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보은읍 삼산5리, 보은군 시장경제의 중심지로 상설시장과 5일장 열리는 곳
(6)보은읍 삼산5리, 보은군 시장경제의 중심지로 상설시장과 5일장 열리는 곳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5.27 10:04
  • 호수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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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과 결초보은시장, 그리고 화랑시장 개설로 유동인구 집중돼
사거리에서 동다리방향 도로의 모습이다.

이번 호에 소개할 보은읍 삼산5리는 명실상부한 보은읍의 중심지이다. 삼산5리 마을 내력을 듣기 위해 회관을 찾아가니 옛 중앙시장 중간 쯤 아담한 건물이 시장 한 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현재 결초보은으로 시장명칭을 바꾸어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삼산5리는 먹거리를 중심으로 각종 식품 및 식료품을 주로 유통하고 있는 재래시장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옆으로 장날에만 난전이 펼쳐지는 화랑시장이 있다. 이곳에는 주 품목이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옛 싸전과 채소전이 이어지고 한복과 혼수품, 잡화를 취급했던 중앙시장 등 다양한 형태의 시장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이다.
마을 소개를 받기 위해 박오현 이장님께 전화를 하고 박 이장의 가게인 평화슈퍼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수년째 슈퍼를 운영하는 박오현 이장은 열정적으로 마을주민을 위해 봉사한다. 부부가 한결같이 주민을 친절하게 대하고 신뢰로 가게를 운영해와 평화슈퍼는 마을주민 뿐만 아니라 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잠시 쉬었다가는 사랑방역할도 하고 있다.
삼산5리는 250가구 약600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대부분 상업에 종사하며 지역경제에 일조하고 있다. "모두들 열심히 살고 있지요. 요즘 읍내 보강 공사가 한창이라 불편하지만 완공되면 지금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바람을 가지고 불편함을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회관에 들어서니 어르신 몇 분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유! 어서 오세요. 어째 여기까지 오셨어?" 하시면서 최상윤(85) 어르신이 두 손으로 맞아주신다. 최상윤 어르신, 이복자 어르신 등 몇몇 분은 평소에도 안면이 있는 분들이라 낯설지 않았다.
어르신들은 여기저기서 마을자랑이 대단하시다. 어르신들 모두 목소리에 힘이 있고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이 마을 어르신들의 자존감이 대단하시다는 것이 느껴졌다.

예전에 논밭이었던 화랑 시장. 화랑시장 주변은 선술집들이 즐비했던 골목으로 번화가였다.

"어르신들 삼산5리 마을 자랑 좀 해주세요. 이곳에서 오래 사셨나요?" 하고 필자가 궁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질문을 던지니, "아유 그럼요. 여기 계신 분들은 대부분 이곳 토박이 예요." 하며 최순례 어르신이 말씀하셨다.
"내가 시집 올 때 화랑시장 쪽은 논밭이었어요. 그리고 구 패션타운 자리는 판잣집들이 즐비했고, 그 옆으로 선술집들이 골목을 이루었지."라며 이복자 어르신이 새색시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시장 상황을 말했다.
옛날부터 이곳이 번화가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르신들은 또 "지금 결초보은시장은 예전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이용했던 골목이야."라고 번성했던 지금 결초보은시장이로 이름을 바꾼 구 종합시장의 영화를 들려줬다.
"우리 마을은 시장이 자리해 편리하지만 무엇보다도 병원이 가까워 노인들 살기가 편한 곳이야. 또 보은읍 행정복지센터 사무소와 금융기관들이 근처에 있어서 여러모로 편한 곳이지," 어르신들은 삼산5리가 살기 좋은 곳이라는 주장을 열성적으로 설명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학교가 가깝고 학원도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아이들 키우기도 좋고, 지금 주차장 공사가 한창인데, 주차장만 완공되면 삼산5리는 사람들 살기가 더욱 좋아 질 거야 그러니 우리 동네 홍보 좀 많이 해주셔." 필자 옆에서 다른 분들의 말씀을 조용히 듣고만 계시던 한 어르신이 자랑을 이어갔다. 그래서 그 어르신에게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하고 필자가 물으니 "이름은 알아서 뭣하시게." 하신다. "아~! 예 말씀하신 내용을 어르신 이름으로 올려 드리려고요." 하자 옆에 계시던 이순조 어르신께서 "이 동네 노인회장님이셔 이름은 세천대자야."라고 답했다.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삼산5리 마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이제 끝나나 싶었는데 다시 최상윤 어르신께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옛날에 우리 마을 뒤쪽에 병막이 있었어."라는 말에 "병막요? 병막이 머지요?" 되물으니 "병막이라는 것은 지금 코로나19처럼 지역에 큰 역병이 돌 때 환자들을 격리하는 집이야. 예전엔 병원도 없고 약이 없으니 도리(방법)가 있나 병이 나을 때까지 환자들을 격리하는 것이지, 그래서 완쾌된 사람은 집에 돌아오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죽는 것이지. 그래도 지금은 의술이 좋아 이렇게 잘살고 있는 거야. 옛날에 역병이 발생하면 남다리에 디딜방아를 거꾸로 매달아 놓았다니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옛날 얘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예? 디딜방아를 거꾸로 매달아요." 하고 의아한 눈초리로 필자가 재차 물으니 어르신들이 이구동성으로 "맞아요. 맞아 옛날엔 보은지역에 역병이 발생하면 남다리에 디딜방아를 매달아놓고 역병이 물러가기를 빌었어. 일종에 미신이지!. 그리고 개똥을 불에 볶은 후 그것을 물에 타서 먹었어. 개똥을 불에 볶아 물에 타면 노란 물이 생기는데 그걸 마셨어. 그럼 열이 내려갔어요. 일종의 해열제 역할을 했지. 그래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하는 말이 생겼나 봐."라고 말씀하셨다.
필자는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은 그냥 속담인줄 알았는데, 그게 민간요법으로 내려온 처방전인 줄은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보은한양병원의 모습이다. 삼산5리에는 병원이 가까이 있어 사람들이 살기 편한 곳이다.

"아 그리고 우리 마을에 예전엔 큰 방앗간이 있었어요. 지금 한양병원 뒤쪽인데 보은읍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큰 방앗간이었어." "아~! 그렇군요. 또 다른 것은 없나요?" 하고 물으니 이순조 어르신께서 "이곳은 시장이라 크게 변한 것은 없고 6~70년대에 보은장날이 되면 우리 시장 골목은 사람들이 채여서 떠밀려 다닐 정도로 사람이 많이 찾아서 장사가 잘되었던 곳이지."
"이 골목에서 장사꾼들이 미군 옷을 염색해서 팔기도 했고, 고무신발 때우는 사람도 있었고, 시골사람들이 이 골목에서 맛있는 국밥을 먹고 가기도 했지, 지금 주차장을 조성하는 곳에 판자촌이 있었는데, 이곳에 소머리국밥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었어, 그 집은 간판도 없었는데 국밥이 어찌나 맛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 집 국밥 한 그릇에 막걸리 한 사발 먹는 것이 낙이었어. 이곳에서 장사하던 사람들도 그 집 국밥 한 그릇에 피곤을 씻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지. 그때가 좋았는데, 그런 시절이 돌아올까 몰라." 하셨다.
"그런 시절은 돌아오지 않겠지만 어르신들이 젊은 시절 꿈과 희망을 안고 보은을 지켰던 인정 넘치는 보은은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고 하는데, 보은에도 활력 넘치는 경제 원동력이 생기면 은혜를 알고 값을 줄 아는 인심 좋고 살기 좋은 보은이 꼭 돌아 올 겁니다."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삼산5리 어르신들의 활기 넘치는 모습들을 보니 보은의 희망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어르신들과 즐거운 대화로 시간가는줄 몰랐다.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회관을 나오려고 하는데 최순례 어르신의 푸념이 필자를 붙잡는다.
"그나저나 우리 마을에 도시가스가 빨리 들어와야 할 텐데, 언제 들어오는지 신문에 좀 내주셔요."라고 말씀하셨다. 어르신들도 "도시가스가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이다.
주민들의 바람대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있다면 그리고 할 수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행도야 할텐데…. 주민불편을 해결해주는 주민복리 최우선행정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보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름 지역사회개발에 관심이 많은 필자의 속성이 적용되는 시간이었다. 서둘러 어르신들과 헤어져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초여름 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지나간다.
한결 상쾌한 기분에 시장을 돌다보니 구 패션타운자리는 공용주차장공사가 한창이고 보은읍내 곳곳에 전선지중화 작업도 한창이다. 읍내를 들어오는 동다리 개축공사도 열기가 뜨겁다. 하루 빨리 각종 보강공사가 마무리 되어 살기 좋고 쾌적한 보은이 되었으면 좋겠다.
삼산5리 마을소개에 참여해주신 이순조(81) 어르신, 이복자(80) 어르신, 세천대자(81) 어르신, 최순례(79) 어르신, 최상윤(85) 어르신, 조길자(77) 어르신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양화용(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전에는 종합시장으로 불리다가 최근 결초보은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지금 한양병원 뒤쪽은 보은읍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큰 방앗간이 있었다.
옛 보은파출소자리이다. 지금은 보은재향경우회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전통시장입구의 모습.
보은전통시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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