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년 된 우정의 꽃
450년 된 우정의 꽃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7.15 10:15
  • 호수 5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6월 24일 삼승면 선곡리에 위치한 금화사에서 짙은 향내음이 피어올랐다. 남명 조식 선생의 후손들이 선조의 발자취를 찾아 보은 땅을 방문해 선조의 위패가 모셔진 금화사에서 예를 올린 것이다.
금화사 옆 냇물가에는 계당(溪堂)이 있다. 계당은 최홍림 선생이 사화의 혼란을 피해 보은으로 이거(離居)해 금적산 깊은 골짜기에 지은 건물이름이기도 하며 또한 자신의 아호(雅號)이기도 하다.
이곳 계당에서 혼란하고 어두웠던 세태를 걱정하며 삶의 정도를 모색하고 틈틈이 시와 거문고로 풍류를 나눴던 분들이 바로 대곡 성운, 남명 조식, 동주 성제원, 계당 최홍림이다.
1545년 을사사화가 일어났던 그 해에 대곡은 49세, 남명은 45세, 동주는 42세, 계당은 40세 이셨다.
계당공 유고집을 보면 '남명 조식, 동주 성제원과 함께 읊다'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손으로 맑은 물 한 움큼 마시니 / 가슴 속 얼음처럼 시원하구나
평생 동안 쌓였던 세상의 티끌 / 모두 씻어내 한결 맑아졌구나
이날 금화사를 방문한 분들은 남명 조식의 후손들인 조두환 종중 대표, 조상수 종회장, 조종명 15세손, 주진성 남명학 연구원 사무국장, 정준재 산청 지역신문 주필 등 여덟이었다. 최원태 화순 최씨 계당공파 문중 대표는 이 분들을 접대하며 앞으로 두 집안 간에 우의를 돈독히 하며 상호방문하기로 약속했다.
450년 전에 맺어진 남명과 계당의 우정이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다시 맑고 고운 자태로 후손들에 의해 피어나고 있다.
진정 뜻깊고 아름다운 일이기에 늦은 감이 있지만 군민과 애독자들께 알려드리게 됐습니다.

최규인 보은향토문화연구회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