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당공(溪堂公) 유고집 발간에 붙이는 글
계당공(溪堂公) 유고집 발간에 붙이는 글
  • 보은사람들
  • 승인 2021.01.07 11:00
  • 호수 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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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규 인
보은향토문화연구회
금화서원 내 금화사의 모습

지난 연말에 보은에서 뜻깊은 책이 한 권 발간됐다. 책명은 <계당유고집>, 펴낸 곳은 화순 최씨 계당공파 문중이다.
종중 대표는 치안감으로 공직을 마친 최원태씨로서 현재 보은군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며 이평리에 거주하고 있다.
국학자료원에서 출판했으며 번역은 이춘희 계명대 교수가 맡고, 감수는 조영임 중국 광서사범대학교 교수가 담당했다.
계당유고집은 계당 최홍림(1506~1581) 선생의 글과 그 분과 교유하셨던 성운 대곡(1497~1579), 남명 조식(1501~1572), 동주 성제원(1504~1559), 소재 노수신(1515~1590) 등 당대의 선비들과 주고 받은 시, 그리고 계당과 금화사의 건립과 증수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책으로서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던 계당유고와 계당집을 합본해 한글로 번역한 책이다.
계당 최홍림 선생은 을사사화(1545년, 명종 원년)로 뜻있는 선비들이 화를 당하는 현실에 절망해 가솔을 이끌고 현재의 보은군 삼승면 선곡리로 이거하여 금적산 기슭 계곡 근처에 집을 짓고 스스로 계당(溪堂)으로 명명하고 이를 또한 자신의 아호(雅號)로 삼았다.
당시에 보은땅 종곡에는 성운 대곡선생이 살고 계셨다. 대곡 선생 또한 을사사화로 형이 죽임을 당하자 처가가 있는 종곡리로 내려와 은둔하며 시와 거문고로 시름을 달래며 높고 맑은 행실로 선비의 귀감이 되신 분이다.
보은군에서는 2018년 12월 대곡선생의 문집인 대곡집을 유원대학교 호서문화연구소에 의뢰해 한글로 번역, <역주 대곡집>이라는 책명으로 이미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계당유고집>이 발간됨으로써 우리 보은군민들은 400년도 훨씬 전에 이 땅에서 살았던 선현들의 드높은 정신세계를 접할 수 있는 귀한 자료를 갖게 되었다.
이 책을 발간하느라 애를 쓴 최원태 계당공파 문중 대표와의 개인적 인연이 깊은 관계로 발간 즉시 책을 받아 먼저 살펴보는 행운을 얻었다.
'남명 조식, 동주 성제원과 함께 읊다'라는 제목의 시를 읽으며 깊은 즐거움을 느꼈기에 새해를 맞아 보은사람들 애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아래와 같이 옮겨 적는다.
여조남명성동주제원공음
(與曹南冥成東州悌元共吟)
남명 조식 동주 성제원과 함께 읊다

수국청파음(手국淸波飮) 
손으로 맑은 물 한 움큼 떠마시니
흉금냉사빙(胸襟冷似氷)
가슴속 얼음처럼 시원하기 그지없다
평생진구누(平生塵垢累) 
평생동안 쌓여온 때와 먼지를
세득십분징(洗得十分澄)
씻어내어 한결 맑아졌구나

금화서원 계당 측면의 모습
화순최씨 계당공파 문중에서 발간한 계당공유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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