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냉해피해 심각, "배는 봉지쌀 게 없어요"
과수 냉해피해 심각, "배는 봉지쌀 게 없어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04.22 14:01
  • 호수 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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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피해를 본 곳도…방상팬 등 재해예방 시설 지원 필요

서리가 내리는 등 영하의 기온으로 과수에 심각한 냉해피해가 발생해 농가마다 울상이다.
이상고온현상으로 지난해보다 1주일 정도 개화시기가 앞당겨졌는데 4월 14일부터 15일, 19일, 보은기상관측소의 체크 온도는 각각 1.4도, 영하 0.5도, 0.3도를 보인 것.
보은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각 지의 과수원 기온은 기상관측소의 기온보다 2, 3도 정도 더 낮게 측정되는데 사과의 경우 내북, 산외, 속리산, 수한 지역에서 피해가 나타났는데 최대 70%까지 냉해피해를 입은 과수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배도 마로, 내북, 산외, 속리산, 수한, 회인 등 거의 전 지역에서 피해가 나타났는데 심한 곳은 전체 꽃의 80~90%가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냉해 피해가 큰 배 재배 농가들에 따르면 "배꽃의 암술이 까맣게 얼어죽었다"며 "암술이 죽으면 배가 안달리는데 지난해에도 냉해로 농사를 망쳤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보은황토배영농조합법인 김종천(마로 세중) 회장은 "암술이 얼어죽으면 배가 안달리는데 거의 다 얼어죽었다"며 "지난해에도 전체의 88%가 얼어죽어 3천평에서 보통 20㎏ 콘티박스로 2천700짝 정도 수확하는데 지난해는 겨우 260짝을 수확하는데 그쳤고 올해도 피해가 심각하니 한숨밖에 안나온다"고 허탈해 했다.
배의 냉해피해는 회인골도 마찬가지. 회인골배영농조합법인 김오근(회인 중앙)씨는 "지난해에도 냉해를 입었는데 올해도 암술이 거의 다 얼어죽었다"고 말했다. 김오근씨는 "2천500평에서 20㎏ 콘티로 평년 1천짝 수확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300짝 수확에 그쳤다"며 "지난해에는 배 값이 좋았지만 배가 있어야 팔지"라며 연이은 흉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재해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보험을 가입하지만 보험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농가의 목소리다.
김오근씨는 "지난해 냉해피해를 봐서 재해보험을 기대했는데 보험으로 받은 보상금이 30만원에 불과했다"며 "그 전에는 80%까지 보험료가 지급됐지만 최근 3년간 보험금을 타먹으면 보험 지급액도 크게 낮아져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꽃도 얼어죽고 나무도 동상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농업기술센터 최기식 팀장은 지난해 "여름 잦은 비로 습하고 일조량이 적어서 뿌리 생장이 안됐고 광합성도 안돼 저장양분이 부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저장양분이 많아야 나무 스스로 겨울철 체온을 유지하며 보온하고 봄에 싹이 트고, 꽃이 필 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여름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저장 양분이 부족해 나무도 허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따라서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상습 냉해피해를 최소와 하면서 농가가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장기적으로는 대추와 같이 비가림시설을 갖추는 방안으로 추진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방상팬 설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생팬을 설치한 김교인(보은 성주)씨의 사과 과수원과 최규영(장안 봉비)씨의 배 농장은 방상팬 덕분에 냉해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상팬은 전기와 등유를 사용해서 만든 열기를 위로 끌어올려 팬(바람개비)을 돌려 열기를 주위로 흩어지게 하는 시스템. 농업용 면세유가 적용되지 않아 유류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은 있지만 냉해를 줄이는 시설이어서 냉해피해가 잦은 우리지역에는 요구되는 시설이라는 것.
"설치비 지원 및 면세유가 적용될 경우 농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방상팬 설치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농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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