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보은 노티, 상큼한 사과 향을 품은 사람들이 사는 아름다운 마을
(19)보은 노티, 상큼한 사과 향을 품은 사람들이 사는 아름다운 마을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9.09 11:55
  • 호수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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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간다. 들판은 어느덧 고개 숙인 벼이삭으로 가을이 깊어 감을 알리고 있다. 이번주는 넘다가 늙는다는 전설이 있는 노티고개 아래, 살포시 자리 잡고 있는 노티리를 소개한다.
사실 노티리는 보은의 대표농산물 대추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을이다. 왜냐하면 대추 말이라는 동네가 있을 정도로 옛 부터 보은대추를 많이 재배 했던 마을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노티는 대추 말(대추마을의 순수우리말로 저수지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딴퉁메(새롭게 형성된 다른 동네의 순수 우리말로 노티 남쪽에 자리하고 있다) 3개의 마을을 통합해 오늘의 노티리가 되었다. 노티리는 보은군이 대추사업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대추 농사를 했던 마을이지만 지금은 사과로 높은 농업소득을 올리던 마을이다. 현재도 마을 대부분이 사과를 생산하고 있으며, 노티 사과는 오래전부터 대전 청주등 대도시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노티는 지형 상 과일생산의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남북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골짜기는 풍부한 햇빛을 받아 색이 아름답고 밤낮의 기온 차가 많아 당도가 높으며,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오는 맑고 깨끗한 물은 사과나무의 생육발달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기에 당도와 향이 깊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90세가 넘는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는 장수 마을
노티고개는 보은에서 청주 가는 길 중 가장 쉬운 길이 노티고개 넘어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보은은 동서남북 사방팔방이 높은 산과 계곡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노티고개는 평지 형 고개라고 해도 무난할 정도로 낮고 완만하기 때문이다. 
노티는 장수마을로 유명하다. 그것은 노티가 가지고 있는 지형을 보면 장수마을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천혜의 자연조건과 깨끗하고 조용한 환경, 맑은 물은 사람들을 순수하게 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수명을 연장하는 자연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을 만나기 위해 마을회관을 찾아가니 어르신들 몇 분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마을 소개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필자소개를 하고 어르신들에게 마을 내력을 말씀해 달라고 하니, 유옥순(85) 어르신께서 밝은 얼굴로 "우리 마을은 장수 마을입니다" 하신다. "아! 그런가요?" 하며 어르신들 옆으로 다가 앉아 "왜 장수마을이지요?" 하고 되 물으니 "우리 마을은 백수를 누리고 있는 어르신이 계시고 함께 이야기를 하시는 이정수 어르신도 90세" 라고 하신다. 
필자가 이정수어르신께 인사를 드리니 "어서 오세요" 하며 반갑게 맞아 주신다. 이정수 어르신의 목소리가 힘이 넘치시고 젊은이들 유옥순(85)어르신, 최기화(74)어르신과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이 졸수라는 연세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사과 밭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전원생활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음악과 과일이 풍부한 마을 
우리 마을은 오래전부터 청주나 이원 장을 다닐 때 노티고개를 넘나 들렀답니다. 
마을 소개를 해주시는 윤성용 이장님의 어머니이신 유옥순 어르신은 85세라는 연세에도 70대의 여느 어르신들 못지않은 건강함을 보여 주고 계셨다. 
"60년 넘게 이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그때는 모두 어렵게 살았지요. 하지만 우리 동네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순해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마을사람들 모두 합심해서 해결하며 살았어요. 그게 우리 마을의 자랑이지요. 지금도 우리 마을은 휴양마을이라 그런지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답니다. 사람살기는 아주 좋은 마을이지요. 현재도 대추말, 딴퉁메를 합치면 100여 가구 가까이 살고 있는 데, 시골 마을 치고는 꽤 큰 마을이라고 하더라구요. 요즘 시골마을치고 100가구 되는 곳은 그리 많지 않거든요" 어르신들의 마을 자랑을 듣고 있다 보니 문득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노티를 물색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는 생각을 했다. 노티의 아름다움과 깨끗한 공기, 맑은 물은 인생2막을 풍요롭게 보내기 딱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과 향 가득한 노티는 숲속 사람들이 오순도순 자신들의 꿈을 키워가는 동화 속 전원마을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디선가 향긋한 사과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과히 사과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과향이 나는 쪽으로 걸어가는데,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여름사과를 수확하며 풍요의 기쁨을 누리고 있나 보다. 
요즘은 추석맞이 여름사과를 수확하는 시기이다 보니 시골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릴 정도로 바쁜 계절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떠들썩한 장소로 가는데 아는 지인들이 사과 수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인사도 못하고 대뜸 "사과색깔이 너무 아름답네요" 하니 사과 하나를 따서 필자에게 건네준다. 
힘들게 일해서 어렵게 키운 사과를 대가도 치루지 않고 받기가 미안해서 거절을 하니, 국구 가져가라며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셨어요" 하며 필자의 방문이 궁금한지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노티리 마을 소개 글을 쓰려고 왔습니다. 지금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오는 중인데, 사과가 하도 예뻐서 사진을 찍으려고 왔는데, 여기서 사과 농사를 하시는 줄 몰랐네요. 그래 올해 작황은 어떤가요?" 하며 여쭈어 보니 "올해는 큰 태풍이나 냉해가 없어, 그런대로 평년작은 된다"고 하신다. 

#아름다운 꿈을 꾸며 동화 속 삶을 살아가는 마을 
사과밭에서 지인과 노티리 마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마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문패가 눈에 들어온다. 
동화 같은 삶을 살아가는 노티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이 변하지 않고 후대 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 
마을회관 옆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는 마을 유래비를 살펴보니 노티리는 보은읍 서북쪽에 자리하고 있고, 회인 고을로 가는 지름길목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고개가 하도 높고 길어서 넘다가 늙는다는 전설과 고개 형상이 노승이 바랑(스님들이 지고 다니는 배낭)을 지고 있는 모습이라 노티(老티)고개라 불리 우고 그 밑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노티리라 불렀다는 내용과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산비탈을 옥토로 만들었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마을 유래비 내용처럼 노티는 산골에 조성되어 있는 마을이다. 보니 논농사 보다는 과수 농사를 주로 하고 있으며, 대부분 사과 과수원을 주업으로 하고 있었다. 
마을 어귀를 나서는데 5~600년은 넘어 보이는 커다란 쌍고목이 필자의 눈을 사로 잡는다. 가을 저녁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고 있는 필자의 눈에 보이는 고목은 마치 먼 옛날 두 연인이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아쉬워하며,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하고 심었음직한 고목은, 수백 년이 흘러 둘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 맺은 것처럼 신비한 모습이었다.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신라 문무왕의 만파식적 대나무처럼 둘이 하나가 되는 나무가 혹시 저 나무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양화용(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노티리 마을의 모습이다. 천혜의 자연조건과 깨끗하고 조용한 전원마을로 사과향이 나는 장수마을로 유명하다.
노티리 마을 유래비. 고개가 하도 높고 길어서 넘다가 늙는다는 전설과 고개 형상이 노승이 바랑을 지고 있는 모습이라 노티(老티)고개라 불리 우고 그 밑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노티리라 불렀다고 한다.
마을 어귀에 5~600년은 넘어 보이는 커다란 쌍고목이 있다. 고목은 수백년이 흘러 둘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 맺은 것처럼 신비한 모습이었다.
노티리 마을 대부분이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노티리 사과는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 나오는 맑고 깨끗한 물과 생육발달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 당도와 향이 깊다.
노티리 마을 대부분이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노티리 사과는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 나오는 맑고 깨끗한 물과 생육발달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 당도와 향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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