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생활 중도 하차 후 미용업으로 보람 찾고, 다양한 봉사 펼치는 사랑의 '금손'
선수생활 중도 하차 후 미용업으로 보람 찾고, 다양한 봉사 펼치는 사랑의 '금손'
  • 심우리
  • 승인 2020.12.31 10:38
  • 호수 5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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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담미용학원 심다영(34)씨
다담미용학원 심다영(34)씨

#미용과의 첫 만남
심다영(34)씨가 처음 보은에 오게 된 것은 고등학생 무렵. 중학생 시절에 배드민턴 선수로서 활동하던 그녀는 부상으로 인해 선수를 그만두고, 보은에 있는 농고에 진학하게 됐다.  운동 밖에 할줄 모르던 심다영씨는 처음 농고에 와서는 할줄아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어 약 1년 반을 방황했다고.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기술이라도 하나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좋아하는 것도 없고 하니 뭘 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마음가짐을 품고 미용실을 찾아가 반삭을 해달라고 했다. 머리를 전부 자르면 마음이 허전해질 법도 한데 심다영씨는 오히려 후련하고, 가슴이 두근댔다고 한다. 
미용사의 손길 하나로 내 머리가 변하고, 변한 머리에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배우고 싶었다. 심다영씨는 그 날로 그 미용실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미용에 관심을 가지고, 미용일을 배우기 시작한 심다영씨는 평일에는 청주로 미용학원을 다니고, 주말에 미용실에서 일을 하면서 미용을 시작했다. 청주와 보은을 오가는 차비는 비쌌고, 미용실에서는 고작 빗자루질과 손님들 샴푸해주는 일이 다였지만 심다영씨는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두근대고 기분이 좋았다. 심다영씨는 그렇게 청주를 오가며 배우고, 미용실에서 일을 하다가 19살의 나이에 서울 강남에 있는 샵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심다영씨는 헤어뿐만 아니라 메이크업도 배웠다고 한다. 
심다영씨는 "배우는 것은 청주나 대전에서 배워도 상관없어요. 그치만 저는 형편이 어려웠고, 이 미용 일이 나의 생업으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려면 서울에서 배워야 했어요"라며, "서울은 기본 예절 교육부터 달라요. 청주나 대전은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해라'가 다지만, 서울에서는 친절하게 대해야하는 이유,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28살이 되던 해, 심다영씨는 결혼하고, 근 10년 만에 청소년기를 보낸 보은에 다시 내려오게 됐다고 한다.

심다영 대표가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미용사 자격증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가족내 성 평등 조성을 위해 펼쳐진 '속마음알아보기'에서 다담 심다영대표가 이미용봉사를 펼치고 있다.

#다시 돌아온 보은, 다양한 봉사 활동 펼쳐
다시 돌아온 보은에서 심다영씨는 자리를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미용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했다. 신부 메이크업을 하며 일하던 심다영씨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메이크업도 여려번 맡아 했다.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메이크업을 해주던 중, 그녀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었다. 어린 나이에 어려운 가정형편에 한국에 와, 결혼을 하면서도 사람들의 축하보다 좋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결혼을 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보며 심다영씨는 마음이 아팠다. 
어려운 형편에 사회적 약자.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이에 심다영씨는 2019년부터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자신의 기술을 가르쳐 주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아랑곳하지 않았고,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미용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결과는 무척 좋았다. 
심다영씨는 단순히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미용을 가르치는 것에서그치지 않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미용 봉사를 하는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고, 결혼이주여성들은 마치 예전의 심다영씨가 그랬던 것처럼 직접 배운 기술로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좋아했다. 
그렇게 여러 차례의 미용봉사를 하다보니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인식과 시선도 조금씩 좋아졌고, 오히려 응원하고 함께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는 사람들도 여럿 생겼다고 한다. 
최근에는 결혼이주여성들(아시누리 나눔 봉사단)과 함께 양말목을 이용해 방석을 만들어 나눔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렇듯 결혼이주여성들뿐 아니라 몇몇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싶어하자, 심다영씨는 지금의 '다담 미용학원'을 열게 됐다.
심다영씨는 현재 다담미용학원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용봉사를 펼쳐나가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예쁘게 화장하는 방법이 아닌, 건강하고 올바른 화장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찾아가 이발을 해드리는 봉사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다. 
심다영씨는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주변 사람들 덕인 것 같다. 내가 힘든 시기에 나를 이끌어주신 평화수산의 양아버지부터, 내가 하고자하는 일에 동참하고, 응원해주시는 여려 분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내가 배운 것을 기반으로 여러 사람들을 돕고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다담미용학원은 자격증과 창업, 취업을 위한 수강생을 수시로 모집 중이며, 창업컨설팅 무료지원 및 실업급여 대상자는 기술학원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부터 다담미용학원을 운영중인 심다영씨. 다담 미용학원은 창업 무료 컨설팅 지원 및 실업급여 대상자에게는 기술학원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8일 심다영씨와 이미용자격 취득반 결혼이주여성들이 아시누리 나눔봉사단과 함께 방석 나눔 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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