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6.10 09:20
  • 호수 59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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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 만 동
조자용민문화연구회 대표, 도화리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1993년. 가수 겸 배우 신신애가 부른 노래, '세상은 요지경'의 가사 일부분이다. 묘한 얼굴 표정과 앞 뒤 좌우로 몸을 제멋대로 흔들어대는 코믹한 춤을 추면서 요상한 목소리로 부른 이 노래는 그 해 가요 톱10에 들면서 전국을 강타하는 빅 히트곡이 되었다. 이 노래가 빅 히트를 친 이유는 아마도 그 때 역시 지금과 마찬가지로 세상은 거짓말과 가짜들이 판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세상을 풍자하는 노래를 마침 신나는 리듬에 맞춰 코믹하게 부르니 사람들이 흥겹게 따라 불렀던 것 같다.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인터넷이 없던 그 때보다 훨씬 많은 가짜 뉴스와 거짓말이 그야말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정보통신시대의 인터넷은 세상에 많은 이로움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엄청난 해악을 끼치기도 한다. 과거의 가짜뉴스가 덧셈 방식으로 전파되었다면 정보통신이 발달된 지금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가짜 뉴스의 생산량이 어마어마하고 파급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그 진위를 밝히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미국의 전 대통령 트럼프는 취임기간 3년 6개월 동안 2만55번이나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하루에 16번 거짓말을 한 셈이다. 밥 먹듯이 거짓을 일삼는 그의 말의 진위를 따져보기도 전에 그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도 수많은 가짜 뉴스와 거짓말들이 아무런 제재나 확인 없이 인터넷 상에 떠돌았다. 후보자들이 거짓말을 해도 너무 많은 거짓 정보 속에서 진위를 분간하기 어렵게 되자, 거짓을 한 후보자들이 진실을 거짓이라고 우겨도 확인할 재간이 없어지게 되었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다는 속담이 무색해지게 된 것이다. 
단지 정치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건강과 관련해서도 가짜 뉴스는 범람하고 있다. 내가 접한 가장 황당한 정보는 '말린 고추대를 끓여 마시면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는 어느 목사의 유튜브 강연 영상이었다. 그 영상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뿌려지고 그 정보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하긴 조선 말, 천연두가 유행했을 때, 예방주사를 맞으면 소가 된다는 유언비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에 비하면 '고춧대 백신' 가짜 정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가짜뉴스 해프닝을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최근 코로나 백신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 태도를 보면 과연 가짜 뉴스들을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백신의 부작용 확률이 백만분의 1~2 정도인데도 부작용에 대한 과잉 보도를 통해 백신 접종을 기피하게 만드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우리 언론들과 '천연두 주사를 맞으면 소가 된다'는 유언비어를 만든 자들과 무엇이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궁극적으로 누구를 위한, 무엇을 목적으로 뉴스를 생산하는 것일까?
수십 년 전. 삼양라면 공업용 우지 파동은 언론이 한 회사의 운명을 파산 일보 직전으로 몰아갔던 중대한 사건이었다. 다행히 나중에 잘못된 정보라는 것이 입증되어 아직도 경영을 하고는 있지만 라면 시장 1위 자리를 농심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하지만 언론은 삼양라면에게 어떤 보상도 해주지 않은 것으로 안다.
내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가짜 정보의 폐해는 과거의 역사적 사건과 순간들에 대한 거짓들이다. 최근 거짓으로 밝혀진 '광주민주화 운동 북한군 개입설' 같은 역사적 사실의 왜곡과 거짓말들은 당시에 피를 흘리고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린 사람들에 대한 잔인한 모독이다. 
수십 년 전 같은 시대, 같은 자리에서 함께 목격하고 겪었던 사실에 대해서도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 피가 끓어오르기도 한다. 당사자들이 아직 두 눈 퍼렇게 뜨고 살아있는 데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이 사방에 존재한다. 그런 자들이 있는 한 우리는 더욱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고 거짓 뉴스와 정보를 퍼뜨리는 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거짓에 의해 당한 피해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배상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이 세상에서 거짓이 사라지고,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정의와 진실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다행히 최근 끊임없는 백신 관련 가짜뉴스에도 불구하고 60대 이상의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어섰다고 한다. 현명한 우리 국민에게 박수를 보내며, 하루빨리 전 국민이 백신 접종을 받아 집단면역을 이뤄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서로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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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귀영 2021-06-17 11:33:58
형님! 속이 시원합니다.
필력이 느껴지는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