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공부하는 교실은 스마트팜이예요"
"우리가 공부하는 교실은 스마트팜이예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04.08 11:20
  • 호수 5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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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생고 스마트팜내 토마토에는 학생들의 꿈 주렁주렁
충북생명고등학교 스마트팜 방울토마토 농장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이 키워 수확한 방울토마토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 오른쪽부터 1학년 김민재, 홍정훈, 장승원, 하유민 학생이다.)

우리고장 엄마들의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인 보은맘 밴드에 가끔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이하 충생고)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것이라며 어느 때는 딸기, 어느 때는 탱글탱글한 방울토마토나 파프리카를 판매한다는 공지가 뜬다. 보통 오전 11시에 공지해 오후 4시까지 선착순으로 판매하는데 빠르면 낮 12시 전후, 늦어도 오후 2시경이면 동이 난다. 학생들이 생산한 믿을만한 싱싱한 로컬푸드라 구매욕이 높기 때문이다.
맘카페 엄마들이 방울토마토와 딸기, 그리고 파프리카 등을 사기위해 찾은 스마트팜에서 학생들이 실습하는 것을 보곤 하는데 매우 신기해하면서 가격도 싸고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에도 방울토마토를 판매한다는 공지가 떴는데 금방 동이 났다. 마침 방울토마토를 구매하기 위해 충생고 스마트팜을 찾은 배미란(40, 보은 장신)씨를 만났다. 배미란씨는 "보은맘밴드에 뜬 충생고 농산물 홍보 알림을 보고도 직장인이기 때문에 구매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잠깐 시간을 낼 수 있어 방울토마토를 샀다"며 좋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수확하는 농산물은 유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학생들의 학습결과물로 일부라도 스마트팜 운영비용으로 충당하기 위해 우선 교직원에게 판매를 하고 전량 소비가 안될 경우 군민들에게 확대하고 있다. 가격은 지역 인근 마트 가격과 또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가격을 확인한 후 이곳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싱싱한 로컬푸드를 공급하고 있는 충생고의 스마트팜은 지금 어떤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을까? 이를 확인해 보기 위해 충생고 마트팜을 찾았다.
보은읍 교사리 충생고 교문 앞에 있는 스마트팜은 첨단 농업기술이 집합된 농장으로 충생고 학생들이 채소과목을 배우는 교실이자 실습장, 체험농장이다.
14억5천만원을 들여 지난 2018년 3월 완공한 스마트팜은 800여평에 달하며 내부엔 큰 키의 초록 농작물들이 신선함을 보여주고 싱그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방울토마토와 일반 완숙 토마토, 그리고 딸기 재배실로 구획된 하우스 안엔 흙이 없다. 바닥은 시멘트콘크리트로 포장돼 있고 식물이 뿌리는 내린 곳도 흙이 아닌 코코넛 껍질을 이용해서 만든 배지이다. 하늘이 보이는 투명의 비닐이 천정에 씌워져 있어 기상에 관계없이 농작업을 할 수 있다. 온도가 높다 싶으면 천창을 여는 것처럼 비닐 지붕을 접어 외부의 공기를 하우스 안으로 끌어들여 적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쾌적한 환경이다.
작물마다 양분과 수분을 공급받는 링거 줄 같은 줄이 공중에서 내려와 작물이 뿌리를 내린 배지에 연결돼 있다.
그래서 작업하기 편한 옷, 운동화차림, 햇빛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된다. 양복을 입고도 멋진 구두를 신어도 농작업이 가능하다. 스마트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모두 정장의 교복차림이다. 슬리퍼를 신어도 불편하지 않는 모습이다.
흙투성이 옷에 몸은 비 오듯 흐르는 땀에 찌들고, 뙤약볕에 까맣게 탄 얼굴, 고된 노동이 연상되는 농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학생들은 스마트팜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방울토마토와 완숙토마토, 그리고 딸기 생육상황을 살피는 수업이 한창이다.
광주광역시가 고향인 김광중(30) 선생님은 "모종을 심은 후 방울토마토는 한 달 후면 수확하고, 딸기와 완숙토마토도 두 달 후면 수확할 수 있는데 학생들은 자기들이 심은 것이 열매를 맺는 결과물로 나타난 것을 보고 매우 신기해한다"고 말했다.
채소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농사짓는 것을 배우는 거잖아요. 하우스이긴 하지만 첨단기술로 식물을 키우는 공장이나 다름없죠. 공부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 하우스 안의 온도나 습도, 그리고 배지 속의 영양분 등 생육조건과 환경을 맞춰놓고 스마트폰에 어플을 설치해 수시로 하우스환경을 점검해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등 보다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도 학생들이 농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에 기능만 설치하면 하우스 안 온도조절 및 습도 조절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2박3일 여행도 가능하고 장시간 외출도 가능하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채소 공부를 하는 충생고 스마트팜은 지난 2018년 3월 완공했다. 보은자영고에서 생명산업고등학교로 변경되면서 원예전문 특성화고등학교로 진화했다. 채소경영과와 과수경영과, 화훼경영과, 특용경영과 4개과로 각 학년당 1개 학급 학급당 정원 20명씩 재학하고 있다. 담당 선생님과 학생간 멘토와 멘티 관계가 형성돼 학생들에겐 심화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팜에서 채소공부를 하는 채소경영과는 총 60명, 이들 외에 공동교육과정으로 채소수업을 듣는 60명으로 포함해 120명이 수업을 받는다. 이들은 정규수업을 이수하면 NSC(채소자격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채소경영과 학생들은 또 창업동아리도 만들어 활동하는데 50평 규모의 하우스 4동, 그리고 노지 100평은 창업동아리 학생들의 실습현장이다. 학생들 스스로 품종을 선택해 농사를 지으며 재배기술을 익히고 또 현장에서 사용하는 농기계 작동 기술도 익힌다. 당근, 대파, 오이, 가지 등 10개 품목 가량을 창업동아리 학생들의 하우스에서 키우고 노지에는 감자를 식재했다. 앞으로 고구마, 옥수수도 심을 계획이다.
한여름인 6~8월까지는 스마트팜을 휴장한다는 김광중 채소 담당 선생님은 "충생고의 스마트팜은 한국농업의 미래인재를 키워내는 산실이라며 미래 우리농업의 후계를 잘 길러내 이들이 농업에 정착 생명산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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