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자용박사의 얼이 깃든 멍에목이 수살막이
(20)조자용박사의 얼이 깃든 멍에목이 수살막이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8.19 10:52
  • 호수 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속리산면 삼가2리에 있는 수살막이. 조자용 박사가 석작승과 돌로 된 제단을 만들어 현대적 감각의 산제당을 갖춘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다.
속리산면 삼가2리에 있는 수살막이. 조자용 박사가 석작승과 돌로 된 제단을 만들어 현대적 감각의 산제당을 갖춘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신라 헌강왕이 오악신(五岳神)에게 제사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수살막이 또한 신라시대부터 장승이나 돌탑의 형태로 민간신앙과 결합하여 마을의 수호신으로 내려오고 있어, 우리는 신라시대부터 산신신앙과 수살막이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고 추정된다.
산신신앙은 점차 마을수호를 위한 신앙으로 변모되었다. 마을 뒷산 중턱에 위패나 호랑이를 의인화한 노인상의 산신도를 산제당(山祭堂)에 모셔 마을의 상위신으로 삼고, 수살막이를 하위신으로 삼아 주민들이 산신과 함께 수살막이를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여겼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 휘하인 1970년대 미신타파라는 명목으로 대부분 파괴되어 이제는 산제당이나 수살막이가 찾아보기 어려운 문화유산이 되었다.'우리 동네 문화유산'에서는 이번 주 수살막이를 주제로 하고 독특한 수살막이가 있다는 속리산면 삼가 2리를 찾았다.
삼가리는 보은과 경북 문경으로 통하는 세 갈래 길이 있다 하여 삼가리라 하였는데,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불목리, 가항리, 죽전리를 병합하여 삼가리라 하였고, 1947년 속리산면에 편입된 마을이다. 삼가 2리는 소의 멍에를 닮은 산 아래 있다하여 붙여진 자연마을인 아래멍에목과 대밭 골이 합쳐진 마을이다.
삼가 2리의 동제장(洞際場)인 산제당은 마을 뒷산 중턱에 있었으나 미신타파 운동 때 공무원들이 와서 전부 파괴했고, 현재는 마을의 자랑인 350년 된 물푸레나무 아래 조그만 간이 제단을 만들어 놓았다. 아래멍에목을 들어가는 고개턱에 있는 수살막이는 건축가로 활동하다가 보은에 정착하여 에밀레 박물관을 건립하여 도깨비문화를 발전시키다 2000년도에 작고하신 조자용 박사와 연이 깊다.
전에는 소나무와 작은 돌탑으로 만들어진 초라한 수살막이가 있었는데, 삼가리에서 7대째 거주하는 김진영(83) 어르신과 당시 도화리에 거주하던 조자용 박사와 개인적 친분을 인연으로 1990년대에 다시 만들어졌다.
조자용 박사의 주도로 주위를 정비하고, 의인화한 산신(호랑이) 석장승과 다른 석장승 2구, 돌로 된 제단을 만들어 수살막이지만 현대적 감각의 산제당의 면모를 갖추었다. 김진영 어르신은 "오랜 세월 삼가 2리는 매년 음력 정월에 온 동네 사람들이 협의하여 날짜를 정하고, 제주를 선택하여, 물푸레나무 밑의 간이 산제당과 아래멍에목 수살막이를 동제장(洞際場)으로 하여 성대히 동제를 지내 왔고, 동네도 평안하였지요. 그러나 요즘은 마을에 젊은이들이 없고, 민속신앙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없어져 오래 전부터 온 동네 주민들이 참여하는 동제는 지내지 않고 있어요."라고 하신다.
그래도 삼가2리는 요즘 다행스럽게도 귀농하신 유중덕 새마을 지도자님이 오랜 전통은 계승되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혼자서 동제를 지내며 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래멍에목 수살막이 인근에는 요즈음, 폐교된 삼가분교를 보은군에서 28억원을 투입하여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28면의 야영장을 조성하여 도시민과 출향인들이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농촌을 체험하면서 휴식과 힐링 할 수 있도록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자용 박사의 얼이 깃들어 있는 현대적 감각의 수살막이가 앞으로도 계속 삼가리는 물론 농촌체험관을 찾는 이들에게도 안녕과 풍요를 지켜주고  민속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장소로 남기를 바라는 하는 마음 간절하다.
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