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평리 땅'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평리 땅'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12.10 10:34
  • 호수 56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동산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펼쳐지는 영상은 성냥갑처럼 빌딩이, 아파트가, 연립주택이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박혀있는 도시의 모습이다. 도저히 건물 지을 곳이 아닌 것 같은 경사가 심한 곳도 여지없이 들어서 있다. 그렇게 건물이 그물처럼 쳐져 있는데도 집이 없다고 난리다. 게다가 요즘은 전세대란이라고 한다. 집값이 폭등해 서민들이 고충을 겪는다고 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니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무슨 얘기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전쟁을 겪지 않는 농촌, 시골에서 사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서설이 길었는데 땅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요즘 보은군이 계획한 삼산어린이집 신축 이전+육아종합지원센터 신축을 내용으로 한 복합육아종합지원센터 자리를 놓고 땅 논란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이평리 부지를 매입하기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보은군의회에서 부결되면서 논리들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보은군의회가 군이 계획한 부지를 부결한 것은 육아종합지원센터 사업 자체에 대한 부결이 아니다.  두 눈 크게 뜨고 읍내 곳곳을 살펴서 찾자는 것이다. 아이들 놀이환경을 저해받지 않고, 군내 어디서든 찾기 쉽고, 또 차량으로 이동하는 육아맘들이 맘놓고 주차할 수 있는 곳을 물색해보자는 것이 가장 크다.
여기에는 도심 균형개발을 고려해야 하는 보은군이 온갖 시설물을 보은읍 이평리에만 집중시키고 있는 위험성도 다분히 담고 있다고 본다.
증거는 본보가 지난 12월 3일자에서 보도했던 것처럼 보은읍 이평리 문화예술회관 뒤 군유지에 숨쉬기도 벅찰 정도로 건물을 꽂아놓은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1천원짜리 점심밥 때문에 다수의 어른들이 이용하는 시설이 들어섰는데 7대 군의회에서 현재와 같은 교통혼잡 상황을 예상하고 누누이 외곽부지를 찾아보라고 했었다. 그러나 노인들은 군의회 규탄대회까지 열어 복지관 녹지를 고집했다. 보은군도 노인회 뒤에서 맞장구를 친 모양새였었다. 당시를 상기해보면 현재 주차공간 부족을 거론하고 주차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보은군 스스로 정책결정을 잘못한 것임을 시인한 것으로 도 비쳐진다.
이렇게 노인들, 어른들이 점유하는 건물이 복지관 주변으로 몰리면서 토박이로 있던 어린이, 청소년들이 치이는 환경이 됐다.
따라서 신축할 육아종합지원센터 부지를 부결한 것도 이런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논리가 우세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또 이평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삼산리나 교사리 등에서 빈터나 빈 상가로 남아있는 곳을 찾아보자는 것도 담겨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 젊은 엄마들의 활동으로 생동감이 느껴지는 육아종합지원센터로 인해 균형 개발에 기여하고 또 활력을 잃은 도심을 재생하는 등 도심 전체를 놓고 그린 발상도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보은군이 계획한 이평리 부지에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짓자는 모 단체의 건의서가 보은군의회에 답지했다고 한다. 이번 만큼은 의회 압박용이 아닌 순수하게 군의 발전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마음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군이 계획했던 부지 말고도 이평리에는 아파트를 지을려고 했던 넓은 부지가 아직 몇 군데 있다.
인구가 감소하는 보은읍은 492세대 신한헤센 아파트 건립이후 아파트 건립에 대한 수요가 사라졌다. 기존의 아파트만 갖고도 보은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을 때인데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균형추가 사라졌다.
그래서 2017년 경 아파트를 신축하기 위해 이평리에 땅을 샀던 부호들도 부지를 쪼개서 팔고 떠났다. 아파트 신축계획을 냈던 업자들도 모두 취소했다. 아파트를 지어 분양을 해서 수익을 남겨야 하는데 보은 시장여건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가를 지을 수도 없는 일. 불과 4, 5년 전만 해도 부를 안길 보물이 어찌보면 세금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된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 그 넓은 부지를 살 임자를 찾기란 쉽지 않는 일이 됐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큰 부지를 매입할 수 있는 재산가는 현재로서는 보은군이 유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보은군이 매입하면 후유할 일이지만 위에서도 밝혔듯이 공공시설은 시설을 이용할 대상자를 생각하고, 도시의 균형발전 그림을 그려보고, 낙후된 곳이 그 시설로 인해 활력을 찾을 것을 고려해서 최종 적지를 낙점해야 한다.
육아종합지원센터 부지는 제발 그렇게 찾으면 좋겠다. 권력의 그림자가 있다면 걷어내고 투명하게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