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리는 농기계순회수리트럭
오늘도 달리는 농기계순회수리트럭
  • 심우리
  • 승인 2021.04.01 11:47
  • 호수 5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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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순회수리를 돌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 잡는 김응남씨(오른쪽),신관연씨(왼쪽),김영환씨

봄이 오고 날씨가 풀리면서 농민들도 한해의 농사 준비를 위해 창고에 고히 모셔두었던 농기계들을 하나 둘 꺼내 점검해본다. 멀쩡한 것도 있지만 그중에 꼭 한두개씩은 말썽을 부리기 마련. 직접 손볼 수 있는 소형 농기구들이야 그렇다쳐도 경운기나 관리기와 같은 중형기계들은 직접 손보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 농민들을 위해 보은 곳곳을 돌아다니며 농민들의 농기계들을 직접 수리해주는 농기계순회수리팀의 김응남(47)씨, 신관연(30)씨. 김영환(30)씨는 자신들을 필요로하는 농민들을 위해 눈이와도 비가와도 마을을 다니며 농민들을 애태우는 농기계들을 뚝딱 고쳐준다. 
그중 가장 오랜시간 농기계순회수리를 해온 김응남씨는 비록 순회수리를 공식적으로 시작한 것은 10년 전이지만 그 이전부터 꽤 오랜 세월동안 어르신들의 농기계를 수리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농기계 수리를 해 왔지만 여전히 자신을 찾는 어르신들을 돕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는 김응남씨. 눈이오거나 비가오는 악천후에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려와 농기를 수리하고 있자면 힘이 들지만 주민들이 고맙다며 건내는 커피 한 잔, 음료 한 모금이 그날의 고충과 피로를 모두 씻어준다고 한다. 
지난해 까지 농기계 임대와 농사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경험을 쌓다가 올해 초, 스스로 자원해 농기계순회수리 업무를 맡게 된 신관연씨는 보은에서 나고 자라며 탄부초, 보은중,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당시 보은농고)를 졸업하고 제대 후 27살이 되던 무렵 중학교시절부터 친구였던 김영환씨의 추천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다른 꿈도 꾸었지만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견이 깨지고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과, 작은 일이라고 여겨온 것들에도 감사해 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구나'라고 느끼며 이 일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농기계순회수리에 자원한 것도 직접 현장에 나가 어르신들을 돕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신관연씨는 “안하던 것들을 새로 배워서 하는 것이다 보니 설레고 재미있어요"라며 “한편으로는 저의 실수로 믿고 맡기신 농기계가 고장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신관연씨와 중학교부터 친구로 지내오던 김영환씨 역시 올해 신관연씨와 함께 농기계순회수리를 시작했다. 농기계순회수리 업무를 보면서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김영환씨. 이렇다할 기계를 갖춘 것도 아니고 오롯이 맨손과 도구 몇 개로 농기계를 고치는 일을 하다보니, 가장 우려되는 것은 사람이 다치는 것이라고. 김영환씨는 “제 친구들 중에서도 타지역에서 같은 일을 하다 다친 친구가 몇 있다보니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요"라며 “수리를 하고 있는 저 자신이 다칠까 걱정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옆에 계시던 어르신이나 주민분들이 다칠까 그게 가장 염려가 되죠. 그래서 수리하는 동안은 되도록 근처에 누가 오지 못하게 하는 편이에요"라고 말했다.
보은의 이곳저곳 빠지는 곳 없이 직접 찾아가며 농민들의 농기계를 수리해주는 김응남씨, 신관연씨, 김영환씨. 계절마다 농민들이 사용하는 농기구가 다르니만큼 매일매일이 바쁘지만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는 농기계순회수리팀. 비록 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수리를 받은 후 어르신들이 건내는 감사의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 고장난 농기계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농민들을 돕기 위해 오늘도 농기계순회수리트럭은 보은의 곳곳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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