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어죽', 걸쭉한 맛 정성은 덤
'금강어죽', 걸쭉한 맛 정성은 덤
  • 심우리
  • 승인 2021.04.15 11:38
  • 호수 5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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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에 걸쳐 발명한 어죽을 19년째 팔고 있는 이민호·정영순 부부.
6개월에 걸쳐 발명한 어죽을 19년째 팔고 있는 이민호·정영순 부부.

인적도 드물고 유동인구도 적은 마로면 관기리에는 최근 잘 나가는 어죽집이 새로 들어왔다.
그 이름은 바로 '금강어죽' 청산에서 최근 보은으로 넘어온 금강어죽은 이민호(65)·정영순(67)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작은 어죽집이다. 
금강어죽의 메인메뉴는 빠가어죽과 매운탕. 가끔 찾는 손님들을 위해 닭도리탕도 준비되어있다. 청산에서 맛있는 어죽집으로 이름이 날려 손님이 많았다던 금강어죽이 인적도 드물고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보은군의 마로면 관기리로 옮겨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으로부터 약 19년 전. 이렇다할 요리기술 하나 배운 것은 없었지만 어죽집을 열어 맛있는 어죽을 만들기 위해 직접 연구하고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정영순씨. 
6개월 정도의 기간을 거쳐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어죽의 맛을 찾았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어죽장사를 시작했다고한다. 
영동을 시작으로 개업한 금강어죽은 여러 지역을 거쳐 지금의 보은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어디를가던 처음 세들어서 장사를 시작해, 건물을 사려고 할 때 마다 더 비싼 값으로 건물을 사 가는 사람들이 생겨 건물을 사지 못하고 나와야만 했다는 것. 이민호씨 부부가 청산을 두고 보은의 마로면으로 옮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민호씨는 "청산에서 장사할 때 고객들의 80%이상이 보은 사람들이었어요. 그래서 이전부터 보은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우연치않게 기회가 와서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금강어죽은 지난 19년동안 어죽과 매운탕 장사를 하면서 꾸준히 지켜온 철칙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첫번째로 광고를 통한 가게 홍보가 아닌 가게를 찾아서 어죽을 먹은 고객들의 입소문 만으로 단골고객을 공략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19년 전 처음 개업했을 때 어죽을 사 먹었던 고객도 금강어죽이 이주할때마다 그 곳에 직접 찾아와 어죽을 먹는다고한다. 
두번째는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금강어죽의 어죽과 매운탕에 필요한 물고기는 옥천과 영동지역에 있는 3명의 어부에게서 신선한 물고기를 공급 받아 만든다고한다. 초창기에는 영동에서 1명의 어부와 계약을 맺어 물고기를 공급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금강어죽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자 어부도 3명으로 늘린 것. 이민호씨는 요리에 들어가는 물고기나 닭은 냉동된 것을 사용하면 맛이 변질되기 쉽기 때문에 절대로 냉동된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때문에 금강어죽을 찾는 고객들은 예약을 하고 와야만 그때그때 준비해둔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요리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메뉴를 추가하지 않는 것이다. 이민호씨는 보은으로 오기 이전 청산에서 장사할 때, 생선국수가 유명한 지역임에도 어죽을 고집해 왔다고 한다. 그 지역 사람들의 민심을 얻기 위해 생선국수라는 메뉴를 추가해 판매하는 것 보다 금강어죽만의 자신있는 메뉴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얻는 쪽을 택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청산에서도 꽤 잘 나가는 식당으로 자리잡았다. 
19년 간 어죽을 팔아왔던 이민호씨 부부는 정확히 5년 뒤에는 금강어죽을 그만두고 노후를 즐길 계획이라고 한다. 슬하에 1남 2녀를 둔 이민호·정영순 부부. 
자식들 중에 가업을 이어 어죽을 만들어 파는 것을 이어나갈 의사가 있다면 얼마든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가르쳐 줄 의양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은 가업을 이어 받고 싶어하는 자녀가 없다고.
이민호씨는 "자식들이 원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죠. 하지만 아직은 그런 애들이 없네요"라며 "혹여 단골분들 중에서도 저희 어죽이 사라지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가르쳐 달라고 하면 성심성의껏 가르쳐 드릴 의사는 있습니다. 다만 대충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진중하게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만 가르쳐달라고 해주시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19년 전 기술이나 레시피 없이 어죽집을 시작해 오롯이 어죽과 매운탕으로, 광고나 홍보없이 오롯이 단골 고객들만으로 장사를 이어온 금강어죽의 이민호·정영순 부부. 
이민호씨는 "돈에 대한 큰 욕심 없이 시작한 것이고, 좋아서 시작한 것인데 맛있다고 찾아주시는 단골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오랜 세월 금강어죽을 이용해준 단골고객들께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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