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은행나무 가로수 비실비실(?)
속리산 은행나무 가로수 비실비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05.12 23:08
  • 호수 5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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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으로 보기에도 생육상황 양호하지 않은 듯
보은읍 보청천변, 관기~세중간 은행나무 가로수와 크게 비교
가지가 앙상한 속리산면 사내리 은행나무.
가지가 앙상한 속리산면 사내리 은행나무.

속리산 사내리 가로변에 식재한 은행나무는 식재한지 40여년이 됐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은행나무 가치지기 관련 주민 대책회의에서도 박성노 관광협의회장이 40여년 전에 새마을지도자들이 식재를 했다고 밝혔다. 보통 가로수로 5~7년생을 식재한다고 봤을 때 속리산 은행나무 가로수 수령은 50년 가까이 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5월 중순인 지금 속리산 사내리 은행나무 가로수의 모습을 보면 이파리가 나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이 여리여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잎도 진녹색이 아닌 연초록보다 약간 녹색이 더해진 색깔이다. 나무 굵기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가지도 앙상하다.

수세가 왕성한 보청천변 은행나무 가로수

수령이 거의 비슷한 보은읍내 보청천변 은행나무 가로수와 비교하면 생육상태가 금방 차이가 남을 확인할 수 있다. 보청천변 은행나무는 검푸르게 느껴질 정도로 진한 녹색을 띠며 중심 기둥이 되는 나무가 굵고 여기서 나온 가지도 단단하게 뻗은 것이 우람한 세력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마로면 관기~세중구간의 은행나무 가로수는 동네 주민에 의하면 한중저수지 조성 후 1983, 4년경 식재했고 보통 가로수 식재시 5, 7년생을 심는 것을 가정하면 45년 정도의 수령을 예상할 수 있으나 속리산면 사내리 은행나무 가로수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단단한 세력을 보이고 있다. 병약한 모습은 커녕 오히려 왕성하게 성장하는 가지로 인해 경작지 그늘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지를 잘라서 세력을 약화시킨 상황이다.
이번 속리산 사내리 은행나무 가로수 가지치기 관련 기사를 취재하면서 다시 한 번 살펴본 속리산 사내리 은행나무는 "나 지금 무척 아파요" 라고 비명을 지르며 호소하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보였다.
과거 사내리 주민들은 은행열매를 얻기 위해 내집 앞 은행나무 가로수를 지킬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이파리도 적고 열매도 작아서 떨어져도 누가 주워가는 사람 하나 없이 악취만 발생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고 있다.
이는 소나무가 점점 노쇠해지면 씨앗(자손)을 많이 퍼뜨리기 위해 솔방울을 많이 맺는 것으로 알려진 것처럼 사내리 은행나무도 병들어 허약해진 자신의 몸상태를 알기 때문에 작은 열매라도 많이 맺어 퍼뜨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직 성하의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잎은 더욱 진해질 수 있으나 가지가 더 왕성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현재 몸 상태로는 스스로 치유력도 얻을 수 없어서 나무 스스로 자연도태를 진행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5월에 은행나무 꽃이 피니까 6월 정도면 열매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속리산 은행나무 가로수는 현재 상태에서 은행 열매가 달리는 것이다. 앞으로 잎이 더욱 무성해지고 가지가 굵어져 주변 간판을 가릴 정도로 자랄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가로수의 물이 올랐기 때문에 현재는 가지치기를 하지 못하고 11월 이후 하는 것으로 민관간 잠정 협의된 가운데 8, 9월 열매 털기 작업을 하면서 현재 은행나무 가로수의 몸상태를 진단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육상황을 진단한 후 특별한 이유 없이 허약하다면 영양분 투입으로 수세를 회복하도록 하고 자연도태 중에 있을 경우 굳이 군비를 투입해서 가지치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8, 9월 열매털기로 가을철 열매로 인한 악취민원을 해소하면서 수종에 대한 고민을 하는 등 현재 상태에서 촘촘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이 과제로 보인다.

수세가 왕성한 관기~세중구간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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