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욕의 아바타
노욕의 아바타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6.10 09:26
  • 호수 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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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승 종
보은읍 삼산리, 전 민원비서실장

얼마 전 모 밴드에 모 단체장이 3, 4명의 지인들에게 내년에 실시될 군수 선거 출마를 권유했다는 글이 게재된 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한 각종 소문이 무성하고 구체적인 내용의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아니땐 굴뚝에 어찌 연기가 나겠는가? 후계 아바타를 내세워 상왕을 꿈꾸겠다는 속셈인가? 조용히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떠날 수는 없는가? 정녕 이렇게까지 지역에 갈등과 분열의 씨앗을 뿌리고 떠나고 싶은가?
참으로 한심한 작태라 아니할 수 없는데 여러 정황들을 보면 모 단체장의 권유가 사실로 굳어져가고 있다. 처음 달콤한 감언이설로 차기후보의 권유를 받은 이들은 아전인수 격으로 사기충천해 득의양양했겠지만 결국 들러리로 확인되는 순간 분기탱천해서 고통스런 불면의 밤을 지새웠을 것이다.
여기에 가세해 그동안 온갖 특혜와 이권에 단맛을 본 쇠파리, 날파리들은 빨대를 점검하고 새로운 후계아바타를 지원하기 위한 모임을 결성했다는 구체적인 소문도 파다하다.
쇠파리, 날파리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단물에 모여드는 그들의 본능을 뭐라 할 수는 없지 않는가? 밑밥을 던지는 그놈이 나쁜 놈이지.
이같은 정황을 볼 때 그들은 대를 이을 후계 아바타를 내세워 그들만의 리그만찬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보은이 망하든, 흥하든 멀쩡한 다리 부수고 체육관이나 계속 짓고 하여 자기네끼리의 잇속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단물 빨대업자와 장기집권 과정의 치명적 흑막을 숨기려는 자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옛 속담에 늙은 말이 콩을 더 밝힌다는 말이 있다. 팔순을 넘어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남을 세월동안 구중심처(九重深處)에 앉아 오만과 독선과 아집으로 때 구정물이 나도록 대추고을을 주물러놓고도 무슨 미련과 여한이 남아서 이런 작당을 꾸민단 말인가? 참으로 나쁜 사람이다.
역사를 보면 위정자들이 후계자에 집착하는 이유와 목적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가 집권하는 동안 저지른 치명적인 약점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약점의 흑막을 숨기고 신변을 보호받기 위한 정치적 옵션, 거래를 통해 자질과 능력에 관계없이 수렴첨정이 가능한 후계 아바타를 내세우는 것이다.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왜 이러한 무리수를 동원하겠는가?
우리지역은 오만과 독선과 아집으로 점철된 세월의 상흔이 너무 크다. 오만한 편 가르기에 희생돼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군민들의 분노와 함성이 얼마나 큰지 아는가?
독선의 결정체 수천억 스포츠파크는 지역이 경제적 효과는커녕 밑 빠진 독으로 군민들의 부담으로 남을 고철덩어리, 콘크리트 더미가 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파헤친 수려한 말티재의 자연파괴는 아집의 극치로써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원망의 대상이 될 것이다.
현 대추고을 군정의 총체적 패러다임과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종합세트는 속리산 입구의 정이품송공원(구 훈민정음마당)이다. 오만과 독선과 아집의 조잡스런 조형물을 보면 즉흥적이고 철학이 없는 어느 위정자의 자화상이 한눈에 보이는 부끄럽고 서글픈 현장이다.
저질러진 업보가 두려우면 대를 이을 후계 아바타의 헛된 망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뱃들공원 소녀상 앞에서 두 무릎을 꿇고 사죄하며 조용히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한다.
그것이 군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이고 참회하는 길이다.
천망회회소이불실(天網恢恢疏而不失) : 하늘의 그물은 크고 넓어 엉성해 보이지만 결코 누구도 그 그물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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