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시간여행마을? 우국이세촌?
50년대 시간여행마을? 우국이세촌?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10.14 09:54
  • 호수 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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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티 지방정원 사업 놓고 주민들 곱지 않은 시선
보은군, "전통정원조성으로 관광객 체류에 기여할 것" 전망
발티재에서 솔향공원쪽에 조성하고 있는 지방공원 공사현장이다.

보은군이 말티재를 중심으로 휴양·관광 및 산림레포츠사업을 위한 예산을 집중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지방정원(50년대시간여행마을)'을 조성하는 60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또 말티재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말티재 주변으로 속리산숲체험휴양마을을 비롯해 말티재 생태축 복원 및 관문 조성, 꼬부랑길, 짚 라인, 모노레일, 스카이트레인, 스카이바이크 시설 설치에 수백억원을 투입했는데 또 60억원을 투입하느냐, 언제까지 말티재 주변에 예산을 쏟아부을 거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아이들이 뛰어놀 공립 어린이놀이터하나 없는 읍내 사정으로 보면 말티재 중심으로 집중투자하고 있는 보은군에 대해 주민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제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보은군이 그동안 말티재 주변에 쏟아부은 예산은 더욱 확연하다. △말티지방정원 60억원을 비롯해 △숲체험휴양마을 200억원 △휴양마을 야외물놀이장 12억원 △솔향공원 스카이트레일 10억원 △모노레일 88억원 △집라인 27억원 △속리산 전천후 훈련장 15억원 △말티재 생태축복원 및 관문 58억원 △말티재 꼬부랑길 17억8천만원 △말티재 전망대 7억원 △자생식물원 29억9천500만원 △스카이바이크 16억원 △솔향공원 38억원 △둘리공원 18억원 등이다.
이중 주민들이 지적하는 '지방정원(50년대시간여행마을)'사업은 산림청의 사업명으로는 말티지방정원, 보은군은 50년대 시간여행마을으로 추진하고 지금은 우국이세촌이란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3개의 이름이 혼용되고 있는 지방정원은 말티재 정상에서 갈목리 방향의 오른쪽 계곡부인 속리산면 갈목리 산 18-1번지 일원 10㏊규모다. 속리산휴양사업소에 따르면 말티재 정상에서 갈목리 방향으로 주차장→꼬부랑길 일명 목탁봉→솔향공원→말티재 정상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권역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예산은 지특회계(국비) 7억5천만원외에 도비 28억5천만원과 군비도 24억원 등 60억원이다.
지방정원(50년대시간여행마을)을 조성하는 목적은 속리산 말티재 산림자원과 생활문화자원을 활용해 속리산의 50년대 옛 농산촌 마을을 주제로 산림정원 및 휴양·문화·체험 공간이 있는 지방정원을 조성해 속리산을 수학여행 1번지 육성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보은군은 지난 2020년 3월 보은군의회로부터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을 얻었다.
이에따라 말티촌 주막 외에 숙박기능을 할 수 있는 초가집 2채와 너와집 2채 등이 건립됐다. 앞으로 주변에 암석원과 철쭉원, 진달래원, 야생초화원 등 야외 정원을 조성하고 말티재 정상에서부터 솔향공원까지 이어지는 말티정원길을 조성하게 된다.
지방정원 조성 사업은 산림청이 산림 휴양 녹색공간 조성을 위해 2016년부터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는데 보은군의 지방정원(50년대시간여행마을) 사업은 다른 지자체의 지방정원사업과 크게 다르다.
경기도 지방정원 1호인 경기 양평 세미원, 경남 거창 창포원, 강원도 영월 연당원, 전북 정읍 구절초 테마공원, 전남 담양 죽녹원 등 등록된 지방정원 및 조성 중인 27개소의 상황과는 크게 다르다.

강원도 영월의 지방정원- 연당원의 전경이다.

강원도 영월군 연당원의 경우 2015년 12월 산림청 정원조성분야 공모사업에 선정돼 분재·야생화정원과 목련정원, 어울림마당, 향수원, 테마예술정원, 꽃바람정원, 연꽃정원, 초화원, 수림원으로 총 9개소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초화원엔 29종의 꽃 20만본이 식재되어 있으며 테마예술정원에는 지역 작가들의 공예 작품이, 전통정원으로 조성한 향수원에는 담배곳간과 섶다리 등의 조형물이 설치돼 주민과 관광객에게 영월만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 영월의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정원 외에도 유리온실 카페, 가드닝체험장 등의 편의시설이 설치돼 영월군은 연당원 운영을 시작으로 꽃차 산업, 정원 아이템 소개 및 판매와 같은 정원산업을 육성해 영월을 정원도시로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방정원 세미원 전경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방정원 세미원 전경이다.

양평의 세미원이나 이미 국가정원으로 등록된 순천만이나 울산 태화강과도 크게 다른 보은군의 지방정원사업은 산림 레포츠 기능이 강해 독립적인 개념을 형성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또 왜 자꾸 산림을 훼손시키느냐는 주민들의 비판도 벗어나기 어렵다.
사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본 기자도 황토집같은 주택이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사업을 하는지 문의하는 주민이 많아 뒤늦게 알았을 정도다.
결국 지방정원 50년대시간여행마을 사업은 군수와 부군수, 또는 산업경제국장, 담당 부서 공무원들과 예산을 승인해준 군의원, 그리고 마을 주민 몇 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군 행정을 공개해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행정의 노력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에대해 속리산휴양사업소 강재구 소장은 "속리산 말티재를 중심으로 한 산림 치유, 힐링을 주제로 한 2천7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는 당초 산림청에서 설계 용역까지 시행하다 이후 예산이 대폭 감액돼 원래 구상한 대로 사업을 추진을 못하는 것이고 원래대로 했다면 국립 숲체원과 같은 당초대로 치유 목적의 힐링공간이 조성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강 소장은 그러면서 "지방정원은 대형프로젝트에 들어가 있는 하나의 테마인데 이는 보은군이 추진하는 산림휴양사업을 통해 관광객들이 보은에 머물면서 관광시설을 이용하고 또 다양한 시설을 이용함에 따라 체류시간을 늘려 지역 상가이용을 늘리고 숙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정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조성 중인 사업장만 보고 주민들이 얘기를 할 수 있으나 완공하고 나면 달리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말티 지방정원은 전통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사업장내 건축물도 50년대 풍으로 지은 것이고 농촌 문화를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정자목 쉼터, 돌탑, 솟대, 우물, 장독대, 돌절구, 디딜방아, 돌담, 싸리담, 흙담 등을 조성해 쉽게 보지 못하는 과거의 마을모습으로 조성하게 된다"며 "대기 시간 등으로 레포츠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시간에 지방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하고 "완공이 되면 50년대 시간여행마을이 주변경관과 어우러져 제대로 테마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창군 창포원 지방정원의 전경이다
거창군 창포원 지방정원의 전경이다
전북 정읍시 정읍구절초 지방정원의 모습이다.
전북 정읍시 정읍구절초 지방정원의 모습이다.
전북 정읍시 정읍구절초 지방정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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