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보은읍 삼산4리,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보은읍의 행정중심복합동네
(5)보은읍 삼산4리,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보은읍의 행정중심복합동네
  • 심우리
  • 승인 2021.05.20 09:56
  • 호수 59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날 동헌, 군청, 경찰서 지금은 보건소, 보은읍, 농협, 삼산초, 도서관 위치

보은읍 삼산4리 마을 탐방을 위해 마을일을 보는 이준해 이장님께 마을 내력을 듣고자 찾아뵙겠다고 하니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신문에서 봤다고 하시며 우리 동네는 각종 행정기관이 있어 주민들이 살기 편한 지역이라고 마을자랑이 대단하시다. 오후에 찾아뵙겠다고 약속을 하고 마을회관을 방문하기 위해 점심을 먹고 노트와 전화기 등 이것저것을 챙겨 출발하니 오후 2시가 넘었다.
초여름을 알리는지 소만비가 소리 없이 내리며 필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옛날 어른들은 소만 햇빛은 죽은 나무도 살린다고 했다. 그만큼 5월 계절은 만물이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의미가 있는 달이라고 한다. 더구나 오늘처럼 소리 없이 내리는 소만 비는 천금을 주고도 못 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고마운 비라고 했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도 "4월이라 맹하(孟夏: 초여름)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라고 할 정도로 여름식물이 잘 자라는 시기라고 했다. 이런 단비를 맞으며 삼산4리 마을회관을 가는 필자의 발걸음은 가볍기 만하다.

삼산4리 마을회관을 가는 오르막 길의 모습.

#"우리동네는 행정중심복합동네야"
회관 가는 언덕길을 올라가며 지난 몇 주간 마을소개를 위해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소개 글을 쓰고 했던 일들을 생각하니 한분, 한분 만날 때 마다 느꼈던 생각들이 떠오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처음과 달리 마을 어르신들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마을을 소개해 주신다는 거다. '보은사람들 신문에서 시작한 마을 소개 기사가 어느덧 화제가 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 하면 오전 이장님께 전화를 드렸을 때 전화 속에서 들려왔던 이장님의 목소리가 너무나 밝았고 힘이 넘쳤기 때문이다.
삼산4리 이준해 이장님은 보은대추산업의 산증인이시다. 보은군이 대추정책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체계적으로 대추농사를 준비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한마디로 보은대추사업의 롤 모델이 되신 분이다. 지금도 대추농사를 지으시며 보은군대추산업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계시는 분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바쁘신 와중에도 불구하고 주민의 복지와 마을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열심히 사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산4리 마을회관은 보은군보건소에서 천주교 보은성당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길옆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언덕길을 올라가니 어느덧 마을회관이 보인다. 회관 문을 여니 어르신들 몇 분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어서 와요. 비가 오는데 무슨 일 때문에 오셨나요?"
배화자(78)어르신께서 필자의 방문이 궁금하신지 옆으로와 앉으시며 필자의 방문 목적을 물어보신다. 삼산4리 마을내력을 어르신들에게 듣고 싶어 방문했다고 하니 이상희(83)어르신이 마을내력을 자세히 말씀해 주신다.
"우리 마을은 예전부터 조용한분들이 많이 살았어,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보면 서로 상부상조하며 살았지, 참 조용하시면서 의협심이 강했던 분들이시지. 우리 마을은 옛 날부터 큰 소란이 없던 마을이야!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약 500명 정도 되는데 큰일 없이 지내고 있어요."
"아~네! 그랬군요." 필자의 건조한 대답이지만 어르신은 마을에 대한 말씀을 거침없이 해주신다.

예전의 보은군청 자리였던 보은읍 행정복지센터는 주민들의 민원 편의를 돕고 있다.

"아침에 이장님께 마을 현황을 듣긴 했어요. 혹시 어르신들 이 마을에서 오래 사셨나요?" 하고 여쭤보니 신영호(82) 노인회장이 "아! 오래 되었지. 예전부터 이곳에서 살았어, 이곳은 명실상부 보은의 행정중심복합동네야!" 하신다.
"예? 행정중심복합동네요?" 하고 되물으니 어르신께서 웃으시며, 보은읍 큰 사거리를 중심으로 예전 보은군청자리였던 곳이 지금은 보은읍행정복지센터가 자리하고 있다고 하신다. 행정복지센터 옆은 의용소방대와 보은농협 보은지점이 있고, 그 뒤쪽으로 112년 역사의 삼산초등학교가 있고, 보은교육도서관이 있고, 동헌이 있었는데, 해방 전후 경찰서로 사용하다 지금은 보호 건물로 관리되고 있고 "동헌 앞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데 느티나무아래 역대 보은군수들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고 하신다.

삼산4구 예전에 교육청자리였으나 지금은 삼산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노인회장은 또 "얼마 전 천주교 올라가는 입구에 새롭게 공원이 조성됐는데 그 자리는 오래전에 교육청 자리였어, 또한 동헌 앞 삼산초등학교, 농어촌공사 등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하신다.
한참을 듣고 보니 과연 삼산4리는 보은의 행정중심복합동네라는 것이 실감이 가는 듯하다. "아~! 정말 그렇군요." 하고 필자가 아는 체를 하니 "그것뿐만이 아니야! 우리 동네는 정신보건복지센터도 있어요." 하고 황소연 어르신이 한 마디 보태신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필자는 복지센터 이야기가 나오자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을 한다. "아~! 정말 삼산4리는 행정중심복지동네가 맞는군요." 하니 어르신들도 맞장구를 쳐주신다. 
한바탕 웃고 나서 "어르신들 혹시 삼산4리 행정구역을 아시나요?" 하고 여쭈어보니 육도수(84)어르신께서 삼산4리의 범위를 자세히 말씀해주신다.

통계상회 앞쪽에 큰 느티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 앞쪽으로 샘이 하나 있었는데, 이 샘 이름이 까막샘이라고 불렀다

#"그 유명한 '까막샘거리'도 삼산4리이지"
특이한 것은 예전 동헌 뒤쪽을 '까막샘거리'라고 했다고 한다. 지금의 통계상회 앞쪽에 큰 느티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 앞쪽으로 샘이 하나 있었는데, 이 샘 이름이 까막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유래를 물어 보니 왜 까막샘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동헌을 보고 왔냐고 물어보신다. 갔다 왔고 사진도 몇 장 찍어 왔다고 하니 동헌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 동헌은 옛날 수령들이 행정을 보는 관청이고 지금의 군청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하시면서 동헌은 항상 동쪽건물과 서쪽건물 두 개의 건물로 이루어진다고 하신다. 서쪽 건물은 내아라고 해서 수령들이나 아전들이 숙식하며 생활하는 곳이고 동헌은 말 그대로 동쪽에 있는 데 동헌에서 수령행정을 했다고 하신다.
또 동헌에는 두개의 쪽문이 있는데 그 용도가 각각 다르다고 하신다. 앞쪽에 있는 쪽문은 내아를 드나드는 문이고 뒤쪽 문은 죄인들을 호송할 때 사용하는 문이며, 보은 동헌도 까막샘 거리에 옥이 있어 죄인들을 옥까지 호송할 때 이 뒷문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하신다.
어르신의 말씀이 궁금한 필자는 동헌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회관을 나와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다시 동헌을 와서 확인 해보니 정말 동헌 앞쪽과 뒤쪽에 작은 문이 하나씩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옛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비록 죄인이지만 죄인의 인권도 배려했던 선조들의 배려 심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쉬운 것은 동헌 앞 느티나무 아래 역대 보은수령들의 송덕비가 세워져있는데 안내문을 읽어 보니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것을 이곳으로 가져와 세웠다는 안내문이 있었지만 파손되어 땅바닥에 널 부러져 있는 것이 있어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이럴 바에 무엇 하러 이곳까지 가지고 와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선정을 했는지 악정을 했는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한 곳으로 모았다면 잘 관리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삼산4리를 소개해주신 이준해 이장님, 신영호(82)노인회장님, 박래복(86)어르신, 육도수(84)어르신, 황소연(80)어르신, 배화자(78)어르신, 이상희(83)어르신들께 감사드리며 코로나 상황이 빨리 끝나 마을회관이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한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회관을 나오는데 여전히 소만비가 내리고 있다.
소만비가 내리는 삼산4리 마을은 조용하고 정감이 가는 도심 속 시골마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도시에서 귀촌하고 싶은 사람 중에 도심 속 농촌을 그리는 분들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 복잡하지도 너무 한적하지도 않은 삼산4리를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삼산4리 마을 옛 길을 걸었다.
양화용(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NH농협중앙회의 모습.
보은교육도서관의 모습.
농어촌공사와 통계길을 잇는 도로의 모습.
보은농협 보은지점의 모습.
11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보은삼산초등학교의 모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