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소띠 해 희망을 키우다 : 삼가2리 어현우씨] 물고기 양식한 수조물로 친환경 쌈채소 키워
[2021년 소띠 해 희망을 키우다 : 삼가2리 어현우씨] 물고기 양식한 수조물로 친환경 쌈채소 키워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01.14 12:12
  • 호수 5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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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포닉스 농업, 노동력과 농업용수 크게 절약 실험 마쳐, 올해 양어장 확장 본격 사업 계획
플라스틱 원형 물탱크 윗부분을 잘라 수조에 치어를 넣어 성어로 키워내고 있다. 

#수조에서 고기 키우고 그 물로 쌈채소 키우고
'대구 싸나이', 보은으로 귀농하기 전 의정부에 살았고 농촌·농업과는 거리가 먼 IT 분야에서 일했던 어현우씨가 구병산골 삼가2리로 귀농한 것은 지난 2015년 11월이다. 
처음 이곳에서 휴경지였던 1천700평의 논을 임차한 어현우씨는 2016년 겨울철 농업기술센터가 실시하는 영농교육을 받고 또 마을 주민들에게 실전으로 벼농사 짓는 기술을 배워 논농사를 지었다. 논 1천700평에서 얻은 소득은 300만원. 당시 삼가분교로 전학 온 2명의 자녀를 가르치고 부인과 함께 4인가족이 사는데 연 300만원 소득은 턱도 없었다. 그래서 보은읍 삼산리에 식당문을 열어 밥장사도 했다. 아이들에게 시골생활을 경험하게 하기 위해 삼가리로 들어가 원없이 농촌생활을 한 자녀들과 부인은 지금은 대구시로 옮겼고 삼가2리에는 어현우씨만 살고 있다. 
어현우씨는 귀농귀촌인협의회 사무국장, 속리산면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보은으로 귀농귀촌한 분들과 자주 만나며 정보도 교류하고 보은에서 잘 정착할 수 있게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귀농해 정착 기간이 짧거나 시골 생활이 어설픈 귀농귀촌인들이 농기계 다루는 것이 서툴러 다치는 마음 아픈 사고들이 많이 발생했다. 예초기를 사용하다가 다리를 크게 다치기도 하고 톱날에 손가락이 잘리기도 하는 등 위험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너무 마음이 아팠던 어현우씨는 어설픈 도시민들의 좌충우돌 시골살이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들이 농촌에 잘 정착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위험한 농기계를 쓰지 않아도 농사를 지을 수는 없을까 고민하며 찾아낸 것이 아쿠아포닉스라는 농업이다. 어현우씨가 이 농업을 알고 이론과 기술을 배울 때는 초기여서 500만원이라는 비싼 수강료를 지불해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농법을 다 터득했던 것이 아니라 별도로 외국서적을 구입해 번역을 해가며 실력을 쌓았다.
그리고 2018년 삼가2리에 플라스틱 원형 물탱크 윗부분을 잘라 수조로 만들고 하우스를 설치하고 물을 가둘 수 있는 수경재배용 시설을 만들었다. 수조가 들어간 양어시설은 10평, 수경재배하우스는 40평, 전체가 50평 규모에 불과하다. 모든 시스템은 어현우씨가 직접 설계해서 설치했다. 농장에서 배운 것과 전문서적을 번역해서 익힌 것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수조에는 물고기 치어 150마리를 넣어 50마리를 성어로 키워 그동안 동네주민들과 지인들에게 대접했다. 수경재배시설에 키운 상추, 치커리, 청경채, 쑥갓, 돌산 갓, 열무, 물냉이, 부추 등 채소는 별 실패없이 잘 키워냈다. 수경재배로 키우는 것이 22종으로 늘었을 정도다.
한겨울인 요즘 구병산골 삼가2리 어현우씨 집은 높은 산에 둘러쌓여 있어 오전 10시 30분 정도 해가 뜬다. 그리고 오후 4시면 해가 진다. 하루 24시간 중 일조시간이 6시간도 채 되지 않는 최악의 조건에서 채소와 물고기가 잘 자라고 있다.
수경재배로 키운 친환경 쌈채소는 회원으로 가입한 도시민에게 500g씩 매주 출하해 소득을 얻고 있다. 회원으로 관리하고 있는 도시민들에게 선호도가 높아 올해 시설을 확장, 더 많은 회원들을 모집 판매를 확대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는 경영계획을 추진 중이다.

어현우씨는 아쿠아포닉스라는 방식으로 물고기의 유기물이 비료 역할을 대신해 주고, 자연발하는 물만 보충하면 되기때문에 물 낭비 없이 식물을 재배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쿠아포닉스 친환경적이라 선호도 높아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 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로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물고기를 키우면서 발생되는 유기물을 이용해 식물을 수경 재배하는 순환형 시스템이다. 
식물은 물고기에게서 나오는 영양성분이 가득한 물을 먹고 자라고, 물고기는 식물이 정화해준 물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아쿠아포닉스 농업으로 재배한 채소는 물고기 유기물이 비료 역할을 대신해 질소 함유량이 적어 좀 더 자연에 가깝고,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에 물고기를 키우던 전통방식 농법이 유럽 등 농업 선진국에서 온실 형태의 시설에서 물고기와 채소를 함께 키우는 장치 농업으로 발전·확산하고 있다.
초기에는 투자비용이 들고 채소재배와 물고기 양식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미래농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무비료, 무농약의 유기농 농업인데다 자연 증발하는 물만 보충하면 되기 때문에 물 낭비가 거의 없다. 또 환경오염과 농토가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날씨와 계절과 관계없이 양질의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것도 높은 경쟁력이다.
어현우씨에 따르면 양식장은 물고기를 키우기 위해 계속 사료를 주기 때문에 수조 안이 오염돼 물고기 배설물을 걸러내야 하는데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의 배설물인 유기물을 무기물로 바뀌는 조건을 만들면 훌륭한 식물의 영양분 공급원이 된다는 것. 또 물의 양도 텃밭에 채소를 재배할 때보다 최대 1/5로 준다는 것.
그럼에도 물고기는 20% 이상 더 자라고 쌈 채소는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기르는 친환경적이어서 어현우씨는 아쿠아포닉스야말로 농업분야의 마지막 농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숨을 쉴 때마다 허연 입감이 뿜어져 나오는 한 겨울 수조 안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물고기가 꿈틀대는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하우스 안에는 한여름 텃밭에서 쏙쏙 뽑거나 잎채소를 뜯어 쌈을 싸먹던 짙푸른 채소들이 계절을 잊은 채 자라고 있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장 확장해 체험농장으로 운영
하루 6시간이 채 안되는 일조시수, 군내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낮은 최악의 조건인 삼가2리에서 어현우씨는 50평으로 아쿠아포닉스 농업 최적화에 대한 거의 모든 시험을 마쳤다.
수조와 하우스 수경시설은 18도~20도 사이를 유지해야 하는데 겨울철 난방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2도 낮은 16도에 맞춰 한달 동안 운영하면서 식물과 물고기의 성장력도 비교하기도 했다.
모든 기술을 터득한 어현우씨는 올해 400평 규모로 양어장과 수경재배시설을 확대, 본격적으로 사업할 계획이다.
그의 계획을 통해 수익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도시농부가 가능하도록 아파트 베란다나 거실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간이시설로 보급, 국민들이 친환경농산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장을 운영해 좀더 쉽게 귀농해 정착하도록 돕고 또 도시민들이 주말에는 이곳에서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농산물을 먹고 쉬며 심신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힐링센터로 운영한다는 것.
현재 그의 집 마당에는 카이스트와 협력으로 사업하던 후배가 사업도 접고 텐트를 치고 숙식하며 농법을 배우는 중이다. 머리 좋은 후배가 봐도 어현우씨가 하는 아쿠아포닉스 농업이 비전있는 미래농업으로 와닿았던 것. 이렇게 아쿠아포닉스 농업이 도시민에게 농촌 정착의 단초를 제공하기에 충분해보인다.
사실 농촌, 시골은 직장을 찾아서 또는 고소득을 꿈꾼 농촌 인구가 도시로 빠져나가 젊은이가 거의 없다. 고령의 어르신들만 사는 곳도 많아 이들 마을은 향후 소멸을 걱정할 정도다.
어현우씨는 아쿠아포닉스 농업이야말로 농업을 도시로 수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자 도시민의 농촌정착을 이끌어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은에 새로운 농업을 도입해 2년간의 시험을 끝낸 소 띠해 소띠인 어현우씨는 새해 본격적으로 농장을 일구는 야심찬 각오로 영농설계 중이다. 농업농촌과는 전혀 관계없이 도시생활을 하고 IT 분야에서 일하다 과감히 도시생활, 첨단분야의 일을 접고 찾은 보은에서 농촌정착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꿈이 담긴 아쿠아포닉스 농장에서 매일매일 희망을 수확하고 있다. 그의 주장대로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지 그의 농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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