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목표를 이룬 소녀들
한해의 목표를 이룬 소녀들
  • 심우리
  • 승인 2021.01.07 12:04
  • 호수 5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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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 이은혜, 송어진양

2021년의 새해가 밝았다. 항상 그래왔듯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의 바람이나 목표를 세워두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다이어트나 자격증 취득, 취업 등등 자신의 상황에 따라 세우는 새해의 목표와 바람은 제각각이다. 그중에서 특히 수능을 코 앞에둔 고3들은 누구나 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앞설 것이다. 때문에 고3 학생들은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해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2021년 새해를 맞아 가장 먼저 만난 사람들은 이러한 한해의 목표와 바람을 성공적으로 이룬 사람들이다. 바로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의 송어진학생과 이은혜학생. 두 학생은 지난 12월 11일, 2020년도 충청북도 제4회 경력경쟁 공무원 농업직 임용시험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두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은혜(왼쪽)양과 송어진양이 그동안 공부했던 책과 노트를 펼쳐 보여주고 있다.
이은혜(왼쪽)양과 송어진양이 그동안 공부했던 책과 노트를 펼쳐 보여주고 있다.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 진학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까지
이은혜(20)양은 보은에서 나고 자란 보은 토박이다. 이은혜양이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것은 언니와 오빠 모두가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충북생명산업고에 진학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 이은혜양이 입학했을 때는 식품과 관련된 전공을 공부하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은혜양이 진학할 때 즈음 생각해뒀던 과가 사라졌고, 고민 끝에 과수경영과로 진학하게 됐다. 그러던 이은혜양이 공무원시험을 치르게 된 것은 진로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었다. 원래는 공무원시험에 뜻이 없었던 이은혜양이었지만, 학교에 들어오고 학교에서 해주는 진로와 취업에 대한 지도를 3학년이 되고 학기 중에나 해준다는 소식을 들었고, 늦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3학년이 되자마자 공무원시험준비반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은혜양과 함께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송어진(20)양은 꽤 재미있는 경로를 통해 공무원시험준비반에 들어오게 됐다고 전했다. 본가가 세종시에 있는 송어진양은 부모님의 교육방침이 '공부를 정말 잘하는 것이 아니면 원하는 전공을 공부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화훼를 공부해 창업을 하고 싶었던 송어진양은 충북생명산업고에 진학해, 화훼경영과를 전공하게 됐다. 그러던 중 3학년이 된 2020년 6월, 공무원시험준비를 중간에 그만둔 친구를 대신해 우연히 수업을 들어갔다가 선생님들이 말씀해주시는 공무원이 되었을 때의 메리트를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게 됐다고 한다. 

#공무원 시험, 이렇게 준비했다!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의 공무원시험준비반에는 이은혜양과 송어진양을 포함한 8명의 학생과 3명의 지도선생님이 있었다고 한다. 수업은 코로나가 터진 2020년 초에는 선생님들이 온라인 강의를 구매해 아이들이 집에서 인터넷강의를 듣고 공부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지난 6월, 학교가 개학하고 학생들이 다시 학교를 나올 수 있게 되자, 지도선생님들은 먼저 이론수업을 진행한 후 이후로는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계속 풀어보게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특히 과학관련 과목은 선생님들이 사다주신 문제집을, 농업신선환경과 재배과목은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만들어 함께 풀어보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이은혜양과 송어진양도 공무원 시험 준비는 무척 힘들었다. 이은혜양의 경우, 온라인으로 듣던 강의 내용과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수업의 내용이 달랐다는 점에서 1학기때 공부한 것이 무의미해진 것 같아 슬럼프를 맞았다. 송어진양은 시험을 1달하고 2주 앞둔 시점에서 지쳐버렸고, 주위 사람들의 기대감에 부담감을 느꼈고 그대로 한 달 정도 공부에서 손을 놓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슬럼프지만 그 슬럼프를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어야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이은혜양과 송어진양은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 서로 달랐지다. 먼저 이은혜양은 선생님을 믿고 꾸준히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하는 방법으로 극복했다. 회의감과 무력감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꾸준히 지도 선생님들을 믿고 수업을 들었고, 밤잠이 많은 체력적 한계를 역이용해 저녁보다는 집중이 잘되는 오전에 쉬는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공부를했다. 송어진양의 경우 시험을 2주 앞둔 시점에 그동한 공부해온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체계적인 시간분배를 통해 공부를 했다. 스터디플래너를 짜서 자신이 오늘 어떤 공부를 했는지, 공부하는데 몇 시간을 투자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기록했으며, 자신이 공부하며 작성했던 노트와 스터디플래너를 방치해두지 않고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어떻게 공부해왔고,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검토했다고한다. 또한 송어진양은 시험준비를 하면서 네이버 밴드 등의 SNS에서 스터디 그룹을 찾아 들어가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렇게 시험을 치뤘고, 처음 합격소식을 접했을 때는 믿지 못했다고한다. 송어진양은 "가체점 당시 3개를 틀렸다. 소문에 공무원시험은 1문제라도 틀리면 합격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어 당연히 불합격했다고 생각했는데 합격 소식에 너무 기뻤다. 엄마와 할머니는 눈물까지 보이셨다"라고 당시 소감을 밝혔다. 

#2021년의 새로운 각오
2021년 새해가 밝았고 언제나 그렇듯 새로운 고3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1년 동안 달릴 것이다. 그중에는 송어진양과 이은혜양 처럼 공무원시험을 위해 1년의 공부 계획을 세우는 후배들도 있을 것이다.  이은혜양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시험에 나올 것이라고 집어주는 문제에 의구심이 드는 일이 한두번이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들을 믿고 꾸준히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또한, 송어진양은 "막연히 시간을 오래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되,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도 막연하게 시간을 쓰지 않고 자기에게 맞는 공부방법으로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머지않아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가 각자 발령받은 관공서에서 공무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송어진양과 이은혜양. 떨리기도 하고, 나름의 각오를 다지고 있을 것이다. 농업직 공무원으로서 현장을 자주 나갈 것을 대비해 체력을 기르겠다는 이은혜양과 자신이 공무원으로서 가져야 할 부족한 전문성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업무에 임하겠다는 송어진양. 2021년을 맞은 두 학생의 새로운 다짐과 바람이 꼭 이루어지길 기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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