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
누구보다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
  • 심우리
  • 승인 2021.04.08 10:32
  • 호수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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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읍 성족리 박명래(58)씨
34년 동안 산림조합에 몸담으면서 평생을 나무와 함께 하는 삶을 살아온 박명래씨.
34년 동안 산림조합에 몸담으면서 평생을 나무와 함께 하는 삶을 살아온 박명래씨.

보은 성족리에서 나고 자라며 어릴적부터 산을 좋아했던 박명래(58)씨는 보은고등학교를 졸업해 충북대학교 임학과에 진학해 공부를 했다. 
당시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인지라 1차 산업에 해당 되는 임학 및 임업은 인기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박명래씨는 임학을 공부하는 것이 좋았고 꼭 임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1987년 가평을 시작으로 산림조합 일을 시작했다. 산립조합에서 일을 시작하고 34년. 비록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박명래씨는 처음 산림조합 일을 시작했던 때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1987년 8월 가평에서 산림조합 일을 시작하면서, 박명래씨가 처음 맡았던 일은 잣 종자를 농가들로부터 사 와서 밭에 파종해 기르는 것이었다. 어느정도 자란 나무는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다시 새로운 잣나무 종자를 밭에 파종시키며 양묘하는 것의 반복이었다. 한 번 심은 잣나무 종자가 전국에 보급되기 까지는 4년 정도 걸린다. 박명래씨가 이렇게 전국으로 보급한 잣나무가 무려 40만 그루정도 된다고한다. 당시 잣나무 뿐만 아니라 낙엽수나 삽수를 심어 전국에 보급했다고 하니 일이 여간 바쁜게 아니었다. 
박명래씨는 34년간 산림조합에 일하면서 마냥 가평에 있던 것은 아니었다. 92년도에는 보은으로, 2004년에는 단양군으로, 2007년엔 다시 보은으로 돌아왔다가, 2010년에는 옥천으로 발령을 받았다. 다시 보은으로 돌아와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 8월. 오랜 산림조합일을 마치고 기술지도과장으로서 전입을 온 것이다. 오래동안 산립조합에서 일한 박명래씨는 34년중 20년 이상은 수목 관련 업무를 봤다고 자부할 정도로 오랜 세월 나무를 심었다. 양묘를 시작으로 임도를 닦은 적도 있었다. 그런 박명래씨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바로 보은에 일어났던 2 번의 수해 복원을 위해 산 위 무너진 땅을 보수하고 그 위에 나무를 심은 것이었다. 오랜 세월 타지역을 오가며 일하다 다시 돌아온 보은 고향 땅을 다니며 당시 자신이 수해복원을하고 심었던 나무들을 보면서 '저 나무가 저렇게나 컸구나'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마치 다 커서 자기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자식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고.
박명래씨는 오랜 시간 타지역으로 발령을 받으면서도 고향인 보은 성족리에 있는 가족들을 잊지 않았다. 4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던 박명래씨는 타지역으로 발령받아 나가는 와중에도 주말마다 가족을 보러 고향을 찾는 일을 미루지 않았다. 주말마다 찾은 보은 성족리에서 부모님의 일을 도와 밭일을 했다. 그런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다시 돌아온 보은 고향에서 박명래씨는 현재 대추 농사를 짓으며 살고 있다. 산림조합에서 나무를 심고 가꾸던 노하우가 생겨서일까, 대추 농사 역시 나무를 돌보는 일이다 보니 그리 어렵지도 않고 즐겁다고 한다. 현재 박명래씨는 가족들과 함께 성족리에서 살고 있다. 옥천에서 교육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첫째 딸과, 현재는 취업준비 중에 있는 둘째 딸과 함께 살며 집안에서 소소한 다툼과 마찰이 있을법도 하지만 박명래씨는 온 가족이 한집에서 함께 사는 지금의 삶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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