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겨울이 물러난 자리엔 어느 새 봄이 차지하는 중이다. 노란 산수유와 매화가 봄이 왔음을 알리더니 이내 마른 가지마다 물이 오르며 뾰족뾰족 새싹을 틔우고 있다.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복슬복슬한 털로 뒤덮여있는 목련도 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봄이다. 봄이 온 풍경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추, 사과, 배 등 과수나무 가지치기를 일찍 끝낸 농부는 땅심을 높이기 위해 두엄을 내고 갈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겨우내 비닐 속에서 싹을 틔운 마늘은 비닐을 걷자마자 두팔 벌려 봄볕을 쬐고 있다. 곧 영양분 듬뿍 먹고 뿌리를 단단히 내려 씨알 굵은 마늘로 성장하겠지. 사진은 보은읍 학림리 강신부(82)·채이화(82)씨 부부가 비닐을 걷어낸 마늘밭을 돌보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 9월에 마늘씨 10접을 놓았어. 한 35접을 수확해서 자식들에게도 보내는데 올해는 시원찮네." 2남2녀의 자녀들에게 해마다 마늘양식을 보태주는 부모는 혹시나 마늘양식이 줄까봐 걱정한다. 자식을 사랑하는 애틋한 부모의 마음을 엿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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