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돌봄시간을 케어하는 '케어가든'
아이들의 돌봄시간을 케어하는 '케어가든'
  • 심우리
  • 승인 2021.10.21 09:33
  • 호수 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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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면 케어가든 박정혜씨
방과후 케어가든에 모인 아이들이 간식으로 월남쌈을 먹고 있다.

박정혜(46)씨가 처음 보은으로의 귀촌을 결심한 것은 자녀의 교육문제 때문이었다. 귀촌 전 서울에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공부시켰던 박정혜씨는 아이들의 학업과 관련해 신경써야할 것이 너무 많아 지치기도 했고 아이들 역시 공부에 치여 사는 것을 너무 힘들어했다. 그러다 우연히 방문하게 된 보은의 수정초등학교를 보고 서울과 달리 아이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을 수정초등학교로 진학시키기로 결심, 지난 2018년 보은으로 귀촌해 자녀들을 수정초등학교에 진학시키는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워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아이들 역시 시골 작은학교에서의 생활을 무척 좋아했다. 아이들의 수가 적다보니 서로 친해지기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고, 학교의 선생님들도 학생들 한명한명에게 신경써줄 수 있으니 서울학교와 너무 다른 분위기에 오히려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박정혜씨의 눈에 밟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아이들이 추운날에도 더운날에도 방과 후에 갈 곳 없이 운동장에서 논다는 것이었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박정혜씨는 자신의 가정집에 아이들을 불러 간식을 챙겨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머물며 놀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지난 2020년부터 보은행복교육지구에서 추진하는 마을방과후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방과후 갈 곳 없는 수정초등학교의 아이들을 위한 돌봄교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020년 처음 마을방과후를 시작한 케어가든은 박정혜씨의 가정집에서 시작한 만큼 눈에 띄는 활동이 아닌 아이들과 학교에서의 일을 나누거나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아이들과의 신뢰를 쌓고 관계를 맺는 형태로 돌봄교실을 운영했다. 그러던 중 이젠 아이들에게 단순히 먹거리와 방과후 머물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 올해부터는 일주일에 2번, 한 시간씩 아이들의 인격성장의 기본을 알려주고, 돌봄시간이 끝난 후에는 아이들의 출출함도 해결할 겸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와 관련된 감성이나 상상 등을 식재료로 표현해 풀어내보는 푸드테라피를 접목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점점 자라나는 아이들과 다르게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도 한계가 있었다. 박정혜씨 또한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러던 중 박정혜씨의 가정집 뒤에 빈 집을 발견, 해당 건물을 매수해 단순히 아이들의 방과후 돌봄공간이 아닌 책도 읽고 춤을 추는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박정혜씨는 "미래에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것은 결국엔 보은군에 거주하고 있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배우고 자랄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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