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 살리기는 마을도, 군도 살리는 최선책이다
작은학교 살리기는 마을도, 군도 살리는 최선책이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12.17 10:53
  • 호수 5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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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멀리 퍼져있는 잔뿌리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한다

12월 12일 토요일 세중리 주민들 가온마루 1호 입주자가 이사한 날 주민들도 들떠있었다. 이날 부녀회에서는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며 회관 주변 환경을 정비하면서 가온마루 1호 입주자 백성구 대위 가족들에게 산뜻한 마을 분위기를 심어줬다.
주택제공이 높은 호응을 얻으면서 전국에서 세중초등학교 전입학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었고 현재 전학오겠다고 학교 문을 노크하는 가족도 4가구에 달한다. 이중 자녀가 넷인 가족도 있어 총동문회와 마을에서는 우선 다자녀 가구부터 전입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가온마루 1호 입주자를 세중리 마을 주민들이 환영하고 선물도 했다.
가온마루 1호 입주자를 세중리 마을 주민들이 환영하고 선물도 했다.

김종천 이장은 "지역 주민들의 모교인 작은학교, 세중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시작한 전입자들에게 주택 제공사업이 첫 테이프를 잘 끊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하고 "민간의 노력으로 세중초등학교 살리기의 효과는 물론 보은군 인구가 늘어나는 성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실제 1호점에 1가구 5명이 주민등록을 옮겨 이주했다. 보은군 인구 5명이 증가한 것이다.
김종천 이장은 "현재 2호점을 준비 중인데 1호점을 완공하는데도 총동문회에서 큰 도움을 주었고 2호점도 성과를 내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군에서 조금이라도 지원을 해준다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말하고 "폐교 위기에 처했던 괴산군의 백봉초등학교는 괴산군에서 주택을 건축해 전입자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이 성과를 거둬 학교가 살아나고 있다"며 "보은군도 이런 사례가 적극 도입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영 총동문회장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비용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모교를 살려야 한다는 당위성이 크기 때문에 동문들도 관심을 보이고 저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며 "2호점은 마을 소유의 주택을 리모델링할 계획이고 3, 4호점은 마을내 빈집을 리모델링을 해서 학교가 계속 유지되도록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은군에서 지원해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도 말했다.
김종천 이장과 이혜영 총동문회장은 "보은군은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지역이어서 소멸지역에 포함된 것 아니냐"며 "작은학교 살리기는 곧 젊은이를 유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인구증가를 가져와 지방소멸 위험도 해소되는 것"이라며 "스포츠에만 예산을 투입하지 말고 전입자 유치 같은 지역의 미래를 위한 사업에 투자를 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김종천 이장은 "나무가 굵고 튼튼하게 자라면서 가지가 잘 뻗게 하기 위해서는 저 멀리 퍼져있는 잔뿌리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빨아들여야 한다. 만약 나무를 빨리 키우겠다고 나무 밑동에만 비료를 뿌리면 나무는 금방 죽는다. 가지만 빨리 키우려고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종천 이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도 마찬가지"라며 "읍이 활성화 되고 전체적으로 군이 살기 위해서는 면, 시골마을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시골마을 주민들이 읍에서 소비활동을 해야 읍도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은군이 시골이 활기를 띌 수 있는 행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천 이장은 "하지만 지금은 시골 주민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스포츠에 예산을 집중투자하고 관광시설을 한다고 갈목리에만 투자하고 있는데 그런 사업을 한다고 해서 지역이 살아나는 게 아니다. 젊은인구가 없고 고령인구가 많아 지금도 시골마을은 자동 소멸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한다. 마을을 살리고 폐교위기에 몰린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세중초등학교의 사례처럼 도시 전입자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사업을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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