m 가 되었으나, 넉자(1.2m) 아래로 내려가면서 둘레에 약60cm의 턱을 두면서 2단으로 좁아져 맨 바닥은 7m, 깊이는 12자(3.6m) 정도로 바닥에는 구들장과 조약돌을 깔았고 샘의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굵기 20cm에 길이 200cm 정도의 사각 기둥으로 틀을 짜서 받치고 있었고, 벽에는 황토와 얇은 돌을 붙여 물이 새 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어 성안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 저장했던 우물이었지요.'하신다. 최근에 올라가 바라 본'물벙'은 생명이 다 한 모습이다. 외롭게 버텨온 이 문화유산이 이제 곧 흔적 없이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도 아쉽고, 말끔히 복원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공주 공산성의 연지(蓮池)가 떠오른다.
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