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수와 더불어 보존해야할 보호수 표지판
보호수와 더불어 보존해야할 보호수 표지판
  • 심우리
  • 승인 2021.07.29 09:28
  • 호수 6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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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어 버린 보은군의 보호수 표지판, 삭막함까지 느껴져
보호수가 아닌 '군수이름' 새기기
강릉시의 보호수 표시석

보호수란 희귀한 수종이나 오래된 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마을과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보호하는 나무를 말한다. 즉, 보호수는 단순히 나무가 아닌 그 마을, 나아가 그 지역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마을의 주민들과 지자체가 이러한 보호수 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기 마련이다.
보호수로 지정되면 보호수 나무에 관한 간략한 정보가 기재되어있는 보호수 표지판이 함께 설치되기 마련이다. 보호수의 표지판은 보호수의 얼굴이자 역사에 남을 기록서와도 같다. 그렇기에 보호수를 오래도록 보존하는 것 만큼 보호수 표지판 역시 오랜 세월 보존돼 마을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물론 후손들에게도 마을을 대표하는 보호수 나무에 대해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산외면 이식리의 보호수 표지판
산외면 장갑리 보호수 표지판

보은군은 지난 1981년 보호수 지정을 시작으로 2009년 금굴리 소나무 숲 등 총 84개의 나무와 숲을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스테인리스나 철을 이용한 보호수 표지판에는 나무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담았다. 수종, 수령, 수고, 둘레, 소재지, 그리고 보호수 지정일자가 적혀있다. 문제는 이 보호수 표지판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서인지, 아님 부식되거나 녹슬기 좋은 재질이어서 그런 것인지 일부 보호수 표지판은 글씨가 뭉개져 내용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 한 번 세운 후에는 관리하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볼품도 없어 보이는 것이 많았다.

강원도 횡성은 목재로 보호수 표지판을 만글어 세워두었다.

이는 타 지자체의 보호수 표지판과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다. 강원도 횡성군은 보호수 표지판을 목재로 만들어 나무 옆에 세워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용은 보은군의 보호수 표지판과 같이 나무에 관한 간락한 정보만 새겨져 있지만, 목재로 만든 표지판이라서 그런지 외관적으로도 삭막하지 않고 산뜻해 눈에 띈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대전시와 옥천군의 보호수 표지판도 횡성군과 같은 목재로 보호수 표지판을 만들어 세웠다. 이곳에는 나무에 대한 유래에 관한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나무에 대한 좀 더 풍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옥천군과 대전시 역시 목재로 만든 보호수 표지판에 나무의 유래까지 적어두어 눈길을 끌게한다.

이번에 사례로 든 강릉시나 대전시, 그리고 옥천군은 가치를 높이고 또 보호수를 기리는 것처럼 보호수 표지판이 단순한 표식이 아닌 오래도록 보호하고 보존할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인식하고 관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정 문화유산이나 인물, 유래, 사건 등을 후손들에게도 대대손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표지판, 혹은 표지석을 만들어 세우곤 한다. 각 마을마다 그 마을의 유래비를 세우는 것 또한 마을의 유래와 역사 등을 오래도록 후손들에게도 전달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보은군은 정작 오래도록 유지되어 후손들에게도 알려야 할 우리 지역의 역사를 대표하는 보호수의 표지판을, 부식되기 쉬운 철제로 만들어 세워두고 관리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오히려 보호수를 홀대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면도 있다.

이는 보은군이 각종 시설을 만든 후에 이를 기념, 아니 과시라도 하는 듯 잘 다듬어진 조경석이나 자연석 등에 군수의 이름을 새겨넣는 표지석과 크게 대조되는 광경이다.
수 백년 풍상을 이겨내고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며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보호수에 대한 지위가 수 억원의 돈을 들여 만들어놓는 인조의 조형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보은군의 보호수 표지판 역시 이러한 보호수의 위엄과 지위를 후대에 알릴 역사적 기록이자 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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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2021-07-29 22:55:21
한달뒤 보은군으로 이사 예정인 사람 입니다. 지역 정보가 궁금해서 검색하다가 기사가 눈에 띄어 들어 왔는데...다른 지역과 마찮가지로 명판,표지판에 공무원 본인 이름 넣기에 환장한것은 여기 보은군도 똑같네요. 애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