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수한면 차정리 새마을 보일러
(26) 수한면 차정리 새마을 보일러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10.14 09:41
  • 호수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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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명과 푸른 산을 만들어준 새마을보일러
연탄가스 중독으로부터 생명을 지켜준 새마을 보일러의 모습이다. 방바닥 위에 파이프를 깔아 보일러에서 데운 물을 순환시켜 방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방식의 보일러로 연탄불을 갈아주는 성가심도 연료비 걱정도 없게 만들어줬다.
연탄가스 중독으로부터 생명을 지켜준 새마을 보일러의 모습이다. 방바닥 위에 파이프를 깔아 보일러에서 데운 물을 순환시켜 방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방식의 보일러로 연탄불을 갈아주는 성가심도 연료비 걱정도 없게 만들어줬다.

문고리에 손가락이 쩍쩍 달라붙는 긴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우리는 1960년대 중반까지도 대부분의 주택에서 아궁이에 볏짚이나 땔나무를 태우면서 견디어 오다가, 도시부터 차츰 석탄가루로 만든 구공탄(九孔炭)에 의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구공탄은 타면서 맹독성인 일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여 갈라진 방바닥이나 문틈으로 새어 들어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 갔다. 이런 연탄가스 중독으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지켜준 것이'새마을 보일러(연탄보일러)'이다. 이번 주 우리 동네 문화유산에서는'새마을보일러'를 주제로 하고 수한면 차정리를 찾았다. 차정리는 옛날에 회인군 동면지역에 있던 마을로, 수리티 고개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 해 수리 티, 차령, 차정으로 불리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후율리를 병합하여 차정리라 하고 회북면에 편입되었다가, 1946년에 수한면에 편입된 마을이다. 
먼 옛날부터 사용하던 우리의 온돌문화는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는 난방법이지만 구들과 연결된 아궁이에 나무나 풀을 태워 방안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라, 가축의 먹이나 퇴비로 사용해야할 풀과 볏짚이 모두 연기로 사라졌고, 인근 야산들은 몇 잎 남아있는 낙엽마저 빗자루로 쓸어 담아 가서 마치 깨끗한 운동장처럼 변해 장마철이면 매년 큰 수해를 입었다. 그런 와중에 1961년 출범한 제3공화국부터 시작된 산업화는 급격한 도시화가 촉진되어 아파트가 등장했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아파트는 물론 일반주택까지도 가장 중대한 문제는 시멘트 주택에서 긴긴 겨울을 버티고 나갈 난방 문제였다. 그 시절 태어난 것이 석탄가루에 석회와 물을 섞어 찍어낸 구멍이 19개인 구공탄(연탄)이었다.
1988년에는 주택의 78%가 구공탄을 주 연료로 사용할 정도로 늘어나 강원도의 첩첩산중 마을이 시로 승격하기도 하였으나. 구공탄을 사용하면서부터 일어난 큰 문제가 연탄가스 중독이었다. 자고나면 이집 저집에서 틈새로 들어온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전 가족이 생명을 잃거나 바보가 되었다. 1982년 신문기사에 의하면, 그동안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이 6만여 명에 후유증을 앓는 사람이 294만명이라고 했으니,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얼마나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었는지 대통령까지 나서서 카이스트의 배순훈 교수에게 '왜 연탄사고로 죽었는가를 조사하지 말고, 안 죽는 방법을 찾아 달라'고 주문해 탄생한 것이 바로'새마을보일러'이다. 
연탄보일러인데 당시 새마을운동 열풍이 불던 시대라 새마을보일러로 부른 모양이다. 구들장 밑으로 연탄불의 열기를 보내지 않고, 방바닥 위에 파이프를 깔아 보일러에서 데운 물을 순환시켜 방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방식이다. 아주 간단한 방식이지만 당시로서는 신화 같은 이야기이다. 지금까지도 새마을보일러를 사용하고 계시는 차정리 김정숙(56)님은 "30년 전 시집으로 들어올 때부터 사용하는 보일러인데 자다가도 이따 끔 일어나 연탄불을 갈아주는 성가심은 있어도 연료비 걱정 안하고 너무 따뜻하고 좋아요"하신다. 
아궁이가 새마을보일러로 바뀌면서 전국의 운동장 같던 산은 푸른 옷을 입고, 빗물을 간직하였다가 우리에게 수돗물을 만들어 주고, 산소를 만들어 우리가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새마을보일러'는 가스보일러, 기름보일러로 승화하여 전국의 모든 주택과 아파트를 안락하고 편한 보금자리로 만들고 있는 잊지 못할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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