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의 망령인 '문화 쇄군정책(鎖郡政策)' 추진하는 보은군
흥선대원군의 망령인 '문화 쇄군정책(鎖郡政策)' 추진하는 보은군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8.19 10:51
  • 호수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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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인간의 삶과 사유의 방식이고 삶의 질과 직결되는 요소이며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요인이다. 21세기 들어서는 문화가 경제적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 문화는 사회의 변동과 미래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키워드로서 문화콘텐츠가 경제적 고부가가치의 산업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문화는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사회학 문화경제학 등 문화에 대한 연구가 첨단영역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문화콘텐츠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의 감성, 창의력, 상상력을 원천으로 한 문화적 요소가 체화되어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는 문화상품을 말한다. 디지털시대의 문화콘텐츠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인간사회의 모든 영역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케이 팝(K-POP)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의 활약이 대한민국에 끼치는 유형무형의 부가가치와 긍정적 효과는 가히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웃 청주시는 세계최초의 금속활자 직지를 발굴해 지속적인 콘텐츠개발을 통해 청주시를 문화적 품격이 높은 지역으로 이미지를 승화시켰다. 옥천군은 오장환 시인의 스승인 정지용의 향수라는 시의 콘텐츠로 실개천, 질화로, 얼룩배기 황소 등의 감성이 깃든 시적 언어로 옥천을 포도향이 그윽한 농촌전원의 고장으로 이미지를 각인시켜가고 있다.
이처럼 지역의 특화된 문화콘텐츠는 그 지역의 긍정적 이미지를 특화시켜 유형무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보은군이 오장환 문학제 공모를 군수가 위원장을 맡고 시상 범위를 보은군민과 출향인으로 한정하는 조례를 입법예고하면서 언론의 비판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동안 오장환 문학제가 의례적인 연례행사로 형식에 치우쳐서 의미 없는 진부한 행사로 전락한 부분은 인정하고 개선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점에 대해선 보은문화원의 무능함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도 오장환 문학제를 조례까지 제정해 우리들만의 리그로 전락시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보은군수가 보도자료를 통해 "보은인들에 의한 문학제 시도에 동의하지 않는 진의가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독선의 확증 편향적 발언으로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수십억을 투자해 외지인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는 훈민정음 마당의 독선프레임의 참상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고도의 정보화 4차 산업 시대에 구한말 흥선대원군의 망령이 되살아난 보은의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보은군민 어느 누구도 군민들에 의한 오장환 문학제 시도에 반대하는 군민은 없다고 본다.
문제는 자율과 개성이 존중돼야할 예술과 문학의 영역에 군이 중심이 돼 활동 영역을 규제화 하려는 시도는 어불성설이고 졸렬한 퇴행적 탁상행정이며, 상식적 시민사회에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중앙정부가 케이 팝(K-POP) 그룹의 방탄소년단을 대한민국을 위해 오직 국내공연과 활동만 하도록 제한하는 법을 입법화 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는가. 해외 토픽 감으로 세계인들의 비난과 함께 대한민국의 국격은 순식간에 추락할 것이다.
보은군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고 있는 오장환 문학상 운영조례안을 당장 폐기해야한다. 개선책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발전방안을 준비하되 독선적 방안이 아닌 주민의견 수렴과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참고해 발전방향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보은과 오장환 문학과의 매칭 포인트를 어떻게 하여 어떤 콘텐츠를 창안하여 활성화하고 발전시켜 유형문형의 부가가치를 창조하여 지역발전에 활용하느냐 하는 점이다. 즉 문학제의 발전방안은 콘텐츠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어느 역대 지자체장도 천재시인 오장환의 작품을 콘텐츠화 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지금부터라도 군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오장환 문학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 지역발전에 활용하는 대안을 모색해야한다.

김 승 종
보은읍 삼산리, 전 민원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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