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보은읍 교사3리, 보은 시내의 변천사를 대변하는 마을
(11)보은읍 교사3리, 보은 시내의 변천사를 대변하는 마을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7.08 11:26
  • 호수 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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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개발안된 장끼미들, 향후 어떤 모습의 도시로 형성될지 기대
교사3리 마을 전경의 모습이다. 장몽들이라고 했던 들녘이었다가 하나둘 주택이 들어서고 시장이 형성되어 오늘 날 보은읍 중심 상가지역이 되었다.
신흥마을이라 대소사를 협의할 장소가 없었는데 2003년 주민 중 한 분이 땅을 희사해 오늘의 마을회관이 조성되었다.
교사리 우회 사거리에 위치한 전 버스 매표소. 지금은 버스를 타는 손님이 많지 않아 무인매표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동녘 빛 밝은 마을 보은읍 교사3리(이장 임용수)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이 되기 전까지는 넓은 들판에 긴 용수로가 형성되어 있어, 장몽들이라고 했던 들녘이었다. 그러던 들판에 보청천 제방이 생기고 하나둘 주택이 들어서고 시장이 형성되어 오늘날 보은의 중심상가지역이 된 보은의 변천사를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마을이다.
이번 호에 소개할 교사3리에 대한 현황을 알아보고자 임용수(56)이장에게 전화를 하고 찾아간 곳은 이장님생활터전인 '돈벼락감자탕'식당이었다. 오전 10시 영업 준비에 한창 바쁘신 이장님을 붙들고 마을 현황에 대해 이것저것 여쭈어보니 교사3리는 400 세대에 주민 약 800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고 한다. 영업 준비에 눈 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이장님에게 마을 현황을 듣고 있자니 괜시리 미안한 감이 든다. 그래도 어쩌랴! 염치 불구하고 마을자료를 하나하나 물어 보니 바쁜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귀찮은 내색 하나 없이 친절하게 말씀해 주신다. 오히려 더 많은 자료를 제공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시며, 어르신들을 소개 해 주신다. 이장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마을회관을 찾아 옛 골목길을 걷고 있자니 지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실 임용수 이장이 운영하는 '돈벼락감자탕'자리는 오래전부터 필자하고도 인연이 있던 자리이다. 그곳은 옛 귀빈예식장자리로 많은 청춘들이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희망을 품었던 자리이고, 필자 또한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린 추억이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민주화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백기완 선생 같은 명사들이 후배들의 앞날을 축하해 주었던,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자리이기도 하다.

#호롱불의 원료 석유를 팔았던 마을
교사3리가 시작되는 마늘 전 골목은 1970년 까지만 해도 건강원이 즐비했던 골목이었다. 그리고 마늘 전 옆으로 삼양주유소(현재 태양건재 자리)가 있어 지금의 가스레인지 역할을 하는 석유곤로 또는 호롱불의 주원료인 석유나 휘발유를 판매하였던 곳이다. 필자 또한 삼양주유소에 석유를 사러 갔던 기억이 많이 있는 곳이다.
삼양주유소는 보은주민들의 생활패러다임을 바꿔주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며 생활변화를 주도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떠올리며 마을회관을 찾아가는 필자의 발걸음은 어느덧 개구쟁이 작은아이가 되어 골목길 작은 돌부리를 힘껏 걷어찬다. 50년 전 책가방을 어께에 둘러매고 도시락 통 달그락 거리며 이 길을 오고 갈 때 친구들과 돌차기 깡통 차기를 하며, 뛰어다니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환갑을 넘긴 실버세대가 되어 마을의 추억을 찾아다니고 있다. 길옆 무수히 피어난 삐삐풀 하나를 뜯어 입에 물고 옛 노래를 한 곡조 부르니 어느덧 회관 앞이다. 문을 열어보니 이곳도 코로나 상황을 비껴갈 수 없었던지 굳게 잠겨있고 마을회관 옆에 홀로 서있는 마을유래비만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다.

#애향심이 남달랐던 신흥마을
역사가 깊지 않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필자는 교사3리 마을유래비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살펴보고 있노라니 이 마을 주민들의 애향심이 얼마나 투절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 읍내면의 정현리와 교동리, 사례동, 보촌을 통폐합할 당시에는 해마다 풍년을 약속하는 땅 심 좋은 농경지였다가 1912년부터 시작된 일재의 산미증식과 수탈의 목적으로 행정구역을 통폐합할 때 교사리로 편입되었고, 1966년 동광초등학교 개교이후 마을이 급성장되어 1985년 2리를 중앙로동쪽을 분리하여 3리로 하고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특히 마을이 형성되었으나 신흥마을이다 보니 대소사를 협의할 장소가 없어 마을발전에 큰 애로사항이 있었는데 2003년 주민 중 한 분이 땅을 희사하여 오늘의 마을회관이 조성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마을 유래비 내용 중 주민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마을주민들의 뜻이 교사3리의 발전 잠재력을 간직하고 있다는 결의에 찬 내용을 보고 보은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어 하는 교사리 주민들의 염원이 실현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함으로 다가 왔다.

#인생의 여유와 품격이 넘치는 격조 높은 마을
마을 유래비를 읽는 동안 글의 내용에서 느껴지는 필력이 고수의 품격이 묻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이글을 쓰신 분은 학식이나 품격이 대단히 높은 분이라는 것을 짐작되는 순간이었다. 사람은 필력에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마을 취재 중 만난 이응수(85) 어르신의 배려하는 마음은 지금도 깊은 인상에 남는 경험이었다. 어르신에게 교사3리의 유래나 자랑할 만한 내용을 있으시냐고 여쭈어 보니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시고 당신 보다 더 많은 자료나 내용을 알고 있는 분들이 있다고 하시면서 어르신 몇 분을 소개해 주신다. 이응수 어르신이 보여주시는 양보와 배려의 마음을 듣고 있는 필자는 삶의 여유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85세의 어르신께서 스치다 만난 젊은 사람의 부탁을 정성을 다해 말씀해주시고 자신을 낮추시며, 자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분들이 있으니 찾아보시라고 양보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고향을 지키는 후배로써 깊은 감명을 받았던 순간이었다.
교사3리는 학문의 기본 로드맵을 잡아주는 명문학교 동광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지금도 수많은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는 동광초등학교의 원천은 아마도 교사3리를 이루고 있는 마을 주민들과 지식인들의 높은 학문과 인품을 바탕으로 남다른 애향심을 가지고 선애(善愛)마을을 이루고 있는 이유 일 것 이라고 생각해본다.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모테농지를 품고 있는 기회의 마을 교사3리
교사3리는 자영고 앞 넓은 들(장끼미들)을 포함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정수장이 완공되어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시작하면 장몽들 또는 장끼미들이라고 하는 모테농지는 교사리 뿐만 아니라 보은군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보은발전에 절대 적으로 필요한 3섹터 사업이 잘 절충되어 세종시의 배후도시로 지정되고, 남부 권 개발의 전초가 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보은지역 숙원사업인 장끼미들 개발에 필요충분조건인 절대농지가 해제되고, 환경부로부터 정수장 설치에 따른 상수원보호구역의 해제, 생산녹지 지역의 해제와 그에 따른 도시 계획의 변경 등 몇 가지 제약조건만 해결되면 지금도 많은 기관이나 업체들이 입주를 희망을 하고 있는 보은의 노른자위 땅으로 개발 1순위 지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태석(80)어르신과 서현희(81)어르신 등 교사3리를 소개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느낀 것은 그들의 마음속엔 하나같이 보은의 발전과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된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재산 많은 지역구 의원의 능력으로 보은이 고도성장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3번씩 선택해 주는 엄청난 인내력을 보여 주었지만 결국 자신의 한계를 보여주며 지역구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결과를 보여 주었으니 군민들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필자를 보고 하나같이 던지시는 화두는 보은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였다.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된 후 장끼미들이 어떤 디자인의 도시모습으로 탄생할지 교사3리 주민뿐만 아니라 군민들의 기대감도 높다.
전선의 지중화뿐만 아니라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고 또 도시녹지공간으로 공원과 가로수와 화단이 있는 쾌적한 도시모습이길 필자 또한 기대한다.
양화용(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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