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1.14 09:32
  • 호수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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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리스트 이 만 동
조자용민문화연구회 대표, 도화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가 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고받는 덕담 인사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받고 싶어 하는 복은 무얼까? 돈? 명예? 권력? 사랑? 물론 가장 먼저 원하는 복이야 사람들마다 다 다르겠지만,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최우선으로 꼽는 복은 건강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지금 이 순간, 가장 바라는 것은 건강이다. 아무리 많은 재산과 크나큰 권력이 있다고 해도 건강을 잃는 그 순간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작고한 작가 '박완서'가 말년의 어느 날, 허리를 삐끗해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든 경우를 당하고 떠올렸다는 중국속담이다. 그렇다! 건강을 잃고 나면 뒤늦게 깨닫게 된다. 자유롭게 숨 쉬고, 혼자서 일어나고, 내 마음대로 걸어 다니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 하고, 함께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이라는 것을! 
작가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안구 하나 구입하려면 1억이라고 하니 눈 2개를 갈아 끼우려면 2억 원이 들고 신장 바꾸는 데는 3천만 원, 심장 바꾸는 데는 5억 원, 간 이식 하는 데는 7천만 원, 팔다리가 없어 의수와 의족을 끼워 넣으려면 더 많은 돈이 든다고 합니다. 지금! 두 눈을 뜨고 두 다리로 건강하게 걸어 다니는 사람은 몸에 51억 원이 넘는 재산을 지니고 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런 사고로 앰뷸런스에 실려 갈 때 산소호흡기를 쓰면 한 시간에 36만 원을 내야 한다니 눈, 코, 입 다 가지고 두 다리로 걸어 다니면서 공기를 공짜로 마시고 있다면 하루에 860만 원씩 버는 셈입니다. 우리들은 51억 원짜리 몸에 하루에 860만 원씩 공짜로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요?"
돈으로 모든 것을 계산한다는 것이 조금 불편한 마음이기는 하지만 작가는 모든 것을 돈으로 따지고 가늠하는 인간들에게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가장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이런 수치를 썼을 것이다. 
위의 계산대로라면 우리는 이미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로또에 두세 번 당첨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 달에 700만 원씩 매달 20년을 지급해준다는 연금복권을 뛰어넘어 죽는 날까지 하루에 860만 원씩 주는 복권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건강이라는 엄청난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것과 그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한다. 젊고 건강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한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마치 당첨된 복권을 내 스스로 버리고 마는 것과 같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었다.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게 되고, 국가간 여행이 금지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그동안 당연히 누렸던 일상들,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운동하고, 여행할 수 있다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해가 바뀌어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제행무상!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불교의 경구처럼, 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유명한 옛 시구처럼 세상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그 때.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누리고 있던 건강과 일상의 소중한 것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말도록 하자.
새해가 밝았다! 이미 로또에 두세 번 당첨되었고, 매일 860만 원씩 받는 연금복권에 당첨된 그대들이여! 새해에도 건강과 일상이라는 큰 복 받으시고, 작은 일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잘 사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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