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보은읍 성주리 팽나무
(9)보은읍 성주리 팽나무
  • 심우리
  • 승인 2021.05.20 09:31
  • 호수 5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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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리의 역사를 가진 배다리마을의 보호수 팽나무. 주민들에게 어린시절을 함께 해온 친구이자 쉼터이다.

보은군청을 지나 삼년산성 밑에 자리한 성주리는 조선시대 보은현 사각면 지역으로 성밑 마을이라 부르고 성저리라고 표기했던 마을이다.  이후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이웃마을 주교리와 통합되면서 성저리의 성자와 주교리의 주자가 합쳐지면서 지금의 성주리로 불리기 시작했다. 성주리는 성밑 마을이라 불리던 성저리와 주교리 외에도 현재 새마을이라고 불리우는 방천안마을도 있는데, 이 마을은 1970년대 속리산 관광도로정비사업으로 도로변의 집들을 철거해 집단화 시켜 마을을 세우고 새마을이라 불렀으나 1980년대 수해로 집들이 전파해 터를 새로 돋우고 제방을 높여 신축했다고 한다. 또한 성주리로 통합되기 이전의 주교리는 마을의 지형이 배를 떼어다 놓은 것 같이 생겼다고 해서 배다리 마을이라고도 불리었다고 한다. 이렇듯 각각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현재의 성주리에는 여러 마을이 모여 만들어진 마을이니 만큼 마을의 자랑거리라 할만한 것들도 여러 가지다. 우선 성밑 마을에서 배다리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에는 먼 옛날 청룡이 나왔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굴이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성이라고 하는 삼년산성의 서문이 굴러 내려왔다는 전설을 가진 검은바위 등이 대표적인 성주리의 역사를 가진 자랑거리다.
또 한 가지 성주리의 오랜 역사를 함께한 마을의 자랑거리가 바로 지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배다리 마을의 팽나무이다. 마을 입구에서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논과 밭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 보호수 팽나무가 늠름하게 우뚝 솟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령 210년, 수고 15m, 둘레 2.4m에 달하는 이 보호수 팽나무는 마을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마치 성주리 주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쉼터의 역할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나무 아래에는 주민들이 앉아서 쉬어가기 좋은 정자와 각종 운동 시설이 마련되어있고, 위치적으로도 마을의 중심이자 마을회관 바로 앞에 있기도 해서 더운 여름 마을 어르신들의 인기 피서지로도 꼽힌다. 배다리 마을에 오래 거주하신 어르신들은 하나 같이 "옛날엔 나무가 이리 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나무도 이만큼 크고 나도 나이가 이래 들어버렸어"라고 한탄하면서도 나무를 보면서 젊을 시절을 회상하는 듯 했다. 
성주리의 여러 역사를 가진 자랑거리 중 하나인 배다리마을의 보호수 팽나무는,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하나 없어 가장 내세울 것 없는 듯 보이지만 현재 배다리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있어 어린 시절을 함께해온 친구이자 언제나 마을의 중심에 위치한 쉼터라는 점에서 어쩌면 다른 그 무엇보다도 이 보호수 팽나무가 주민들의 제일가는 자랑거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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